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1. 윤재가 세상을 만나는 통로 - 엄마와 할멈

 

언제나처럼, 무표정하게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 윤재는 자신의 눈앞에서 폭행당하는 사람을 보고도 감정의 기복이 없다. 그런 윤재를 지키기 위해 엄마는 사람들에게 반응할 수 있도록 감정교육을 시킨다. 웃어야 할 때, 찡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할 때, 고맙다고 해야 할 때 등등 말이다. 자신을 우리 예쁜 괴물이라 부르는 외할머니와 엄마는 윤재가 소통하는 유일한 세상이다. 사람들은 그를 괴물이라 부르고 손가락질 했지만, 윤재는 늙지 않는 뱀파이어와 거인 할머니틈에서 쑥쑥 잘 자라났다. 그랬던 윤재의 세상이 크리스마스이브 날,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처럼 한 순간에 모두 사라졌다. 이제 윤재가 스스로 세상과 소통할 차례이다.

 

2. 윤재가 만난 세상1 - 곤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를 사람들은 괴물이라고 부른다. 그런 윤재 옆에 또 다른 괴물이 찾아온다. 곤이. 혼수상태에 빠진 아줌마를 위해 아들 노릇을 한 것 뿐 인데 윤재 앞에 아줌마의 진짜 아들이 나타났다. 부모를 잃어버리고 보육원을 떠돌았던 곤이는 윤재가 자기 대신 아들 노릇을 한 것을 알게 되고 폭행을 가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윤재는 곤이의 공격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감정을 조절할 수 없는 곤이와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윤재는 마치 샴쌍둥이 같다. 둘은 반 친구들 몰래 친한 친구가 된다.

 

3. 또 다른 세상2 - 도라

 

육상선수를 꿈꾸는 소녀 도라는 윤재에게 꽃과 향기, 바람과 꿈을 알게 해주었다. 곤이와 정반대 지점에 서 있는 도라로 인해 윤재는 점점 자신의 변화를 인지해 간다. 빠르지는 않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달라져 가면서 윤재의 아몬드는 깨어나기 시작한다.

 

4. 세상과 또 다른 세상이 만나 변화를 꿈꾸기 시작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윤재는 곤이를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그것은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아무런 두려움도 아픔도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싶어 했던 곤이에게 윤재는 말했다. 그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윤재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몬드를 갖고 태어난 이유가 분명히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윤재와 곤이는 그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윤재의 아몬드가 자랄 수 있었던 것은 너무 감정이 풍부해서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곤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5. 감정 표현 불능시대, 진짜 감정을 배우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를 통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변명하기에 급급했던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영원히 그 상태로 머무는 것은 아니다. 윤재에게 반응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 엄마와 할멈처럼, 아픔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었던 곤이와 도라처럼 우리도 서로에게 사회를 깨우고 자각하게 만드는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던 촛불집회와 숨죽여 지켜보았던 세월호 사태, 대통령 탄핵 등 타인의 불행에 공감하고 그 아픔에 대하여 함께 애도하고 바꿔 나가려는 노력 속에서 조금씩 깨어나는 우리의 아몬드를 발견하게 된다.

 

6. 속도감과 흡인력 있는 문장, 구성 및 내용

 

작품의 첫 장을 넘기고 나서 끝까지 다 읽고 말았다. 그만큼 문장과 구성, 내용면에서 속도감 있고, 흡인력도 뛰어나다. 청소년 소설이라서 그런지 끝부분이 여운을 남긴 채 해피엔딩을 암시하고 있는데, 그것은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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