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주곡(Concerto)은 단어 자체가 '경합하다'라는 뜻의 라틴어로,  독주악기가 오케스트라와 경합하는, 일반적으로 3부로 구성되는 악곡이다. 보통 1악장 끝에서 오케스트라가 최고조에서 연주를 딱 멈추고 독주자가 그 곡의 테마를 기교를 뽐내며 연주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데 이를 카텐자라고 한다. 17C 후반 베로나에 살았던 바이올리니스트 토렐리가 콘체르토 그로서(합주협주곡)을 처음 도입했다. 옛 이탈리아 음악가들은 오늘날의 콘체르트처럼 청중을 기교적 특색, 음계와 아르페지오의 홍수로 사로잡으려 하지 않았다. 경쟁의식이 발동하면서 자연스레 독주자들이 오케스트라보다 돋보이려고 애쓰게 됐다. 이목을 끌기 위해 독주자들은 표현력과 기교를 과시함으로써 합주를 지배한다. 작곡가들은 협주곡을 쓸 때에는 작곡가와 연주자의 기교를 드러내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들을 집어 넣었다. 바로 그 기교가 모차르트가 음악의 형식적 질료를 자유롭게 했다. 즉흥적으로 흥미로운 충돌 효과를 일으킴으로써 자기 작업의 관심사를 부각시킨다. 모짜르트의 후기 피아노 협주곡들만큼 과감한 형식들을 시도한 예가 어디 있는가. 그렇다고 해서 겹주곡을 작곡하면서 쓸데없이 음계, 트릴, 아르페지오, 화려한 악구를 잔뜩 집어넣으란 법은 없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기교란 찾아볼 수 없다. 헨델에서 모차르트까지, 베버에서 슈만과 리스트까지 협주곡은 항상 점점 더 까다로운 기교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모했다. 리스트 이후로는 협주곡이 화려한 악구들에 질식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려했다. 이후 바그너주의 음악 애호가들이 미르투오소들에게 야우를 보내고, 드뷔시나 포레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협주곡은 쓰지 않았다. 그리고 또다시 라벨, 스트라빈스키, 폴랑크, 이베르 등에 의해 협주곡이 다시 기교 중심으로 끌고 가려는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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