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슬립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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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으로 대화를 한다. 현실에서는 혼자서나 가능한 일이다. 소설 속에서는 두 사람이 가능하다.  샤이닝이 있는 사람들끼리는 둘이서도 생각만으로 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둘이 가만히 앉아있는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어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을 읽고 그 생각에 대한 자기 생각을 생각하고, 그러면 다시 상대방이 그 생각을 읽고 그것이 대화처럼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쌍방향 대화를 생각으로 하는 거다. 1편이 처음부터 흥미로운 건 그런 말도 안되는 일들을 천연덕스럽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라는 건 언어로 변환되기 전엔 몽롱하고 어떤 안개 덩어리같이 구체적이지 않을 수 있는데 그걸 읽고 해석하는 것이 가능할 지는 몰라도, 그걸 읽고 해석해서 다시 그 의사를 생각으로 전달한다는 건 어떻게 가능할까. 아니 스티븐 킹은 애초에 어떻게 그런 기발한 생각을 해냈을까?

 

 

1편에서는 등장인물의 소개와 성격을 배경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많은 장면들이 교차 편집하듯 수시로 바뀌어 나타난다. 크게 댄 파트와 아브라 파트, 그리고 트루낫 집단들의 세 파트들이 돌아가며 그들의 일상과 내면적 갈등, 비밀 등을 서서히 파헤치며 극적 전개를 위해 천천히 치닫고 있다.

 

소설의 스케일이 크고, 개념이 생소해서 일단 기본적인 정보를 정리한다.


<용어>


초능력을 가진 생명을 주인공으로 하기에, 생소한 용어가 많다. 

샤이닝 - 말을 하지 않고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특수한 능력, 예지력, 천리안 등 인간이 가질 수 없는 초능력을 말하는 듯하다. 댄과 아브라가 샤이닝을 지닌 핵심 인물이다. 딕과 빌리, 아브라에게 있는 능력이다. 샤이닝이 있는 사람들은 트루 낫의 먹이가 된다. 빌리의 샤이닝 능력은 존재감이 크지 않다. 


트루낫 - 장르 소설에 나오는 전형적인 나쁜 놈들이다. 흡혈귀처럼 샤이닝들의 기를 먹고 산다. 그들은 고속도로 위에서 이동식 주택을 운전하며 떠돌이 이동 생활을 한다.   샤이닝들의 비명을 먹고 고통을 마셔야 산다.


스팀 - 트루낫이 샤이닝에서 취하는 먹이이다. 트루낫의 삶의 목적 자체가 먹고 살기 위해 샤이닝을 사냥다니는 것 같다. 샤이닝들의 능력에 따라 스팀의 크기가 달라진다. 스팀은 트루낫들이 샤이닝을 유괴 납치하여 잔인하게 고문하여 죽여야 많이 나오고, 깡통에 담아넣고 먹는다. 


사이클링 - 트루 낫들이 죽을때 삶과 죽음 사이를 오락가락 하며 투명과 불투명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기이한 현상인듯. 1편에선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2편에서 주로 나온다.

 

