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물리학 - EBS 다큐프라임
EBS 다큐프라임 [빛의 물리학] 제작팀 지음, 홍성욱 감수, EBS MEDIA 기획 / 해나무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쪼개도 쪼개도 쪼개어지지 않은 아주 작은 세계, 짐작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원자 속의 세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만큼 방대하고 우리가 4%밖에 모르는 우주만큼 캄캄하다. 과학자들이 연구와 연구를 거듭해서 하나씩 비밀을 벗겨내다가 알아낸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우리가 우리의 능력으로 이해할 수 있고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이 방대한 우주 속의 아주 작은 원자만큼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빛을 설명하기 위해 EBS는 BC 시대에 살았던 철학자들부터 호출한다. 

갈릴레오는 카톨릭 교회의 박해를 피하기 위해 지동설과 천동설을 대표하는 세 인물 코페르니쿠스, 프톨레마이오스, 아리스토텔레스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두 체계에 관한 대화>라는 책을 썼다.  1.


최초로 빛의 속도를 측정한 사람은 덴마크의 올라우스 뢰메르로 1676년의 일이다. 목성의 위성이 나타난 시간과 지구 공전 궤도의 지름을 비교해 빛의 속도를 측정했다. 공전하는 지구가 목성과 멀리 있을 때, 목성의 위성이 더 늦게 나타난 이유는 빛이 오는 거리가 더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뉴튼은 빛이 만드는 색의 비밀을 찾기 위해 뜨개바늘을 자신의 눈과 뼈 사이로 집어넣는 모험까지 감행했다. 색이 눈의 압력에서 생긴다고 의심했기 때문이었다.  하얀 빛 속에 다채로운 색상이 들어있다는 것을 확인한 뉴튼은 교수가 되고 반사망원경으로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은 후에나 색의 발견을 발표했지만, 예수회 수사들과 많은 학자들이 10년 넘게 시비를 걸었고 당대 거물이었던 로버트 훅과의 격렬한 논쟁으로도 피폐해져서 자신이 쓴 <광학>이라는 찬란한 저작물을 훅이 죽을 때까지 발표하지 않았다. 이 때 뉴튼이 발견된 빛은 가시광선이었다. 


과학자들은 빛이 너무 빨라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 뉴튼은 빛은 입자라고 생각했다. 파동이라고 생각한 과학자도 있었다. 토머스 영은 필름 뚫은  두 개의 가는 구멍으로 투과시킨 빛이 반대편에 여러개의 줄로 나타나는 결과를 보인 이중슬릿 실험을 통해 빛이 파동의 성질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물이 있어야 파도가 칠 수 있고 공기가 있어야 소리가 전해질 수 있는 것처럼 빛이 파동이라면 파동을 매개하는 물질이 있어야 했다. 이 가상의 물질에 100년전 과학자들은 에테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난 때문에 첫째딸마저 입양보낸 아인슈타인은 당대 과학자들이 에테르에 매달려 있는 동안 시간을 의심했다. 태양 뒤에 숨은 별은 지구에서 보이지 않아야 하는데 숨어 있는 별을 사진에 담은 에딩턴의 사진을 보고 시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태양 뒤에서 직진하던 별빛은 휘어진 공간을 따라오게 되고, 중력은 잡아당기는 힘이 아니라 공간이 휘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것. 그것이 아인슈타인의 생각이었다. 


빛의 연구는 이제 원자에 대한 연구로 넘어간다.  19세기 렌트궨은 금속이 원자에 부딪칠 때 나오는 짧은 파장(X-선)이 손을 투시할 수 있음을, 마리 퀴리는 원자 안에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는 것(라듐)을 발견, 노벨 물리학상 1~2회 수상자가 된다. 톰슨은 중성의 원자 속에 음의 성질을 가진 전자를 발견했고, 그 후 러더퍼드는 태양계의 위성들처럼 원자핵을 중심으로 전자가 돌고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내놓았다. 이 때 원자의 크기를 축구 경기장만 하다고 할 때 원자핵의 크기는 작은 구슬만 하고, 전자의 크기는 원자 크기의 10만분의 1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진공이다. 원자로 이루어진 인간의 몸에서 진공을 모두 빼고 원자핵과 전자만을 남겨놓는다면 전체 60억 인구는 고작 사과 한 알 정도 크기다. 


