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돌아간 제돌이
핫핑크돌핀스 지음, 박주애 그림 / 두레아이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동화책이다.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 달라는 소망이 담긴 아이들의 그림도 함께 실려있다. 이 아이들 만큼도 진화되지 않은 어른들, 돌고래의 불법 포획과 감금과 폭력에 동참했던 모든 어른이 이제 동화책에 감명받고 눈물 흘릴 줄 아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책을 읽고 반성할 때다. 동화책에 담긴 제돌이의 목소리에 공감과 희망을 담을 차례다. 그래야 이 책을 읽고 눈물 흘릴 줄 아는 가슴을 가진 어린 세대가 자라서 그 다음 세대에 또 다음 세대에, 조금이라도, 파괴 속에 남은 자연과의 공존을 유산으로 남기고 건네줄 수 있다.

 

무지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오만함의 틀 속에 박힌 인식의 발전없는 정체가 과거에도 지금도 그대로 자연과의 화해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노에제도가 기승을 부리던 시절 서양인들의 눈은 검은 피부의 그들의 문화적 문명적 차이를 진화 단계에서 열등한 포지션으로 인식했고, 그래서 그들을 자신들을 위해 존재하는 하등한 존재로 취급했다. 그 땐 그게 죄가 아니었다. 천사같은 어린 아이에게도 노예는 자신과 동일한 종이 아니었으므로 맘껏 노동력을 착취하고 학대해도  되는 존재였다. 열악해져가는 자연 환경에 그나마 어렵사리 적응해가며 종족을 보존해가고 있는 돌고래를 맘대로 잡아 가두고 훈련이란 이름의 폭력을 통해 그들의 고유 권리들을 마구 빼앗고 짓밟고 서커스단의 구경거리로 만들어 버린 우리 인간들. 나도 한때 좋다고 구경했던 적이 있었다. 그 잔인한 돌고래쇼를..자신과 다른 문화를 가졌다고 해서, 자신이 가진 파괴적 도구를 지니지 안았다고 해서 정복이라 개척이라 맘대로 이름 붙여 학살한 인류 역사에서 단 한발짝도 더 나가 보이지 않는다. 


 

제돌이는 제주도 앞바다에만 사는 남방큰돌고래로 무리들 속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불법으로 포획되어 이리저리 노예처럼 팔려다니면서 동물원 서커스의 일종인 돌고래쇼에 섰다. 하루 100Km를 자유롭게 헤엄치고 물고기떼를 사냥하는 이들에게 인간은 좁은 우리 안에 가두어 두고 죽고 비린 생선을 먹이며 탐욕을 채웠다. 돈을 버는 탐욕, 자신보다 "하등"하다고 규정한 동물들이 자신을 위해 물을 뿜고 재주를 넘는 쇼를 즐기는 탐욕을 함께 채워갔다.


돌고래가 인간보다 하등하다는 증거가 무엇인가. 생각하고 공감하고 소통하고 무리를 지어 사회생활을 하고 그들만의 세겨에 인간이 납치된다면 과연 돌고래쇼 대신 인간쇼를 할 만한 어떤 재주를 가졌는가.

인간이 지닌 의사소통 방법과 비슷한 초음파를 이용하여 대화를 하고 이를 통해 감정을 교류하고 공감할 줄 아는 이 고등 동물의 세계를 침입하여 강제 납치에 강금, 학대를 거쳐 동물원의 쇼돌고래로 전락하게 만든 인간. 우리는 그들 보다 더 나은가? 수백만년동안 형성한 자연을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파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져서?

 

그저 생명을 경외하는 어린 시선으로, 우리 어른들이 읽어야 할 책애다. 끝에 실린 아이들의 그림을 책의 일러스트로 썼어도 좋았을 뻔 했다. 동화책에 실린 그림은 색감과 그림이 비슷비슷하여 약간 지루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제돌이의 해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성인들의 무지를 일깨워준 두레아이들과 서울 시장 및 기타 여러 기관들에게 응원과 고마움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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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13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돌이가 그림책뿐 아니라 동화책으로도 나왔군요.
널리 읽히면서 사랑받기를 빌어요.

CREBBP 2014-02-19 15:15   좋아요 0 | URL
아 이거 그림책이에요. 제가 잘못 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