등장인물


댄 토런스 - 오버룩 호텔의 화재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비운의 주인공, 알콜 중독자인 아버지의 피를 받아 알콜중독자가 되어 떠돌다가 빌리의 도움으로 뉴햄프셔의 프레이저에 호스피스의 관리인으로  정착한다.  그의 초월적 능력을 이용하여, 호스피스 입소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편히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관련 인물로 댄의 멘토 역할을 하는 또다른 샤이닝 딕 할로런과, 프레이저에 처음 왔을 때, 그를 알아보고 도와준 빌리 프리먼이라는 친구와 알콜중독자 모임에서 만난 친구 존 돌턴이 있다. 엄마는 웬디 토론스 사망, 아버지 존 토런스는 오버룩 호텔 화재 사고로 사망. 1부에서는 댄이 아직 밝혀지 않은 아버지와의 어떤 비밀 같은 걸 가지고 있다. 댄은 중독으로 가장 밑바닥 생활을 전전할 때, 어떤 소녀의 집에서 하루 밤을 자고 그녀의 지갑에 남은 70달러와 그녀의 2살박이 아기를 방치하고 나온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아브라 - 대망막을 얼굴에 뒤집어 쓰고 태어난 소녀로 어릴 때부터 강력한 샤이닝 능력을 갖고 태어났다. 가족으로 엄마 루시와 아빠 데이비드, 그리고 증조 할머니(루시의 할머니) 콘체타가 있고 댄의 친구인 존 돌턴이 그녀의 주치의이다. 아기일 때, 9.11을 예측하고, 나라에 굵직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예감하거나 숟가락을 모두 천정에 붙게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등의 행동으로 부모들의 근심을 산다. 어린 동안 댄 토런스의 어린 내적 자아인 토니와  기이한 방식으로 친구가 된다. 아브라가 중학생이 되자, 한동안 억제해서 없어진 줄 알았던 샤이닝이 다시 나타나 그녀에게 마을 소년이 고문당해 죽은 전모를 밝히고, 두려움에 쌓인 아브라는 댄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둘은 만나게 된다.   

 

어릴 때, 버려두고 온 내면 아이가 성장하지 않은 채로 아이로 남아, 소녀의 친구가 되고.

샤이닝의 특성 중 하나는 언어가 아닌 생각만으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토미는 어릴 때부터 댄에게 나타나는 상상 속 친구이다. 속이 깊고 현명한 내면 자아이다. 댄은 성인남녀의 머릿속에 모든 발달 단계의 내면 자아가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토미는 어릴 때의 모습 그대로인 채로 자라지 않았고, 댄은 서른 살이 넘었다. 어떤 일을 계기로 아브라와 알게 되었는데 아브라는 서른 살인 자신과 만나러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대니와 대화를 한다. 샤이닝들은 보이지 않는 머릿속으로 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상상으로 서로 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 상속 도우미와 아브라는 서로 친구가 된 것이다 이렇게 기발할 수가..

 

인생을 바꾼 작은 친절

미스터리 공포 소설이면서도 인간의 내면적인 갈등 특히, 알콜 중독자의 반복되는 자기 파괴적인 읜존성과 술을 끊은 지 10년이 지난 후에도 끊임없이 자신과 싸워야 하는 중독의 잔인함, 결코 극복되지 않는 정신적 갈망을 리얼하게 그려내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를 돕는 아주 작은 친절, 그로 인해 바뀌는 삶, 바뀐 삶 이후 중독자였을 때 행했던 행동에 대한 자책감 등 은 이 소설이  스릴러물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독자를 끌고 가는 커다른 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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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은 10년 전에 그가 어떤 식으로 시외버스에서 내려 웨딩드레스의 레이스처럼 고은 눈보라 속으로 걸어 들어갔는지 떠올렸다. 헬렌 리빙 턴을 끄는 새빨간 기관차를 보았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떠올렸다. 그리고이 남자가 괜히 건드리지 말고 꺼지라고 하지 않고 어떤 식으로 그에게 모형 기차를 좋아 하느냐고 놀았는지 떠올렸다 작은 친절에 불과했지만 그것을 계기로 지금 그가 가진 모든게 시작 됐다.


그렇다. 작은 친절에 나락으로 떨어져 가던 지옥 같은 인생을 건져 올리는 기적이 때때로 인간에게는 생긴다 그는 중독자였다. 중독 때문에 오래 일을 하지 못하고 매일 아침 숙취와 후회로 죽지 못할 삶을 이어가던, 더는 이제 갈 곳도 없던 중독자였다. 중독자가 아닌 우리는 중독자의 속성을 모른다. 안마시면 되는데 인생을 망치는 술을 왜 마시고 흡입하지 않으면 되는 마약을 왜 흡입하고, 도박에 왜 빠질까. 욕망하는 것도 나 자신이고, 그 욕망을 거부해야 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그 치열하고 부단한 싸움을 이겨낸다는 것이 중독의 유혹을 거부하는 것이 일반인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엄청나고 힘든 일이란 걸 소설을 통해 댄을 통해 읽는다. 

 

2편에 리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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