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만리 3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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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2015 년과 2020 년 사이에 중국이 G1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무얼 의미할까.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사이에서 갈팡질팡인 지금 미국이 G1인 것과 중국이 G1인 것 둘 중에서 무엇이 우리에게 더 이로울까. 강대국 사이의 약소국이라는 불안과 지리적 인종적 문자언어적 잇점은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그 복잡한 중국 땅 정글만리 속 세계를 이해하고 둥지를 틀고 뿌리를 내려야 생존할 수 있다.  생존적 의미에서 중국을 이해하는 방법의 하나로 이 책 세 권은 모두 훌륭하다. 


10년전의 중국 경제와 지금의 중국 경제가 엄청나게 달라진 것 이상으로 중국인들은 달라졌다.  일이십여년 전쯤까지만 해도 감지 않아 기름쩔은 더벅 머리의 남자와 화장기 없이 어두운 얼굴에 길게 축 쳐진 생머리의 여자들이 해외에서는 생김새가 비슷한 한.중.일 세 나라 중 국적을 알아맞추는 지표가 되었었지만 지금은 세 나라 중 가장 돈을 잘 쓰는 사람들, 명품 가게에서 현금을 턱턱 내는 사람들이 한.중.일 세 나라중 중국이란다. 공산주의 계획 경제로 억눌렸던 계산적이고 약삭빠른 중국인들의 특성이 개혁개방이 자리잡으면서 본성을 드러내고 이제 가진자들의 과시욕과 허세가 세계를 지배하게 된 듯하다. 부패와 허세와 과시와 배반과 돈에 대한 노골적인 욕망과 같은 미성숙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세계 경제를 지배하게 된다는 것은 한편으로 불안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작가의 눈을 통해 보는 중국,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작가의 이야기다. 매우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정보들로 가득찬 이 소설은 일부가 전부는 아니라는 전제를 인정할때만 가치가 있다. 중국을 알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넘어 어떤 조급함까지 느껴지는 주입식 계몽적 텍스트들을 읽고 중국과 개별 중국인에 대한 성급한 일반화가 머리속에 각인되는 것은 위험하다. 이 책을 읽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중국에 대한 편견을 만들 수도 있다는 점 또한 중국이 지배하게 될 세계에 대한 불안 만큼 걱정할 필요가 있다.  여기 등장하는 대부분의 중국인이 부패하고 과시적이고 배반하고 거들먹거린다고 해서 모든 중국인이 그렇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1편과 2편을 읽고 난 후 3편을 오랫동안 안읽었는데 서사가 그리 중요하지 않고 다큐나 인문 서적 혹은 에세이나 단편처럼 읽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어 굳이 연결해서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인물들의 동선을 따라가며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뭔가 설득당하는 느낌이 그리 유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3편에서는 그동안 등장했던 각 주인공들의 모든 행위들이 배반과 음모로 설명되고 각 꼭지들이 열정과  사랑과 온정은 좋은 결말을 맺는다.


크게 서사적이라 할만한 의미있는 줄거리는 별로 없음에도 1편과, 2편 리뷰의 형식을 따라 줄거리를 정리해본다. 프랑스의 명품 가방 회사의 자크 카방은 중국의 리완싱과 20-30억개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다. 그의 눈에 비친 일본인,한국인,중국인들은 격렬한 인종차별주의자들로 서양백인들을 숭상하고 흑인들을 멸시하면서 생김새까지 서구적으로 뜯어고치는 사람들이다. 일본 경제의 침체로 불황의 늪에 빠져있던 서구의 명품 브랜드들은 13억 경제 대국의 깨어남으로 인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다. 과시욕과 허세와 부를 향한 강렬한 욕망은 미신적 지갑 디자인과 현금 끼워주기 이벤트로 상상도 못할만큼 고객을 끌어들이고 협력회사로서 중국내 브랜드를 독점하고 있는 리완싱의 과시욕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여기서 리완싱은 자크 카방을 초대해 집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우리는 벼락 부자다 된 중국 부자들의 제왕같은 사생활을 엿볼 수 있다. 이태리산 최고급 대리석 벽으로 된 이태리식 가옥에 일본에서 직수입한 1억짜리 적송들이 심어져 있는 국제 경기장만한 수영장과 줄줄이 후궁처럼 늘어선 얼라이(첩)들.. 그 호화로운 모습은 차라리 구역질난다.


송재형은 중국인  역사학과에서 단체로 중국 역사 기행 중 난징 대학살 기념관에서 학살의 현장이 담긴 사진과 자료들, 설명을 들으며 일본의 만행을 독자들에게 다시 전달한다. 삼십만명의 힘없고 가난해서 피난조차 떠나지 못한 무고한 양민들을 끔찍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놀이를 하듯 학살하고 승전 기념으로 찍었던 사진들이 상해에서 현상되는 과정에서 중국인 직원에 의해 한부씩 더 현상되어 보관된 것이었다. 사진이 역사를 증명하는데도 일본은 난징다투사를 조작이고 날조라고 주장하는 현실 속에서 때마침 일본 정부의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에 대한 국유화 조치에 대한 반발로 반일 감정은 극에 달하고 연일 중국 곳곳에서 반일 시위가 벌어진다.


2편에서부터 등장했던 골드 그룹의 왕링링은   앤디박에게 시안에 짓기 시작한 초대형 고층 건물 공사를 서둘르라 지시하고는 은밀하게 계획부도를 내고 떠아버린다. 막대한 규모의 은행 융자와 공사비 수많은 인부들의 임금 등을 고의적으로 빼돌리고 자취를 감춘 것이다. 덕분에 앤디박은 공안에 잡혀가 취조를 당하고 한달을 출국금지상태에서 매알 일과보고를 하며 지내는데 왕링링의 두 팔이었던 쿠퍼와. 완옌춘이 다시 접근한다. 그 자리에서 앤디박은 두 사람이 마지막 순간에 왕링링을 배신했다는 추리를 하면서 한국에 영어 학원 사업을 하자는 제의를 거절한다. 모든 꿈이 물거품이 된 중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는데 다음날 아침 짧막한 영자 신문에서 그 둘이 고속도로에서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1편부터 중국 내 한국 종합상사 직원을 대변하여 열심히 중국 문화와 현지 풍습을 공부하고 시련과 활약을 동시에 보여준 전대광은 명퇴 신청을 하고 그를 대신해 새로 파견된 직원 강정규를 상대로 중국 내 기업 활동에 대한 일종의 오리엔테이션을 시켜준다. 내용은 이미 1,2편에서도 계속해서 강조했던 중국문화 제대로 이해하기, 꽌시 만들기, 중국어 완벽 익히기, 차.술.여자.관료 등을 다루는 방법들에 대한 선배로서의 조언으로 중국의 지사로 나가게 될 예정인 사람들에게 유용한 친절한 가이드다. 그리고 나서 전대광이 찾아간 사람은 액세서리 공장을 운영하면서 현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 된 칭다오의 하성만 사장이다. 드들은 사럽이 될만한 아이템을 논하면서 다시 또 중국에 대한 개략적인 사럽 환경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전대광의 꽌시였던 샹신원은 한국에서 데려온 성형의사 서하원의 돈을 몽땅 들고 외국으로 튄다. 사상 초유의 계획부도를 내고 달아난 왕링링과 관계가 있었던 듯 싶다. 전대광의 도움으로 서하원은 절망을 이겨내고 다시 시작하는데 이 때 돈이 많은 샹신원의 전부인과 계약을 맺고 다시 시작하게 된다.


정글만리 2편 줄거리

정글만리 1편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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