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이란 무엇인가
매슈 드 어베이투어 지음, 김훈 옮김 / 민음인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영국의 경우에도 현재 캠핑은 르네상스를 구가하고 있다는 글을 보니 캠핑이 국내에서만 유독 붐을 타는 것은 아닌가보다. 저자 매슈 드 어베이 투어는 영국인이다. 어른 5명 중에서 한 명은 지난 3년 동안 휴가 때 한 차례의 이상의 캠핑이나 캐러밴차를 이용한 적이 있고 앞으로 그 비율은 7 %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한다. 물론 캐러밴족이 훨씬 더 많을 것 같긴 하지만 대단한 숫자다.


캠핑이란 무엇인가, 제목은 그렇지만  책의 내용은 제목을 가지고 기대할 수 있는 철학적 혹은 인문학적으로 고찰이나 캠핑에 대한 실용적 지식 전달이 주가 아니다. 이 책은 캠핑 특히, 19C 부터 시작된 캠핑 클럽과 단체의 역사와 기원, 그리고 유래에 치중해서 기술하고 그 내용은 방대하고 세밀하다.  


저자는 캠핑의 역사 오른쪽 길과 왼쪽 길로 나누고 두 길 중에서 왼쪽 길을 선택했다.  왼쪽길이란  보이스카웃 등과 같은 세계 대규모 주류 문화와 맞서는 것들로 19세기말 원시적이고 야성적인 것들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하여 인류가 잃어버린 대지와의 친화력을 찾아가는 길이다.

 

왼쪽과 오른쪽

 

우리에게는 <동물기>로 더 알려져 있는 작가이자 화가이자 늑대 사냥꾼 어니스트 톰프튼 시턴은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는 보이스카우트 운동의 실제적인 창안자이면서 그것과는 다른 방향인 왼쪽 길을 걸어간 사람이었다. 스카우트 운동의 공식 창시다  베이든 파월 자신도 그 사실을 인정했다. 시턴의 숲살이 프로그램은 캠프파이어가 주는 순화의 힘을 믿은 시턴이 자신의 울타리를 훼손하고 동물들을 죽인 일대의 청소년들을 혼내는 대신 그 아이들을 자신들의 캠프에 초대해 체험시키는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시턴은  당시 사회적 축이었던 종교와 계율을 거부하고 무리짓는 본능이 소년들을 통제하는 힘이 되게 했다. 인디언 정신을 계승하고 자연적인 협동과 협력을  강조하며 인디안 생활방식의 다양한 측면들을 결합한 소년들의 숲살이 운동은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자작 나무 껍질 목록>은 그 운동을 지도하기 위해 쓴 안내서로 해마다 판을 거듭 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캠핑 기법에는 스타크래프트(별과 별자리에 관련된 온갖 지식과 기법), 수화, 동물 발자국 식별 하기,지도 읽기, 삼각측량 법에 의한 지상에서의 자기 위치 밝혀 내기 등의 실용적 지식을 포함한다. 영국의 전쟁 영웅 베이든 파월은 이 프로그램을 그대로 카피하고 그의 책 <자작 나무 껍질 목록>을 표절하고 시턴의 자연친화적인 철학 대신 자신의 종교적, 애국적 가치관을캠프에 반영했다. 시턴의 진보적 이상향과 아메리카 인디안에 대한 숭배라는 요소를 기울어 가는 대영제국 군국주의로 바꾸고 시턴의 자연숭배 범신론을 기독교로 대치해 스카우트 운동을 창시한 것이 대대적으로 성공했고, 이렇게 해서 저자가 얘기하는 캠핑 역사는 주류의 오른쪽길과 부주류의 왼쪽길 두 갈래로 갈라진다. 저자가 들어서는 길이 시턴을 따라 숲 살이 왼쪽 길이고, 거기서 나체주의에서 채식주의에 이르는 페미니즘에서 환경보호 운동에 이르는 20 세기의 진보적  운동들과 만난다. 저자가 이 책에서 탐구하는 길은 시턴을 따라 숲살이 왼쪽 길이고, 거기서 나체주의, 채식주의, 페미니즘, 환경보호 운동에 이르는 20 세기의 진보적  운동들과 만난다.

