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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스 -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사람들
크리스 앤더슨 지음, 윤태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평점 :
크리스 앤더슨의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끊임없이 독자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면서, 그 새로운 세계에서 형성되고 있는 질서와 변화를 쉽고 빠르게 캐치할 수 있도록 돕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불확실하고도 희망이 없어 보이는 세계에 뭔가 기대해볼 수 있을 만한 새로운 출구를 일관성있게 제시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책을 읽으면 재미있으면서도 걱정이 줄어들고 마음이 산뜻해지는 느낌과 더불어, 그가 글을 통해 보여준 수많은 새로운 세계를 웹을 통해 함께 탐험해보게 된다.
취미로 컴퓨팅을 하던 사람들이 모여서 웹을 만들던 것을 목격했듯,제조업 분야에서도 세계 최대 기업들이 하향식 혁신을 일으키기 보다는 수많은 개인이 상향식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는 게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다. 크리스 앤더슨은 미국 내 수많은 사례를 통해 이러한 변화와 혁신 방향을 디테일하게 전달한다.
21 세기의 제조업은 데스크탑 제조 도구와 제조 시설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품을 만들어 파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변화를 겪고 있다. 또한 웹을 통한 글로벌 시장 판매로 이어져 물리적 제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기업가가 넘어야할 장벽이 20세기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최근 몇년 사이 물리적 제품 제조 과정이 점점 디지털화, 네트워크화 개방화되어 가며 디지털 제품 제조과정을 닮아 가고 있다. 대형 제조업체의 생산 라인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3 차원 프린터 제조업체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같고, 고객 취향에 따른 주문 생산과 소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이것이 제조업이 미래다. 누구나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공장을 가동 시킬 수 있다.
그의 주장은 제조업이야 말로 차세대 혁명을 주도할 분야라는 것이다. 그는 1 차 산업혁명은 방대한 잉여 시간을 창출하였고 이러한 잉여 시간은 근대 사회를 규정하는 모든 것을 발명하는데 투자되었다고 하면서 컴퓨터 기술 혁명이 제조업을 민주화하고 확장하지 못한다면 아직은 산업혁명이라고 부를 수 없고, 무중력 경제는 물리적 재화를 생산하는 제조업 경제에 비하면 작은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개 주지사킨다. 이를 위해 변화하고 있는 키워드들은 오픈소스 기반, 크라우드 펀딩, 소셜 프로덕트 개발 등이 있다.
오늘날 메이커 스타일 가내공업 업자들은 자신만의 제품을 발명하고 작은 브랜드를 만들고 가격경쟁보다는 혁신 경쟁을 하는데, 이러한 변화가 미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책의 앞부분의 챕터에서는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3d 프린터의 현황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3 차원 프린터는 레이저프린터 보다 빠른 속도로 가격이 낮아지고 성능이 향상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표적인 3D 프린터 Thing-O-Matic은 메이커봇이라는 오픈소스 기반의 회사에서 출시한 대표적 3 차원 프린터로, 이 회사의 웹 사이트에 접속하면 이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각종 디자인 파일을 받아 볼 수 있고, 3D 프린터 사용자들 사이에 바로 물건으로 출력이 가능한 디자인 파일의 공유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여기서 인상깊은 것은 이러한 변화를 소개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디테일한 정보까지 상세히 제공한다는 점이다. 실생활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한 같은 제조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기 위한 각종 소프트웨어 도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autocad 123d cad 프로그램은 제조 메뉴를 클릭하면 집에 있는 3 차원 프린터로 시제품을 제작할 지 서비스 업체에서 제작할 지 선택할 수 있다.phonoko는 사용자 들과 글로벌 제조업체들을 웹으로 연결해서 제조 메뉴만 클릭하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예를 보여주며, 오늘날 하드웨어는 디지털 생산도구에 지시를 내리는 3차원 디자인 파일로, 물리적 형태를 띤 지적재산권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결국, 현재 제조업 분야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무어의 법칙이 몰고 온 기술적 진보의 조합이라는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오픈소스 하드웨어 기업의 전략은 모든 디자인 파일과 소프트웨어를 온나인에 무료로 공개하고 누구든 계속 공개하고 공유하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하는 헌편 제조 와 판매 과정에서 실제로 비용이 발생하는 물리적 제품은 돈을 받고 판다. 개방형 커뮤니티 내에서 자발적이고 빠른 정보공유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이 이루어 지므로 무료의 제품개발 비용과 마케팅비용 이라는 큰 이점울 갖는다. 개방형 기술은 우리도 알게 모르게 이용 하고 있다. 개방형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블로그 플랫폼인 wordpress는 각각 수만개의 앱과 수백개의 플러그인 유틸리티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내고 있다.
저자는 세계최초의 오픈소스 자동차 공장으로 로컬모터스를 소개한다. 크라우드 소싱으로 자동차를 디자인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공유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디자인의 투표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자동차를 협력업체들을 통해 조달된 부품으로 20 명 정도의 직원이 근무하는 작은 공장에서 조립하고 품질 테스트 하여 완성된 자동차를 고객에게 전달한다.
생산도구의 민주화가 새로운 생산자 계층을 창조한 것처럼, 크라우드 펀딩은 자금 조달 도구의 민주화를 통해 새로운 투자자 계층을 창조 했다. 킥스타터는 대표적인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다. 공개적 제조 과정은 소비자와 유대 늘 형성하고 제품출시에 기여했다는 심리적 보상을 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책을 읽다 말고 킥스타터 사이트에 접속해 봤다. 200 불의 벽을 깬3d printer와 날 커피콩을 볶고 갈고 축출하는 전 과정이 포함된 커피머신이 기술 파트의 핫한 아이템들이었다. 영화 제작과 예술 공연 분야에서 한국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프로젝트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 보였다(얼마 전 광주5.18을 소재로 한 영화도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되는 현장을 다른 게시판을 통해 목격한 바 있다). Quirky.com는 소셜 product 개발 서비스로, 커뮤나티에서 아이디어를 받아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제품 개발이 진행되고, 그 프로젝트의 기여도에 따라 보상금이 지급된다. 반면 에치는 손으로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사이트이다. 자금 조달이 나 제품 생산을 돕지 않지만 ebay처럼 저렴한 비용($20)으로 메이커에게 쉽게 팔 수 있는 길 만 제공한다. 사물의 롱테일 법칙만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오픈소스 운동은 값비싼 실험 장비들의 설계 파일을 공유함으로써 유전자 증폭기와 같이 10만 달러에 달하던 장비의 가격을 600달러에 구입할 수 있게 만들었고, DIY 바이오 운동이라는, 고가에 생물학적 실험도구를 값싸게 제조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과학 도구의 민주화 작업을 선도했다. 미래에 생물학과 유전 공학에서도 diy 운동이 일어난다면 생물을 해킹 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저자의 우려지만, 그렇게 된다면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우 흥미로운 일들이 지구상 곳곳에서 일어나게 될 것 같다.
**오픈소스 에콜로지 : 소형 전기톱부터 소형 combine까지 기본적인 농사 건설 제조에 필요한 50까지 도구들의 디자인 파일을 오픈소스로 공개. 문명의 편리함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자립할 수 있는 마을을 건설하자는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