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 및 과학사에 관계된 어떤 종류의 책을 읽어도 토머스 쿤을 지나치지 않는다. 토머스 쿤이 말하는 과학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것은 곧 과학의 역사를 설명하고 결국 인간의 지적활동의 근원부터 시작하여 차곡차곡 발전한 지식의 역사의 총체를 설명하는 그 자체로서의 패러다임이 되어 버렸다. 어느 날 과학이 철학으로부터 떨어져나온 후로 미세한 마이크로적 세계관 내에서 아웅다웅 자신의 영역을 밥그릇처럼 감싸며 일구어온 지식의 큰 테두리 내 에서는 패러다임이라는 `현재 우리가 이해하는` 것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인간의 근원적 물음 즉 철학을 과학과 뗄 수 없게 만드는 요소일 것이다.읽으려고 사 놓고 머리맡에 있은지 몇 달 지났지만 2015년의 시작은 산뜻하게 과학혁명의 구조로 시작해 보려고 한다. 조금은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책이므로 연휴의 어수선함을 이 책과 함께 날려버릴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