 

오른쪽 길로 들어서서 베이든 파월을 따라 가면 거기서 캠핑은 자연에서 벗어나 하나님과 국가를 내 세우는데 전력 하면서 군대 스타일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길의 끝에서 우리는 이글스카우트나 미국의 아이콘과 만난다. 이것은 닐 암스트롱, 스티븐 스필버그, 도날드 럼스펠드 같은 이들이 획득한 지 위로 21세기 들어 이 명예 훈장은 미국 문화 전쟁의 당파성의 휘말려 들어가기도 했다 142

 


 

100년이 넘어도 유효한 것들

토머스 히럼 홀딩은 현대 캠핑의 아버지로, 내셔널캠핑클럽을 창설하고 ,1908년에 <캠퍼들을 위한 안내서>를 발간했다. 이 책에서 홀딩은 캠핑이 가지는 이점에 관한 홀딩의 여러 주장과, 매트와 텐트와 옷가지와 요리법 등을 소개한다. 홀딩의 캠핑의 가치는 대략 이렇다.  '캠핑은 우리에게 자주 자립의 정신을 일깨운다. 홀로서기의 새로운 동기를 제공한다. 자기의 잠재력을 드러내 준다. 역경에 처했을 때 인내심을 가르쳐 준다. 더큰 자유를 안겨준다. 마음을 쉬게 해 준다. 기분 전환을 시켜준다. 같은 일도 다른 형태로 반복하면 재창조가 된다. 얻기 힘든 체험을 제공한다. 생각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새로운 인간 관계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한동안 가족에게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가족이 그에게서 벗어 날 수 있게 하기도 하고. 야성적이고 순수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한다. 더 좋은 의미의 새로운 개인주의에 눈뜨게 한다. 지리에 관한 지식을 확장시켜 주는 면이 있다. 체력 단련에 도움이 된다.' 백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홀딩이 목록은 여전히 유효하다. 

 

반면 저자가 이 목록에 현대적 가치로  추가한 것들 중 몇개를 가져오면 이런 거다.'많은 돈을 가져가는 것 보다 준비를 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땅이 지닌 분위기를 잘 감지하게 해준다. 비, 진창, 추위, 차가운 땅바닥 같은 것들과 직면하게 만든다. 자신이 무력한 처지에 놓여있지 않고 그렇다고 모든 걸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욕심을 부리면 댓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가정의 안락함을 떨치고 일어나게 해 준다. 더 적은 것들을 갖고서 살아가는 법을 알려 준다.'


더불어 캠핑을 하지 않아야 할 이유도 덧붙였다. '새벽 3시에 화장실에 가야 한다 밖은 완전히  깜깜한 데다 방광이 터질 것 같은 상태 임에 고집스레 잠을 청하려 들면서 무한정 누워 있는 시간과 직면해야 한다. 더없이 간단한 일들이 고통스러울만큼 복잡하고 많은 시간을 잡아 먹는다. 짐을 풀고 텐트를 치는 일 등이 하루 시간 대부분을 잡아 먹는다. 불에 덴다.  스치는 나무들에 피부가 벗겨진다. 벌레에 물린다.'

 

그렇다. 캠핑을 생생하고 강렬한  체험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긍정적인 면들과 부정적인 면들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캠핑애호가들에게 캠핑은 자유를 뜻한다. 19세기 격한 산업 발전이 오염시킨 대기에 찌든 도시에서 빠져나와 별이 총총한 하늘 밑에서 잠자는 것은 정화와 치유를 의미했다. 그러나 캠핑 여행 기간은 정신적인 고양 상태를 맛볼 수 있는 정도로 족하다. 그보다 더 오래 머무를 경우 생존하기 위한 투쟁이 고상한 묵상의  기회를  날려 버린다.

 

켐핑에 대한 실질적 조언들은 별도의 챕터에 나와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캠핑 클럽의 역사속을 오가는 와중에 언급된다. 새롭게 알게된 사실 하나. 나무밑에 텐트를 치는 것은 위험하다고 한다. 죽은 나뭇가지들이 텐트로 떨어져 속칭 과부메이커라고 한다. 비온 뒤 남아있는 물기가 가지를 타고 텐트 위로 계속 떨어지기도 한다. 나무가지가 꺽ㄱ여 떨어진다는 사실은 그늘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위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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