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 / 마음산책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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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순간 포착된 우리의 삶.
삶은 웃음과 눈물, 황당함, 허망함, 짜릿함과 어이없음 등등
그 밖의 모든 가능성을 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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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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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의 무정함과 건조한 체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과의 관계도 변해 가고 그런대로 주어진 상황에 잘도 적응해 나가는 사람들,
사람들은 그렇게 사는 것이 정답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그러나 한때 사랑했거나 미워했던 사람들이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점점 무덤덤해지고 익숙해지는 모습에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무언가를 열심히 쌓아 올리고 있지만 그럴수록 속은 텅 비어 버리고 생기를 잃은 채 관성의 법칙대로 살아가는 이 시대 사람들의 모습속에서 나의 얼굴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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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가지 이야기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최승자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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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샐린저의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아홉 가지 이야기>중에서

 

- “……그놈들은 바나나가 잔뜩 들어 있는 구멍 속으로 헤엄쳐 들어가지. 구멍 속으로 헤엄 치고 있을 때는 보통 물고기처럼 보이지만,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돼지처럼 굴어. 나는 바나 나가 있는 구멍 속으로 헤엄쳐 들어가서 자그마치 일흔여덟 개의 바나나를 먹어치우는 바나 나피시를 알고 있어.”

그렇게 뚱뚱해진 뒤에 그 물고기들은 당연히 구멍에서 도로 나올 수가 없어. 구멍 입구에 몸이 맞질 않으니까.”

그놈들은 어떻게 되는데요?”

바나나피시.”

그렇게 많은 바나나를 먹은 뒤엔 그 물고기들이 바나나 구멍에서 나올 수가 없을 거란 말을 하고 싶은 거지?”

그래요.”

……시빌, 네게 얘기해주긴 싫다만, 모두 죽는단다.”

왜요?”

글세 바나나 열병에 걸려서. 무시무시한 병이야.”

저기 파도가 와요.”

우린 그걸 무시해야 돼. 밀쳐버리는 거지.”

둘 다 시큰둥해하는 거야.”

 

샐린저의 <아홉 가지 이야기>를 펼치면 다음과 같은 화두가 써져 있다.

두 손바닥이 마주치는 소리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러면 한 손바닥으로 치는 소리는 어떤 것일까?

 

작가가 화두를 잡고 쓴 소설들이니 그 화두를 붙잡고 소설을 읽었다.

 

  이 소설은 대부분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엔 젊은 남자와 집을 떠난 딸과 엄마의 대화가 시작되고, 또 해변에서 젊은 남자와 어린 여자아이가 바나나피시를 잡으며 대화를 나눈다 마지막 부분 엘리베이터 안에서 젊은 남자와 낯선 젊은 여자가 몇 오간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호텔방으로 들어온 남자는 옆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이 ‘1948년 정신적 매춘부라고 부르는 여자를 바라보며 권총자살을 한다.

  소설을 읽는 동안 이들은 도대체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저히 소통이 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답답했다. 독자를 무시한 채 작가가 혼자 허공에 대고 손바닥을 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한 손바닥으로 치는 소리는 답답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하고  서평들을 읽다가 샐린저 세계대전과 나치강제노동수용소를 목격하고 그가 알게 된 사실을 무시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 젊은 남자에 대한, 어쩌면 샐린저의 이야기를 쓴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을 알고 다시 읽으니 소설이 다시 읽혔다. 여기저기 샐린저가 숨겨 놓은 힌트도 많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의 은유적 표현들이 마음에 들었다. 한 손바닥으로 나는 소리는 그 손바닥이 무엇과 마주치느냐에 따라 다양한 소리들을 내게 될 것이다.  오늘은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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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소시민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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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 환경이 바뀌면, 분명히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13)

  우리는 이제부터 완전한 소시민으로 비약할 것이다. (31)

  뭐, 그거다. 버릇은 하루아침에 고치지 못한다. …… 내일부터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294)

 

  이 책은 한 마디로 고바토 조고로와 오사나이 유키의 소시민 되기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영악한 여우였던 소년 고바토 조고로와 고독한 늑대라고 할 수 있는 소녀 오사나이 유키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자신들의 내면을 숨기고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가기로 다짐한다. 오사나이는 숨고, 고바토는 웃음으로 얼버무리는 방법을 통해 소시민이 되겠다고 마음먹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적어도 두 사람에게는 말이다.

