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SF 소설에 관심을 가져볼까 해서 찾다가 (썰렁한) SF 협회 홈피에 들어가니 2018년 SF 어워드를 진행중이었다. 작품이 많이 않아서인지, 2017년과 2018년에 출간된 작품중 최고작을 고르는데, 단편, 중편, 장편, 코믹 등 네 분야의 후보작, 본심진출작, 최종 후보작 별로 목록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지난 2년동안 출간된 SF 작품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장편 부문 최종 후보작은 아래 세권이다. 이 중에서 대상과 우수상이 모두 나온다는 소리다. 모두 생소하다. 짦막한 출판사 소개글을 보면, <에셔의 손>은 이미 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전자 두뇌가 일상화된 시대에 기억삭제에 얽힌 미스터리를 다루는 듯하다. 넷플릭스에서 내가 가장 애정하는 프로그램인 블랙 미러의 에피소드들을 연상시킨다. <이방인의 성>은 소재면에서 보다 흥미로와 보이는데 17세기 명나라 패망 이후 중원을 접수한 조선이 2010년 건국 619년째 되는 해에 세계적 연회를 주최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 대체역사소설에 과학소설의 온갖 현란한 기술들이 등장하는 이 책에 마음이 꽂혔다. 늦기 전에 격쿠 기간 중에 이북으로 구매해야겠다. 무한의 책은 메이저 출판사인 현대문학의 안목으로 출간한 SF인 만큼 작품성이 신뢰가는 면도 없지 않지만, 표지 역시 멋지지 않은가. 소재는 진부할 수도 있는, 시간여행과 평행우주인 듯 한데, 알라디너 평균 별점이 (많지는 않지만) 아주 좋다.
이 세 작품 이전에 최종후보작에 올린 장편은 다음과 같다.(출처 한국SF 협회 koreasf.org). 이 중에서 이보영의 <저 이승의 선지자>를 쫌 읽다 말았는데, 내용이 너무나도 철학적이고 심오해서, 자꾸 졸리고, 계속 읽게 될 것 같지가 않다.
장편소설
작품명 | 작가 |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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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비츠 평전 | 김상원 | 소울파트 |
무한의 책 | 김희선 | 현대문학 |
알렙이 알렙에게 | 최영희 | 해와나무 |
이방인의 성 | 홍준영 | 멘토프레스 |
에셔의 손 | 김백상 | 허블 |
저 이승의 선지자 | 김보영 | 아작 |
창백한 말 | 최민호 | 황금가지 |
나머지 부분의 본심 진출작도 모두 나열해본다.
중·단편소설
작품명 | 작가 | 출판사/플랫폼 | 수록된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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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 고호관 | 크로스로드 | |
만날 수 있을까 | 곽재식 | 그래비티북스 | 행성대관람차 |
얼마나 닮았는가 | 김보영 | 한겨레출판 |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
라만차의 기사 | 김성일 | 브릿G | |
로드킬 | 아밀(김지현) | 온우주 | 여성작가SF단편모음집 |
원통 안의 소녀 | 김초엽 | 이음 | 과학잡지 에피 |
단발 | 리체르카 | 브릿G | |
온도계의 수은 | 박부용 | 브릿G | |
꿈의 중첩 | 박성환 | 크로스로드 | |
토요일 | 박애진 | 온우주 | 여성작가SF단편모음집 |
원본증명 | 배명훈 | 동아사이언스 | 과학동아 |
증명된 사실 | 이산화 | 황금가지 | 단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
센서티브 | 이서영 | 동아사이언스 | 과학동아 |
궤도의 끝에서 | 전삼혜 | 온우주 | 여성작가SF단편모음집 |
위대한 침묵 | 해도연 | 크로스로드 | |
나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니 | Nosmos | 브릿G | |
만화/웹툰
작품명 | 작가 | 출판사/플랫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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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기업 | 문지현 | 네이버 |
신도림 | 오세영 | 네이버 |
드림사이드 | 홍정훈/신월 | 카카오페이지 |
부딪치다 | 지완 | 카카오페이지 |
브릿지 | 강풀 | 다음 |
언더그라운드 블러드팩 | OZI | 다음 |
그리고 인간이 되었다 | 뻥 | 레진 |
무당 | 석정현 | 투믹스 |
심해수 | 이경탁/노미영 | 투믹스 |
엑스트라데이즈 | 아니영 | 케이툰 |
다리 위 차차 | 윤필/재수 | 저스툰 |
에이디 | 키티콘/김종환 | 저스툰/카카오 |
영상
작품명 | 감독 | 유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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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진 | 권혁준 | 센트럴파크 |
서바이벌 가이드 | 정철민 | 카라멜이엔티 |
옥자 | 봉준호 | 루이스 픽쳐스 외 |
오제이티: On the Job Training | 최수진 | 센트럴파크 |
종말의 주행자 | 조현민 | 센트럴파크 |
후보작들의 대다수는 같은 앤솔로지에 수록된 작품이 많다. 특히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와 세 개의 시간, 관내 분실, 단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등에서 많이 나왔다. 나머지는 대부분 브릿 G, 이북은 잘 보지만 온라인으로 소설을 쬘끔쬘끔 보는 게 익숙하지 않아 브릿G에 가입은 해 놓고도 아직 입문은 하지 못한 상태인데, 온라인 후보작의 대다수가 브릿G임을 보면 그쪽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