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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유 - <미 비포 유> 두 번째 이야기 ㅣ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재밌게 읽혔던 것 같은데, 몬 내용인지 도통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전체 스토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간간히 박힌 인상은 있다. 이 책의 전작인 미 비포유가 출간 당시 흥했는데, 나는 그 책을 읽지 못하고 바로 이 책을 먼저 읽었다. 사실 중요한 로맨스는 다 끝나고 홀로 남은 여주가 그 남겨진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라, 개중 미 비포유를 매우 좋아했던 독자들과는 다르게 읽혔을 것 같다.
눈에 콩깍지가 씌워야 사랑이랬는데, 전편에서 죽은 남자 윌은 여러 면에서 매력적인 사람이었을 것이다. 후속편에서는 그 환상이 처참히 깨진다. 사랑했을 때는 몰랐던 남자의 과거가 드러나고, 그 과거가 남긴 씨앗이 있었다. 윌이 그냥 곱게 죽은게 아니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안락사라는 금기의 주제를 건드렸던 주인공이라, 미국으로 돌아온 후 루이자는 상실의 슬픔 뿐만 아니라 따가운 사회적 시선도 견뎌야 한다. 그러다가 옥상에서 실수로 떨어지는데, 사람들은 그게 실수가 아니라 자살기도였다고 생각하고는 심리치료까지 다니는 처지가 되는데, 그걸 목격하는 사람이 바로, 윌도 모르게 태어난 윌의 사춘기 딸이다.
윌의 딸은 죽은 아버지가 궁금해서 뿌리를 더듬고 싶어서 찾아온 거 같지는 않다. 갈 곳이 없어 재워주기 시작한 그녀가 이제 루이자의 동반자가 되지만, 가출, 마약 등 온갖 비행을 저지르고 다니는 그녀와 루이자는 사사건건 부딪친다. 이렇게 티격태격하면서 샘과 새로운 사랑이 싹트고 하는 전형적인 드라마적 공식을 따르는데, 술술 잘 읽혀 하루만에 뚝딱 읽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용 자체보다는 상실을 딛고 일어서는 삶, 그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윌의 딸이라는 충격적인 존재, 또 윌과 유전자로 연결된 그 충격적 존재가 윌이라는 환상화된 사랑을 어떤 식으로 깨뜨리고 그 동시에 현실 속에서의 삶을 이어가는 매개가 되는지 이런 부분에서 잘잘한 디테일들을 섬세하게 공감되도록 잘 표현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