  책을 읽어보면 소시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매우 많았다. 적어도 그들이 소시민이 되려면 텔레비전에 출연해서도 안 되지만, 남의 업무를 방해해서 원망을 사서도 안 된다. 풀고 싶은 수수께끼나 흥미 있는 사건에 관심을 가져서도 안 되며, ‘고상하다와 같은 힌트가 될 만한 단어에 대해 꼼꼼히 파헤쳐 들어가서도 안 된다. 언제나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야 하며, 부조리를 흘려 넘겨야 한다. 억울함을 참아 낼 줄 알아야 하며, 자신의 감정을 하소연해서도 안 된다.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에게 복수심도 품지 말아야 하고, 그 누구에게도 원망 살 일을 하지 않으면서 규범을 저버리거나 어겨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갑갑함을 견디지 못해 튀는 일을 해서도 안 되며, 그저 현실에 만족한 채 눈에 띄지 않게 수수한 나날을 보내기를 하루하루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러고 보니 소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결국 고바토와 오사나이가 소시민으로 살아가기로 다짐한 것을 비웃듯 많은 일들이 두 사람 주위에서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이 소시민이 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고바토와 오사나이는 자신의 옛 습관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이런저런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의 일에 말려든다. 사람의 결심이나 일이라는 것이 언제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듯 말이다.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이란 상큼한 제목만큼 고바토와 오사나이, 그리고 정의로운 겐조가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귀엽고 재미있다. 무시무시한 살인사건이나 미궁에 빠진 불가사의한 일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소소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난다. 그것이 코코아를 맛있게 타는 방법이나 수수께끼를 내기 위해 고등학생이 그린 그림의 가치를 알아내는 등의 일일지라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세 사람의 모습만큼은 진지하고 흥미롭다. 이미 소시민이 되기는 물 건너갔지만. 이렇게 똑똑하고 순수하며, 친구들의 문제에 같이 고민하고, 봄철 한정으로 나오는 딸기 타르트를 먹을 생각에 두 눈을 반짝거리며 흥분하는 아이들이 과연 소시민이 될 수 있을까.

 

  소시민이 되고자 했던 고바토와 오사나이의 마음은 소중하다. 자신들의 재주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상처와 고통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부끄럽게 여길 줄 알았으니까. 아마도 두 사람은 소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소질이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잘못된 행동을 고치고 다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반성과 후회 없이 소시민처럼 살아가는 어른들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게 만든다. 고바토와 오사나이에게 소시민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도 나를 포함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 어려운 것을 잘도 해내고 살아간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혹시나 누군가의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를 빼앗아 가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약간은 용감한 소시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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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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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윤재가 세상을 만나는 통로 - 엄마와 할멈

 

언제나처럼, 무표정하게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 윤재는 자신의 눈앞에서 폭행당하는 사람을 보고도 감정의 기복이 없다. 그런 윤재를 지키기 위해 엄마는 사람들에게 반응할 수 있도록 감정교육을 시킨다. 웃어야 할 때, 찡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할 때, 고맙다고 해야 할 때 등등 말이다. 자신을 우리 예쁜 괴물이라 부르는 외할머니와 엄마는 윤재가 소통하는 유일한 세상이다. 사람들은 그를 괴물이라 부르고 손가락질 했지만, 윤재는 늙지 않는 뱀파이어와 거인 할머니틈에서 쑥쑥 잘 자라났다. 그랬던 윤재의 세상이 크리스마스이브 날,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처럼 한 순간에 모두 사라졌다. 이제 윤재가 스스로 세상과 소통할 차례이다.

 

2. 윤재가 만난 세상1 - 곤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를 사람들은 괴물이라고 부른다. 그런 윤재 옆에 또 다른 괴물이 찾아온다. 곤이. 혼수상태에 빠진 아줌마를 위해 아들 노릇을 한 것 뿐 인데 윤재 앞에 아줌마의 진짜 아들이 나타났다. 부모를 잃어버리고 보육원을 떠돌았던 곤이는 윤재가 자기 대신 아들 노릇을 한 것을 알게 되고 폭행을 가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윤재는 곤이의 공격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감정을 조절할 수 없는 곤이와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윤재는 마치 샴쌍둥이 같다. 둘은 반 친구들 몰래 친한 친구가 된다.

 

3. 또 다른 세상2 - 도라

 

육상선수를 꿈꾸는 소녀 도라는 윤재에게 꽃과 향기, 바람과 꿈을 알게 해주었다. 곤이와 정반대 지점에 서 있는 도라로 인해 윤재는 점점 자신의 변화를 인지해 간다. 빠르지는 않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달라져 가면서 윤재의 아몬드는 깨어나기 시작한다.

 

4. 세상과 또 다른 세상이 만나 변화를 꿈꾸기 시작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윤재는 곤이를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그것은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아무런 두려움도 아픔도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싶어 했던 곤이에게 윤재는 말했다. 그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윤재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몬드를 갖고 태어난 이유가 분명히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윤재와 곤이는 그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윤재의 아몬드가 자랄 수 있었던 것은 너무 감정이 풍부해서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곤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5. 감정 표현 불능시대, 진짜 감정을 배우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를 통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변명하기에 급급했던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영원히 그 상태로 머무는 것은 아니다. 윤재에게 반응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 엄마와 할멈처럼, 아픔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었던 곤이와 도라처럼 우리도 서로에게 사회를 깨우고 자각하게 만드는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던 촛불집회와 숨죽여 지켜보았던 세월호 사태, 대통령 탄핵 등 타인의 불행에 공감하고 그 아픔에 대하여 함께 애도하고 바꿔 나가려는 노력 속에서 조금씩 깨어나는 우리의 아몬드를 발견하게 된다.

 

6. 속도감과 흡인력 있는 문장, 구성 및 내용

 

작품의 첫 장을 넘기고 나서 끝까지 다 읽고 말았다. 그만큼 문장과 구성, 내용면에서 속도감 있고, 흡인력도 뛰어나다. 청소년 소설이라서 그런지 끝부분이 여운을 남긴 채 해피엔딩을 암시하고 있는데, 그것은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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