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58 베이컨은.. 직접 경험해서 모든 관측 사실에서 시작하여 그것을 일반화하여 이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게 일반화하는 과정을 귀납적 추론induction이라고 합니다.
p59 관측의 이론적재성에는 다음과 같은 네가지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첫째로, 선입관이 지각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중략) 인간의 지각 자체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 관념을 통해 형성되고 또 수정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중략) 둘째로 똑같이 감지한 것도 이론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해석합니다. (중략)이론적 해석을 뺀 관측이란 드뭅니다.(중략) 셋째로 어떤 실험기구에 의존해서 하는 관측이라면 그 기구의 작동원리 안에 이미 이론이 들어가 있습니다. (중략) MRI, CT, PET 스캔 등을 생각해보십시오... 그 원리는 알지도 못하면서 결과를 덥석 믿습니다. 넷째...기본 과학 이론에 어긋나는 것을 그냥 믿을 수는 없습니다... 이론적으로 경험을 걸러내는 과정이 없으면 관측과 환각도 구분할 수 없고 무엇이 제대로 된 관측인지 알 수도 없을 것입니다. 포퍼는 우리가 아무리 관측한 사실이라고 우기는 것도 이론이 포함된 가설일 수밖에 없고 그러므로 나중에 폐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p70 포퍼는... 귀납주의는 증명할 수 없는 것을 증명하려는 무모한 철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것은 좀 뼈가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이론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p74 흄은 귀납적 사고는 논리적으로 정당화되지 않지만 우리가 버릴 수도 없고 어쩔 수도 없는 인생의 관습이라고 했습니다. 과학에서도 그렇습니다. 뉴튼은 자신의 중력법칙을 태양계 내의 관측결과로 검증한 후, 그 법칙을 전 우주에 일반화해서 만유인력의 법칙이라고 하였습니다.
p113 측정에 대한 철학적 논의는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기준을 만들어내려면 순환논리에서 빠져나올 수 없으리라는 걱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처음에는 감각에 의존해 시작합니다. .. 그렇게 감각을 기반으로 얻은 지식으로 측정기구를 만들고 나서는, 그 기구를 사용해서 감각자체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p117 지식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그 완벽하지 않은 지식을 우리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가 그것도 보입니다. 과학의 발전과정은 단순한 진보가 아니라 진보와 보수의 융합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기준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는 보수적 의무감과 그러나 옛날보다 더 잘해야 한다느느 진보적 의무감을 동시에 소화해야 합니다.
p119 어떤 패러다임도 절대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면 그 틀안에서 지식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p121 뉴튼 역학은 워낙 훌륭하고 광범위한 패러다임이었기 때문에 몰락할 때 혁명도 두 개나 겪었습니다. 하나는 상대성이론으로 넘어가는 혁명... 또한 뉴튼은 각 물체의 질량이 불변한다고 했었는데, 아인슈타인은 그것이 속도에 따라 변한다고 했고 질량과 에너지는 상호 환원될 수 있다면서..
p123 쿤은 과학혁명을 정말 의식적으로 정치적 혁명에다 비유했습니다... 패러다임을 갈아치우겠다는 과학자의 결심은 어떤 종교를 믿던 사람이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것이지요... 전향을 거부하고 옛날의 패러다임을 고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다 죽어야 비로소 혁명이 완수되겠지요. 이는 양자 개념을 만들었던 독일의 저명한 물리학자 플랑크가 했던 말입니다. 새로운 과학적 진리의 승리는 반대파를 설득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반대파가 다 죽고 나면 새로운 것에 익숙해진 새 세대가 자라나면서 이루어진다고요.
p138 패러다임이 바뀔때는 이론이 많이 바뀝니다. 그 이론에 바귀면 그 이론의 영향을 받는 관측내용도 바뀐다는 것입니다. ... 옛날 유럽의 천문학 기록을 보면 이 신성이나 초신성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 반면 동시대 중국의 기록에는 많이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천계의 불변성 개념이 없었을 뿐 아니라, 그 반대로 사늘에서 자꾸 무엇인가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p144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 패러다임이 지배적이 되면서 에테르에 관해 축적되었던 지식은 다 무효가 되었습니다. 아주 정밀했던 실험도, 굉장히 발달했던 복잡한 이론도 그 의미나 중요성을 상실했습니다. 과학이 혁명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지식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은 충격적인 말로 받아들여졌습니다(쿤 로스)
p146 혁명적 진보란 역설적인 이야기입니다. 혁명이 일어나면 그 전 체제에서 이루어놓은 업적들이 어느 정도 허물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지금 이루어가고 있는 성과도 이 다음 혁명이 일어나면 어느 부분이 허물어질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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