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의 후예 - 나는 천문학자입니다
이석영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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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쓴 책이라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과학책일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제목이 '초신성의 후예'일  때는 뭔가 과학적인 것을 기대한다. 작가 이석영은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교수를 지낸후 현재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계에서도 손꼽을 만한 훌륭한 학자이다. 표지 소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세계 상위 1% 피인용 논문 횟수가 가장 높은 한국 과학자 10인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 책의 상당 부분은 이런 대단한 과학자의 글을 읽을 때 가지는 기대에서 벗어나, '과학' 컬럼이라기엔 애매한 글들이 차지하고 있다. 유학 시절의 경험과 학교 내의 문화 차이, 지도교수와 담당 학생들과의 이런저런 개인적인 일화, 천문학회 내의 풍경 등이 지면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기본 판형보다 조금 작고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230 쪽 정도의 얇은 분량 중 '1부 나의 우주는 눈을 감으면 더 잘 보인다',  '2부 박사가 되는 길에서 제일 쉬운 것'은 거의 개인적인 소소한 이야기이고 '3부 우주의 생강'에 해당되는 14편의 컬럼 약 80 페이지 정도가 천문학과 관련있는 에세이들이다.

 

3부의 내용은 현대 우주론의 개념 중 일반인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주제들로 채웠다. 빅뱅 이론, 초신성 폭발 태양의 운동, 나사의 세 개의 우주망원경 프로젝트의 발사와 실패 과정,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 우주의 완벽한 균일 상태에서 생명 탄생의 기원인 원시 밀도 요동의 불완전험에 대한 비유,  초기 우주의 열역학적 평형, 자기 중심적 세계관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의 원리, 외계 생명체의 가능성,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 등에 대한 흥미로운 주제들을 인간과 사회에 빗대어 현대 우주론의 개념을 재미있게 제시한다.

 

그 중 우리 은하 내에 우리와 같이 서로 교신 가능한 지성 문명이 몇 개(N)있는가를 산출해 내기 위한 드레이크 방정식이 흥미로웠다.

 

 

R은 별 생성률이다.  우리 은하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대략 일년에 하나 꼴로 별이 태어났으므로 R=1이다. fp는 별들이 행성을 가지는 비율로, 우주의 별들은 대략 절반 정도가 날별로 태어나기 때문에 fp는 0.5 정도가, 아마도 0.3~0.7 값을 가질 듯하다. ne는 별이 행성을 가진다면 생명 탄생에 적합한 행성을 몇개나 가질수 있을까에 대한 확률이다. 우리 태양계의 예를 들자면 7개의 행성이 있고 그 중 생명체가 탄생한 행성은 지구 1이므로 ne는 1이다. Fl은 적당한 크기의 행성이 있다면 거기에서 생명체가 발현할 확률로 지구의 경우 1 화성은 0이므로 이를 근거로 정할 수 있다.  Fi는 행성의 생명체가 지적 생명체로 진화 하는가에 대한 비율이다. 행성에서 생명체가 탄생하고 그 생명체가 오랜 세월을 통해 지적 생명체로서 문장을 발달시키는데는 너무나 많고 복잡한 과정과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므로 fi는 매우 불확실하다. 다만 지구의 인류가 존재하는 이유로서 fi가 0 보다는 크다는 것만 확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Fc는  외부에 생명체가 있을 경우 우리와의 교신가능성이다. 지구의 경우  6천년 역사 중 최근 60년 동안만 교신 가능한 점을 들어  fc는 0.01이라고 저자는 어림짐작한다.  맨 마지막 L에는 교신 가능할 만큼 발달한 지적 생명체가 얼마나 오래 존속될 수 있을까에 대한 값이다. 과학자들은 현재 수준의 지구 문명이 약 1천년애서 1만년 정도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드레이크 방정식에 가장 낙관적인 값을 대입하면

 

 

이 낙관적 결과를 가지고 우리 은하에 50개의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리라는 가정하에, 우리와 비슷한 외계 문명이 우리와 문양을 교류할 확률을 따져 보면. 은하의 부피를 1조 세제곱광년으로 어림잡아 만광년 부피 안에 약 100억 개의 별 중 단 하나의 행성에서 빛의 속도로 소식을 전하고 소식을 받는데,  1만광년x 광년이 걸린다. 결국 교신에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빛의 속도로 운행이 가능한 매우 발달한 외계 생명체가 1만여 시간동안을 지구로 날아오는 동안, 비행체 내에서의 시간은 더디 흐르게 되므로 그들은 1년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된다. 따라서 외계 생명체가 우리를 먼저 발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태양계는 우리은하 내에서도 젊은 별이므로, 훨씬 오래된 별들에서 선진화된 더욱 발전된 생명체가 생성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그들에 의해 빛의 속도로 우리 행성 지구와 교신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만일 그렇다면 지구에는 외계 생명이 넘쳐나야 한다. '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가 페르미의 반격이다.

 

세이건 : 만일 우리뿐이라면 우주는 엄청난 공간낭비다.

코코나와 모리슨 : 찾으려고 시도하지 않으면 발견할 확률은 영이다.

페르미 : 그들은 어디로 갔나. -180

사회도 열역학적 평형과 비슷한 개념 있다. 공감이다. 어떤 새로운 가치 개념이 사회의 소개되고 받아들여지고 의미있는 결과를 창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우주에서는 매개체가 빛이거나 유체의 움직임이고 사회에선 일의 종류에 따라 소문, 미디어, 인터넷, 공청회, 실제 사람들 간의 공동 협력 등이 그 역할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같은 시각을 갖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걸린다.165


4부의 주제는 나는 천문학자입니다로, 천문학자로서 국제 학회와 유학중 있었던 여러 일화와 자신의 철학을 가볍게 풀어나간다. 결국 과학에 대한 이야기, 과학자에게 기대했던 글은 80 쪽 조금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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