지난 달에 늘 쓰던 이달에 읽은 책을 그냥 별점만 다시 매기는 간략 버전으로 썼더니 한달 내내 섭섭해서 이번달엔 그러지 않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동안에 쓴 리뷰들과 책 제목을 연결해서 액셀 표를 만들었어요.  서재에는 리뷰를 아직 안올린 것도 있습니다. 이 달 중으로 올릴 겁니다. 


책 제목

작가

리뷰제목

 별점

왕을 찾아서

성석제

오지 않을 왕을 귀환을 꿈꾸며

  ★★★★

발원 1

김선우

아득히 멀리그러나 지척에

  ★★★★

파묻힌 거인

가즈오 이시구로

안개 속에 봉인된 과거의 기억

  ★★★★

트렌드 에듀 2016

이병훈교육연구소

대학입시와 취업준비 중학교 때부터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

에밀리 앤더스

자르고 붙이고 섞여도 인간은 인간 동물은 동물

  ★★★★

달의 궁전

폴 오스터

그 해 여름인간이 달 위를 처음 걸었던.

  ★★★★★

워너비 우먼

김선걸,강계만

육아와 가사 때문에 좋아하는 일을 멈추지 마세요.

  ★★★

나를의심한다

강세형

전직 방송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전쟁의 민낯을 생생한 육성으로 들려주마.

  ★★★★★

리틀 스트레인저

세라 워터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

명인명촌

한정원

시간이 만들어 주는 것들

  ★★★

거울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함께 꾸는 꿈 거울 속으로 들어간 앨리스

  ★★★

풀잎관 1

콜린 매컬로

피는 물보다 진하지만 권력욕보다 옅었다.

  ★★★★
 공생 멸종 진화 이정모  멸종은 새로운 생명 탄생과 진화의 동력  ★★★★★
 세상물정의 물리학 김범준 복잡한 세상을 설명하는 통계물리학적 통찰
  ★★★
 파니니와 오픈 샌드위치 아사모토 마코토 만들어먹는 이탈리안 샌드위치  ★★★



책을 읽고 나면 일단 그 책에 대해 내용의 치밀함과 관계없이 전체적으로 좋은 호감도가 생기기에 별점이 후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너무 높아지고 책과 책사이에 변별력(?)이 안생기기에 표준을 세 개로 잡고 다시 매겼습니다. 트랜드2016을 안매긴 것은 책이 안좋아서라기 보다는, 책의 필요에 따라 평가 기준이 다를 수 있는 책인데, 중고등학생이 없다보니 평가 기준이 애매해서요. 또한 강남이나 목동에 사는 에어컨 바람 쌩쌩 나오는 치마 넓은 엄마들은 읽을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지요. 워낙들 잘 아니까. 그래서 안매겼습니다. 예외가 있겠지만 별5개는 분야별로 하나 이상은 안뽑기로 정했습니다. 대개 다 좋았거든요. 


스페틀리나 알렉세이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올해 제가 읽은 책 중 베스트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가공되지 않은 녹취록을 그대로 전하는 내용의 진실성에 있습니다. 우리는 전쟁을 주로 남성의 눈으로 보아왔지요. 남자들이 전쟁에서 다녀와서 그대로 전하는 얘기들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소설류에서는 달의 궁전이 최고였습니다. 쉬임없이 읽게 하는 책. 재미면에서 그렇습니다. 폴 오스터가 취향을 좀 타는 작가인 것 같기도 한데, 제취향이고, 폴 오스터의 다른 책들 중에서도 이 책이 제일 좋았습니다. (많이 읽은 것 처럼 얘기하는데 몇 권 안읽었어요. 다음 번에 읽을 것도 기대되요).

 

달의 궁전 다음으로는 <왕을 찾아서>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이 좋았습니다. <왕을 찾아서>는 남자들의 세계를 다루지만, 젊은(당시 젊었음) 작가의 개그 센스가 재밌어서 쉴새 없이 웃으면서 읽었습니다. 김연수의 소설은 할 말 없게 만드는 문장과 서사 모두 훌륭하지요. 발원은 시인의 문장이 서사를 압도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사가 방대한데 문장이 시적이라 거기 묻혀버린 듯한 느낌이지요. 평가단이 선정한 <파묻힌 도시>는 기억과 망각에 대한 깊이 있는 주제를 중세 브리튼족의 신화와 결합하여 몽환적이게 그려내었습니다. 끝까지 다 읽으면 감동의 물결이 몰려오지만 망각의 숨겨진 이유를 모르는 채로 읽어야 하는 괴로움이 있습니다. 사라 워터스의 <리틀 스트레인저>는 파격적인 반전이 핵심이지만, 그 하나의 반전 때문에 너무 길고 다소 장황하고 지루한 이야기를 읽어야 했습니다. 

 

워너비 우먼은 여러 사람 인터뷰한 것 등등 기획의도는 좋았지만, 그들의 성공이 후대 여성들의 성공에 어떤 희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 의심스러운 우리의 현실 때문에, 그러니까 여성이건 남성이건을 떠나 희망이라는 것을 얼마나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참여적 여성을 위주로 했다면 더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명인명촌은 훨씬 더 마음을 만져주는 책이었는데, 구성 자체가 워너비우먼과 비슷하게 인터뷰와 개인의 삶을 적었으므로 취향을 반영하지 않고 별점을 똑같이 주었습니다. 전직 방송작가의 일상을 도시적이고 신선한 감각으로 써내려간 <나는, 의심한다>도 재미있었습니다. 

 
























과학책은 유전자 관련 책들이 계속 출판되는데, 정말 광대한 세계네요.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는 유전자 조작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굉장히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면밀히 취재해서 재밌었습니다.  <공생 멸종 진화> 별 다섯개. 진화에 대한 책이 다 거기서 거기일 것 같지만 하나마나한 얘기들 한마디 없이도  독자의 눈높이를 맞췄다는 점. 멸종에 포커스를 맞추고 쪽수 맞추려고 다른 주제로 새지 않은 점 등 비슷한 다른 책에 비해 훌륭하다고 느꼈습니다. 표는 내일 수정. <세상물정의 물리학>과 <파니니와 오픈 샌드위치>도 무난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