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짜리 화보 포함한 책이 1만원이다. 80% 할인이다.  리뷰를 찾아보니 평소 자주 가던 믿을만한 이웃의 평이 만점이다. 그림과 사진만으로도 1만원어치 이상의 값어치는 할 듯하여 선뜻 주문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매일 접하는 음식에
이토록 많은 역사적·사회적 의미가 담겨있다!

다른 섬 주민들과 달리 시칠리아 사람들은 생선에 영 관심이 없다. 엄청나게 많은 생선을 소비했던 영국인들은 20세기에 들어와서는 겨우 몇 가지의 생선과 조리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로마제국부터 유럽은 행신료를 많이 쓰기로 유명했는데, 왜 19세기에 와서 향신료에 대한 애정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을까?
커피나 초콜릿의 도입으로 국제 상업 무역은 어떻게 변했을까?
아랍 사막에서 창조된 정교하면서도 다양한 음식의 기원은 무엇이었을까?
프랑스의 그랑 퀴진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을까?
레스토랑은 언제, 어디서 발생했을까? 그리고 과거의 맛과 현대의 맛은 어떻게 절충해야 할까? (출판사 소개글)

 

 

정재승님의 책은, 뭘 깊이있게 배운다는 것 보다는 재미있게 책을 읽고 싶을 때 선택하는 책이다. 과학콘서트가 그랬다. 영화와 과학을 접목하면 할 얘기가 무궁무진하다. 정재승님은 어떤 방법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줄까.

 

 

 

 

 

 

 

 

 

 

 

 

 

 

 

기억은 우리 삶에 연속성을 제공한다. 기억은 과거에 대한 정합적인 상을 제공하고, 그 상은 현재의 경험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그 상은 불합리하거나 부정확할 수도 있지만 존속한다. 기억의 결합력이 없다면, 경험은 살아가는 동안 만나는 무수한 순간들만큼 많은 조각들로 산산이 부서질 것이다. 기억이 제공하는 정신적 시간 여행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의 개인사를 알지 못할 것이며, 우리 삶의 찬란한 이정표로 작용하는 기쁨의 순간들을 회상할 길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인 것은 우리가 배우고 기억하는 것들 때문이다. --- pp. 28~29

새 시냅스 말단들의 성장과 유지는 기억이 영속하게 한다. 그러니까 당신이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내용을 조금이라도 기억한다면, 그것은 당신의 뇌가 약간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경험의 결과로 새 시냅스 연결들을 성장시키는 능력은 진화 과정 내내 보존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더 단순한 동물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에서 신체 표면 감각의 피질 지도는 감각 경로들에서 온 입력의 변화에 반응하여 끊임

 

없이 교정된다. --- p. 308

발생 및 발달 과정은 뉴런들 사이의 연결을 지정한다. 즉, 어떤 뉴런들이 언제 어떤 뉴런들과 시냅스 연결을 형성하는가를 지정한다. 그러나 그 과정은 그 연결들의 세기를 지정하지 않는다. 그 세기-시냅스 연결의 장기적 효율성-는 경험에 의해 규제된다.……나는 17세기 이후 서양 사상을 지배한 상반되는 두 철학-경험론과 합리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 pp. 229~230


 

 그리고.. 갖고 싶었던 음악의 세계사는 제 값 주고 드디어 주문. 알라딘에서 예스24보다 4천원 저렴하다

 

 역사를 반영하면서 예술은 어디까지 왔는가? 예술로 집약되고 열리면서 현실은 어디까지 왔는가? ‘음악의 세계’사를 살피면 인간 역사와 우리 마음에 ‘아름다운 시간의 형식’을 부여할 수 있을까? 다른 예술장르는? 이 책은 그 무엇의 과거에서 현재까지 경위를 주제 삼은 ‘교과서풍’ 역사책은 아니다. 무엇보다 예술, 특히 음악이 흐르듯 오늘날 역사가 흐르고, 오늘날 흐르는 역사가 가장 위대한 예술이기를 바라는 모종의, 음미다. (23쪽)

이 책을 읽어가다보면 처음에는 수없이 많은 접속사와 쉼표(,)의 돌부리에 시도 때도 없이 걸려 넘어질 것이다. 그것들은 일반적으로 호흡 곤란의 진정제일 때가 많지만, 이 책에서 문장과 문장을 잇는 접속사와 강박적으로 반복되는 쉼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유의 신중한 숨 고르기처럼 읽힌다. 역사를 마주하는 저자의 시선과 그로부터 생겨나는 사유의 무늬는 영락없는 시인의 것이다. 그것은 바로 예술(가)의 시선과 사유이기도 하다. 아마도 다음과 같은 아름다운 문장들을 역사서에서 만나는 일은 흔치 않은 체험일 것이다.

모든 음악은 우주의 배꼽을 품고 있으며, 참혹조차 명징하게 만들고, 인간의 마음속을 가장 아름다운 우주의 시간과 공간으로 펼쳐낸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음악은 죽음이 액화한 시간이고, 아름다움이야말로 죽음의 배꼽이다. (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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