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담담하게 - 류노스케 스님의 평상심 수업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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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믿음의 속성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초월적 체험이 아닐까.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증명할 수도 없는, 어쩌면 인류 역사와 함께 눈덩이처럼 뭉쳐 자라온 거대한 생각 덩어리에 불과할 지도 모를 종교가 때론 핍박 속에서, 때론 지배자의 사상적 논리로 이용되며 굳건히 인류 문화의 핵심적 행동 패턴으로 자리잡아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그 증거할 수 없음 때문에 더욱 신비함 속에 휩싸인 어떤 초월적 체험 때문일 지도 모른다. 영적 체험은 세계의 모든 종교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다른 이름으로 드러내면서 신앙의 확산에 또한 기여한다. 기도의 힘이 신체적 고통이나 질병으로부터의 완쾌를 주거나 명상으로 철학적 깨달음과 마음의 평온을 주는 것들 말이다.

일본의 류노스케 스님이 쓴 [흔들리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담담하게]는 불교적 가른침을 통해 평상심을 유지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영적 체험에 대해, 류노스케는 명상 중 "의식을 집중해서 계속 바라보면 긴장감이 서서히 줄어들고, 어느 순간 깨끗이 사라지고 격한 기쁨이 치솟으며 온몸이 에너지로 가득한 느낌이 든다"고 적고 있다. 어쩌면 선택받은 자만이 아닌, 누구나 연습을 해서 어느 경지에 이르게 되면 도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닐까. 다른 명상 서적에서도, 다른 곳에서도 비슷하게 일반인들에게 명상의 효능(?)에 대해 비슷한 설파를 하고 있으나, 단 1%의 가능성도 나에게선 없다고, 믿지 않았던 내게 조금은 가깝게 다가왔다. 책의 내용이 자신과, 자신을 둘로싸고 있는 모든 환경과 상황을 있는 대로 받아들임으로써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일차적인 종교적 수행에 들어가고 그럼으로써 평안함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절이나 명상원을 찾아 가지 않아도 책에서 지시하는 대로 그대로 따라 마음을 조절하기만 가진다면  비종교적 생리를 가진 사람도 대단하다고 알려진 그 초월적 경지에 도달할 수도 있게 될 것도 같다. 그런 초월적 경지가 주는 기쁨, 세라토닌이 가득한 상태라면 물질적 추구나 관계적 집착으로부터 완전 자유로와질 것, 육체적인 한계나 노화, 질병 같은 절망에도 차분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아픈 속으로 의식을 들여보내 그대로 받아들이면 어느새 아픈 느낌과 마음이 일체화 되어 편안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p.145

이 구절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 또한 특별한 목적없는 단순한 행동에 의식을 집중하는 방법으로 걷기 명상이 있는데 이 때는 발바닥에 의식을 집중시킴으로써 불안한 기분이나 긴장을 완화 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운동도 되고 심적 평안도 찾고, 일석이조다.

이 책은 불교적 가르침에 충실하면서도 어려운 철학적 질문보다는 쉽게 명상적 실천과 마음가짐으로 불교적 수행이 어떤 것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백팔번의 절을 하지 않아도 접근하는 생각만으로, 평정심을 갖고 자아에 집착하거나 뭔가를 추구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메타자아로서 들이다 봄으로써 수행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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