여기에서부터 불확정성의 시대 양자 역학의 시대로 들어선다.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무엇이든 설명이 되는 아이러니는 곧잘 사이비 종교의 만만한 먹잇감이 된다.  보어는 전자가 궤도 위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왜 특정 궤도에 전자가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했다. 하이젠베르크는 전자의 궤도 이론을 없애고 스펙트럼의 세기와 진동수만을 가지고 원자를 설명했고,  전자의 위치와 빠르기가 행렬처럼 순서가 의미를 가진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원자 속 전자의 진동수와 세기를 계산할 수 있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슈뢰딩거는 다시 전자를 궤도 위에 올려놓고 전자가 파동의 성질도 가지고 있다는 물질파 개념을 이용해 전자의 움직임을 설명했다. 그들은 이론을 만들어 내고 공식을 만들어냈지만 모두에게 일치하는 것은 모두 틀렸다는 것이었다. 아인슈타인은 끝내 양자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만 하다가 죽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비판에 대한 답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양자 역학은 더욱 발전했다고 한다. 그들이 만들어낸 이론이라는 게 이런 거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이론이고 보어의 상보성 원리는 어떤 물리계의 한 측면에 대한 지식은 그 계의 다른 측면에 대한 지식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들은 정교하게 수식으로 증명되어 있고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토대 이론인 듯하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여기에서 나온다. 양자론에서는 상자의 뚜껑을 열어서 확인해보기 전에는 전자가 좌우 양쪽에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전자 1개가 같은 시각에 여러 곳에 존재한다는 것. 고양이가 갇힌 상자에는 독가스가 나오는 장치가 있는데 원자핵이 붕괴되어 방사선이 검출되면 망치가 유리병을 깨고 그러면 유리벙에서 독가스가 나온다. 고양이의 생사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고양이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뚜껑을 열어 확인하기 전에는 확률적으로 죽은 상태와 살아있는 상태가 공존할 뿐이다. 


그리고 끈 이론이 나온다. 우리가 아는 4차원 외에 6차원이 더 있다는 소리다. 이 책의 특징은 읽을 때는 여러가지 쉬운 예와 비유를 통해 설명하기 때문에 마치 이해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러나 이해의 근처에도 가기 힘들다. 그런 이론들이 빛을 설명하고 인류가 어디까지 와있다는 것을 조금 더 짐작하기 쉬워졌다는 것 뿐. 서평에 내용을 이렇게 구구절절 요약해서 넣는 이유는 기억해두면 알고 있으면 꽤나 사고의 흐름에 도움이 되는 사실들이 많아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한 비유가 오랫동안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학창시절 친구는 이제 연락할 길이 없다. 살아있는 것일까. 혹시 더이상 접촉할 수 없다면 나에게는 죽은 것과 마찬가지인 것은 아닐까? 외할머니에게 가장 믿음직한 맏아들이 있었는데 6.25전쟁때 실종되었다. 엄마의 8형제들은 외삼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생사조차 알지 못한다. 만일 살았다면 어떻게 해서든 소식을 전해왔을 것이라는 거다. 그렇다고 해도 죽었다고 생각해서 제사를 지내거나 하지는 않는다. 죽어있으면서도 살아있는 상태. 우주는 큰우주이든 작은 우주를 탐구하는 과학은 인간의 한계가 얼마나 미약한지를 설명한다. 끈이론에서 설명하는 11차원의 세계도 무한한 상상력이 있는 곳으로 인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