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ficial Condition (Hardcover)
Martha Wells / Tor.com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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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derbot diaries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다.  첫권에서 murderbot의 캐릭터에 너무 푹 빠진데다가, 고객의 생명을 구한 대가로, 탐험대 대장이(여자다) 멘사가 무장한 로봇을 해방(?)시켜줄 목적으로, 그러니까 인간 관점에서 인격적으로 대우할 목적으로 이 로봇을 비싼 값에 샀는데, 첫권의 마지막에 탈출하는 걸로 끝난기 때문에, 2편이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첫 권에서는 강철 수트와 팔다리에 부착한 강력한 무기들, 수하에 거느리고 있어서 아무곳이라도 염탐할 수 있는 작은 드론들, 통신 모듈 뿐만 아니라 이 보안로봇이 휴식하는 공간이 주어져있었는데, 탈출 시점에는 이 모든 것들은 원래 회사에 반납한 듯하고, 또한 멘사가 murderbot의 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작정인 듯해서 인간인 복장을 입혀놨기 때문에, 로봇 입장에서는 아주 굉장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 독특한 미래의 세계관에서는 강력한 인공지능을 장착한 다양한 종류의 로봇과 인간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인 murderbot과 같은 이도저도 아닌 봇이 있다. 첫편에서 murderbot은 유기파트와 기계파트가 공존하는 보안모듈(SecUnit)로 인간들은 그를 완전히 기계로 대하지만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그의 행동을 통해 인공지능적인 사고 뿐만 아니라, 감정이 있는 것을 확인한다. 이 보인장치의 가장 큰 특징이자 1 편과 2편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감동적인 파트는 이것이 직관적으로 인간을 보호하고자 하는 본능을 보여주는 모습 때문이다. 1편에서도 그랬지만, 그는 인간과의 접촉과 대화를 극도로 꺼려한다. 특히나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자신을 보는 시선을 불편해한다. 그렇다면 인간과 동일한 많은 근육과 그 근육을 움직이는 감정 통제의 신경 네트워크와 호르몬 등을 가졌다는 소리인가. 인간의 두뇌를 해킹하여 그 메카니즘을 그대로 흉내내거나 혹은 인간의 일부를 기계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활용에 용이한 인간적 부분을 제거하지 않았거나 못했거나 그랬을 것이다. 어쨌든 이런 류의 보인 장치들을 생산하는 회사에서는 동일한 복제품들이 무수히 많고, 머더봇은 그들 중 하나이면서 그들 중 하나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을 통제하는 중앙 통제 모듈을 스스로가 해킹하여 명령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통제모듈은 서버의 연결을 지속적으로 받고, 업그레이드를 수행하면서, 어딘가 무엇인가로 인해 움직여지지만, 자기 모듈을 해킹한 murderbot은 업그레이드 따위는 간단히 무시하고, 남는 동안 달의 성소라는 자기가 아주 좋아하는 드라마 시리즈를 내내 보는데, 그의 인간에 대한 애정과 직관적 이해는 아마도 그 드라마를 통해 인간을 학습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번편에서는 무엇보다도, 아머를 입지 않았고, 특히나 자신의 표정을 보호하고 있던 얼굴 헬멧을 벗었기 때문에, 행동에 엄청난 제약이 따를 뿐 아니라, 1편에서 보여준 미래의 통신 제어 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는데, 아주 우주선 친구를 사귐으로써 간단하게 이 문제를 해결한다.


1편의 끝에서 그가 멘사를 떠날 때, 아 정말 이제부터 팔자가 펴게 생겼는데, 멘사가 잘 해주면, 피흘리며 싸울 필요도 없이(슬프게도 그는 아픔을 느끼고 피도 흘린다. ) 평생 혹은 영원히(?) 달의 성소만 보면서 살 수도 있을텐데 왜 고생길을 자처하나 싶었는데, 아... 다 이유가 있었다. 1편에서 스스로를 murderbot이라고 이름붙였는데, 소심한 성격으로 묘사되는 그가 과시하고자 하는 이름으로 그렇게 붙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실제로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가 있었던 거다. 


rougued bot이라고 불리는 로봇들은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 제멋대로 행동하는 로봇들이다. 그런데 자신이 그 이전에 그렇게 되어 인간의 목숨을 다량 살상한 과거가 있는데, 그 이후 모든 기억이 파기되어서, 자신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단지 기록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이 로봇의 두뇌에 인간의 신경망과 비슷한 어떤 유기적인 부분이 있어서, 기억의 파편들이 로봇에게 남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왜? 왜 내가 사람들을 죽여야만 했을까. 그 이유를 알고 싶다. 


기억을 잃은 킬러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선 본 시리즈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인데, 이 로봇은 후회나 회환이나 그런 복잡한 감정은 없이 그저 알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더욱 애처롭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엄마 찾아 삼만리를 떠난 것 같은 느낌이랄까. ,murderbot을 만든 회사에서 보안유닛과 프로토타입이 같은 또다른 버전으로 murderbot이 섹스봇이라고 부르는 construct들이 있다. 공식적인 이름은 위안장치(ComfortUnit)이다. 이러한 종류들은 인간의 보호 없이 마음대로 우주선의 수송로들을 이동할 수 없다. 당연히 우주선에 혼자 타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는 자신이 해킹해서 가진 엔터테인먼트 피드들을 우주선(우주선 자체가 인공지능)과 공유하는 걸로 딜을 해서, 여객선이 아닌 물자수송선을 타고 자신이 예전에 꽤 많은 인명을 살상한 행성으로 가는데, 이 우주선의 인공지능이랑 친구먹게 되어 많은 도움을 받는다. 


거의 불가능한 일들을 우주선이 자신에게 달린 모든 카메라와 드론 통신모듈, 인공 계산 모듈 등을 이용해서 해결한다고 보면 된다. 영리한 선택이다. 그런데 자신의 규격이 전 우주에 알려져 있으므로, 발각되지 않기 위해, 신체 아니 로봇의 하드웨어를 전면 개조한다. 키를 줄이고, 머리카락을 비롯한 털들을 심고 그리하여 murderbot은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인간의 신체적 특성들을 골고루 갖추게 된다. 더 인간의 모습과 닮게 그러나 다른 보안 유닛들과는 다르게 개조된 murderbot은 Transit 자신의 목적과 같은 곳을 가는 인간 탐험 집단에게 다가가 증강인간으로 속이고 인간 보안 요원으로 취직하여 목적지로 가는데, 이들이 위험에 빠진다. 그리고 인간을 지키고자 하는 본능으로 몇 번씩 그들을 위험에서 구해주고, 자신의 과거가 있는 페허를 탐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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