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수업 -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
박웅현 외 지음, 마이크임팩트 기획 / 알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휴가때 가져가서 읽고는 잊어버리고 있었다. 비교적 재미있게 읽은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니 딱히 생각나는 강력한 한 방이 없다. 주제 자체가 조금은 일반적이면서도 모호한 것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매우 큰 강당에 대규모의 학생 및 청년들을 상대로 강연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멘토로서 또 논객으로서 주가가 높고 저서를 많이 펴낸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연을 맡았다. 말로 전하는 담았기에 강연체다. 강연체는 가독성이 좋다.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듣기는 읽기보다 더 집중력응 요구하는 것 같다. 듣기 중에는 순간적으로 백일몽 모드가 조금이라도 우세해지면 방금 말한 부분을 놓치고 또 놓친 부분에 미련을 두다보면 계속되는 그 다음 부분을 놓친다. 반면 읽기로 받아들이는 책은 아는 부분은 빠르게 읽어 나가는 대신 이해에 시간이 걸리는 부분은 이해될때까지 반복적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 책의 그런 특징 때문에 일반적으로 문어체는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은 애초에 원고가 읽기가 아닌 듣기를 위해 배려된 부분이 많아서 읽기도 쉬워진다.


여러 사람의 강연을 모아 놓은 책이나 강연 자체를 보면 강연진들의 명성을 보지 않을 수 없는데, 대중적인 지지도와 말빨 글빨 등에서 국내 최고라 손꼽아도 될만큼 활발한 활동을 하는 화려한 강연진들로 구성되었다는 점을 이 책의 두번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연사들의 이름을 보면 책(강연)이 커버하는 분야를 추측할 수 있다. 진중권, 박웅현, 고미숙, 장대익,장하성,데니스 홍, 여기까지가 아는 저자이고, 조한혜정, 이명헌, 안병옥은 내게는 생소한 연사들이다. 예술 인문 동양철학 과학 경제 정치 환경 등 광범위에 걸쳐 무엇을 이야기했을까. 강의를 주최한 마이크로임팩트를 찾아보니 다양한 종류의 오프라인 강연을 기획 판매하는 회사다. 여기서 Grand master class : big question - 생각수업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15시간에 걸친 컨퍼런스를 열었다. 주제 자체는 막연하다. 이렇게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라는 구성만으로도 막연할 수 있는데 생각 수업이라니. 

여러 연사들이 청춘들에게 전하는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결국 의심해보고 다시 생각해보자는 소리다. 그동안 우리는 생각할 여유를 충분히 가지지 않았으며 세상을 향해 질문함으로써 생각하는 법을 훈련받자는 것이다. 어쨌거나 각기 다른 연사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참고 삼아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가를 젊은이들에게 충고하고 있다. 박웅현은 생각하기 위해 질문할 것을 권한다. 질문은 이 세상 모든 권위에 대한 도전이다. 그리고 그 권위에 동의할 수 없다면 굴복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진중권은 사회 정치적 제도 내에서 나의 위치를 따져보고 그것이 힙리적으로 젊은 청춘으로서의 개인인 내가 이길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게임인지 알기 위해 정치에 관심을 가질 것을 매우 설득력있게 강조한다. 

장대익의 눈동자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인간과 고릴라의 차이잠 중 하나가 공막sclera의 유무인데 그것은 인간에게 있는 흰자 부분이다. 침팬지의 눈은 흰자가 없이 눈 전체가 검은 눈동자로 덮혀있는데 비해 인간은 하얀 공막이 눈동자에 드러나 있어 그것으로 눈동자의 방향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공막의 존재는 눈동자의 방향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기 때문에 인간의 협동에 기초가 된다는 가설의 바탕이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경제학자 장하성은 강연 요청에 대부분 거절하는데 그 이 강연만큼은 20대와 30대가 주로 대상이라 수락했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한다. 그리고 잘못된 한국형 자본주의의 속성 특히 기업으로만 흐르는 부와 불균등한 분배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를  보여주면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몇년간 유행했던 위로와 힐링에 기대는 대신 저항하고 요구하고 질문하여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갈 것을 촉구한다. 어떻게? 그의 청중 20대와 30대. 그리고 독자와 청중들 자신의 계층에 투표함으로써 말이다. 이 명쾌한 결론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정보도 유익했고 짧은 강연에 많은 내용을 압축 전달하는 힘이 과연 강연으로는 만나기 힘든 명사 다눈 내용의 연설이었다. 

로봇 골학자 데니수 홍은 본인의 성취를 바탕으로 창의력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주 내용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가 생각하는 창의력은 기존에 있던 것들 가운데 전혀 관계없는 것들을 연결시키고 새로운 것울 조합해내는 능력이고, 그 연결을 위해서는 기억들이 많아야 하는데 일상 속 경험과 소통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 그리고 고정관념을 버리고 사물을 다른 방식으로 보는 연습을 평소에 할 것을 권한더. 짧은 순간 번개처럼 번쩍이며 지나가는 아이디어는 휘발되고 나면 영원히 떠나고 말 지도 모르므로 메모 습관은 기본중의 기본이라는 그야말로 자기 계발의 기본 또한 빠지지 않고 강조하는데. 메모.. 알지만 실천은 어렵다. 항상 실천이 어려운 순간에 뭔가가 떠로르니 말이다.본인의 경우 자다가 생각이 떠오를지도 모를 경우를 대비해 노트를 침대 바로 옆에 두고 잔다고. 노트가 없어서가 아니라 의식의 흐름을 따라 계속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믄 게으름이 문제인걸..

유명한 사람들이 나온다고 해서 뭔가 더 새로운 걸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본문에서도 썼지만 20대와 30대초반의 아직 삶이 궤도 밖에 있다는 느낌이 불안을 지배하고 영단어를 와우면서 스펙 쌓기에 녹초가 된 청춘들, 그리고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시간이 흘러가고 있으며 그 시간의 의미에 대해서 느낌표 보다는 의문 부호가 뒤따르는 시기의 사회 초년생들에게 던지는 물음표와 느낌표다. 한 발 물러가 삶 속에서 나를 향해 세상을 향해 안팎으로 어떤 질문을 던지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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