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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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스에서 방송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빅 히스토리 <코스모스> 마지막 13편까지 모두 보았다. 마지막 편에는 칼 세이건의 생전 목소리가 나온다. 아쉬워서 1980년대에 나온 오리지널 판도 시작했다. 목소리가 함께 있으니 더욱 감동적이었는데, 특별히 더빙을 하지 않고 자막으로 보내주어서 옮겨 적었다.

 

이 시리즈가 처음 시작부터 마음을 확 잡아 끈 건 1부때, 닐 타이슨의 고백에서였다. 진행자이자 천체 물리학자인 닐 타이슨은 과학자가 꿈이었던 십대 시절 칼 세이건을 만나러 그의 집에 찾아갔었더란다. 그 때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칼 세이건은 어린 닐 타이슨과 하루 종일 함께 보내며 미래 과학자의 꿈을 키워주고, 눈오는 날 집으로 그가 돌아가는 버스 정류장에서 그를 배웅했다. 닐 타이슨은 칼 세이건의 뒤를 이어 그의 코스모스 시리즈를 21세기 버전으로 리메이크했다.

 

마지막 회, 마지막 내래이션은 감동으로 복받쳤다.

 

10억년후 태양은 은하계를 네 바퀴 반 돌고 있을 것이다. 보이저 1,2호는 지구와 태양계 바깥 성간 우주의 먼 곳으로 멀어젔을 것이다. 보이저 1 호 발사 기획에 참여했던 칼 세이건은 탐사선이 찍은 마지막 사진에 한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보이저 1호가 해왕성을 지날 때 카메라를 지구로 돌리게 했다. 우주선은 세이건이 말한 창백한 푸른 점을 마지막으로 돌아봤다.

 

여기가 우리의 보금자리입니다. 바로 우리입니다. 이 곳에서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가 알고 우리가 들어봤고 지금까지 존재한 모든 사람이 살았습니다. 우리의 기쁨과 고통, 우리가 확신하는 수천개의 종교와 이념, 경제체제 모든 사냥꾼과 식량을 찾는 이들,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모든 사랑에 빠진 연인,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 촉망받는 아이,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스승과 정치인, 슈퍼스타, 모든 최고의 지도자, 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이 태양 빛 속에 떠다니는 저 작은 먼지 위에서 살다 갔습니다. 지구는 코스모스라는 거대한 극장의 아주 작은 무대입니다. 그 모든 장군과 황제들이 아주 잠시동안. 저 점의 작은 지배자가 되려한 탓에 흘렸던 수많은 피의 강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저 점의 한 영역의 주민들이 거의 분간할 수도 없는 다른 영역의 주민들에게 끝없이 저지르는 잔학한 행위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이 얼마나 자주 불화를 일으키고 얼마나 간절히 서로를 죽이고 싶어하며 얼마나 서로를 증오허는지.

 

우리의 만용, 우리의 자만심, 우리가 우주 속의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대해 저 창백하게 빛나는 점은 이의를 제기합니다.  우리 행성은 사방을 뒤엎은 어두운 우주 속의 외로운 알갱이 하나입니다. 거대함 속에 묻힌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구해줄 이들이 다른 곳에서 찾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지구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로는 생명을 품은 유일한 행성입니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우리 종이 이주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다른 세계를 방문할 수는 있지만 정착은.. 아직 불가능하죠. 좋든 싫든 우리가 머물 곳은 지구뿐입니다. 천문학을 공부하면 사람이 겸손해지고 인격이 함양된다는 말이 있지요. 멀리서 찍힌 이미지만큼 인간의 자만이 어리석다는 걸 잘 보여주는 건 없을 겁니더다.  이것이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 좀더 친절하게 대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보금자리인 창백한 푸른 점을 소중이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죠.

닐 타이슨 덧붙인 생각은 다음과 같다.  칼 세이건 못지 않은 감동적인 연설이다.


우주의 시간으로는 찰나에 불과한 몇 세기 전 우리는 우리가 언제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나머지 코스모스에 대해 모르는 채 감옥에 살았던 셈이다. 껍질에 쌓여 있는 작은 우주였다. 그 감옥에서 탈출 하는 건 5가지 원칙을 가진 탐구자들 덕분이었다

 

권위를 의심하라. 누군가가 말했다는 이유로 진실이 될 수는 없다. 스스로 생각하라 . 자신을 의심하라.

믿고 싶다는 이유 만으로 뭔가를 믿어서는 안된다. 진실을 만드는 것은 믿음이 아니다. 관찰과 실험에서 얻은 증거로 생각을 검증하라. 마음에 드는 생각이 잘 설계된 검증 과정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틀린거다. 증거가 이끄는 곳으로 어디든 따라가라. 증거가 없다면 판단을 보류하라. 무엇보다 중요한 규칙은 이걸 것이다.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 뉴튼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역사 속의 훌륭한 과학자 모두 실수한 적이 있다. 과학은 자신을 또 서로를 속이는 것을 방지하는 수단이다.

 

우리는 다른 도구와 마찬가지로 과학을 악용한 적이 있다 그래서 과학은 힘있는 소수에게만 맡길 수 없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과학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과학이 악용될 소지는 줄어든다. 이런 가치관은 맹신과 무기의 호소력을 약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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