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마스다미리 베스트 5종 세트 (文庫) - す-ちゃんの決心
益田 ミリ / 幻冬舍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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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팍팍한 일상에서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읽는다는 것은

마스다 미리의 <아무래도 싫은 사람> ·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팍팍한 일상에서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읽는다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위로해 줄줄 안다는 것이다. 해결책을 제시해주거나 큰 기쁨과 위로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타자의 눈으로 자신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우리 모두 고민과 한숨 속에 눈물 흘리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해 단 10분만이라도 생각하고 돌아보게 된다면 현재보다 훨씬 더 힘을 내며 살 수 있으니까 말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진 임원이 있었다. 그 사람은 자신의 사적인 시간까지 쏟아 부우며 많은 일을 감당했고, 희생했으며, 주위 사람들이 그런 자신을 인정해 주고 따라와 주길 원했다. 그러나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지쳐갔고, 상처받았다. 그 사람의 뜨거운 열정이 나를 포함하여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까맣게 태우고 있었다. 마음이 까맣게 타버린 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갔다. 끝까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던 나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그곳을 나왔다. 그 시절 나와 다수의 사람들은 한 사람 때문에 참 많이 힘들었다. 시간이 더 흐른 뒤 그 사람도 다른 곳으로 떠났다. 자신의 열정을 알아주지 않고 사사건건 부딪치게 된다는 새 사람이 들어오면서 말이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싫은 사람이야. 싫다는 건, 그것을 보거나 듣거나 상대하는 것이 불쾌하다. …… 이것은 무척이나 사소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소한 것도 계속 쌓이다보면 묵직해집니다.        

                                                                                                                           -<아무래도 싫은 사람> -

 살면서 나를 좋아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만 만나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철저하게 무시당하며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공허감에 빠지게 만드는 사람과 거의 매일 만나야 한다면 얼마나 괴로운 삶인가. 수짱의 말대로 싫은 사람들 때문에 자신이 싫어지고 자괴감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에 그곳에서 그와 함께 해결해 나갈 방법을 찾지 못했다면 자기 자신부터 살릴 수 있는 길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것도 여의치 않는 사람이라면 어쩌면 좋을까.

 

싫어하는 사람의 장점을 찾기도 하고 싫어하는 사람을 좋아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그러다 그것이 안 되면 자신이 나쁜 사람 같아서 다시 괴로워져. 도망갈 곳이 없다면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

                                                                                                                                                                                                  - <아무래도 싫은 사람> -

 

 앞으로 내 인생은 어떻게 될까, 아니 앞으로 무엇을 하며 먹고 살아야할까 고민한 적이 있었다. 막연히 10년 뒤, 20년 뒤를 생각하며 경제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안정되지 못하고 힘든 삶을 살게 되면 어떻게 하지 걱정하면서 힘들어 했는데 그 주 예배 때 목사님이 이런 설교를 했다. “여러분들 미래가 두렵고,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되죠? 저도 걱정됩니다. 그러나 미래의 내가 더 잘 살기 원한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세요. 열심히 하고 있다면 더 열심히 하세요.” 우리는 막연한 미래를 걱정하느라 지금 현재의 삶과, 내 옆에 있는 좋은 것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누리지 못할 때가 많다.

미래의 일을 꿈꾸는 건 자유지만 지금 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어. 미래의 자신이 진짜고, 지금은 임시라고 생각하는 거네. 지금 이곳에 있는 나는 진짜? 진짜의 나와 진짜가 아닌 나. 그게 뭐야.

                                                                                                                                                                                    -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

 

 나는 간사하게도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마음이 편해졌다. 마치 대학입시를 놓고 다 같이 고민했던 고3때처럼 말이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하는 고민이라는 것이 위로가 되었다. 내 자신이 이렇게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이 싫지 않았다.

 

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 사람은, 변하는 것이 가능할까? 지금 이대로의 모습도 싫지만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다. 변하고 싶다. 나는 지금의 내가 변했으면 한다. 어떤 식으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

 

  내가 점점 변하든 그렇지 않든, 기도를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일을 하고, 잘 웃고, 잘못했을 때 사과하고, 맛있는 음식을 보면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사주고 싶은 나만의 좋은 모습들은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다른 누군가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건, 기분 좋아. ‘라서 좋아. 나라서 좋다고 할까. 나도 나쁘지 않다는 느낌.

                                                                                                                                                                                    -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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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성석제 지음 / 창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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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죽지 않았을것이다.
슬프다.
사라지지 말아요.
우리 시대의 투명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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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책과 관련된 나의 역사를 뒤돌아볼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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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8주년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축하드립니다. 계속 번창하고 최고의 알라딘이 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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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어른 - 김지은 평론집
김지은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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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알···(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다. 저번 주에도 다섯 남자의 수다가 이어졌는데, 그중에서 소설가 김영하씨가 했던 말이 마음에 남았다. 요약하면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가 많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그것을 읽고 공감하면서 그들도 인격을 가진 존재라는 인식이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그만큼 세상은 진화했고, 어린이들의 세상은 넓어졌다.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그래서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좋은 동화와 안내서가 필요하다. 김지은의 <거짓말하는 어른>은 동화에 대한 평론집이다. 동화라 할지라도 평론이란 선입견 때문에 전체적으로 읽기에 딱딱할 줄 알았는데 재미있게 술술 잘도 읽혔다. 책을 읽다가 내가 읽었던 동화에 대한 평이 나오면 나와 다른 저자의 관점에 대해 새로운 눈으로 바라 볼 수 있었고, 같은 생각을 한 경우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나홀로 책을 가운데 놓고 저자와 대화를 나누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은 ‘1부재 _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2목소리_ 나에게 말을 걸어준 동화/ 3_ 책을 넘어서 사람을 향해로 이루어져 있다. 주제에 따라 소개되는 동화의 평론을 읽다보면 동화를 쓴 작가와 주인공들, 그리고 이 책 저자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동안 둔해져 있던 어른들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 작가는 책머리에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어린이에게 좋은 세계는 어른이 얼마쯤 눈길과 손길을 거두어도 편안하게 놀 수 있고 이것저것 마음껏 해 볼 수 있는 세계다. 그런 세계에서 어린이는 우리끼리 해봤는데 재미있는 걸.’ ‘조금만 더 하면 어른들이 만든 것보다 더 멋지게 되겠다.’ 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밝은 기운을 모은다. 좋은 아동문학에는 어른 문지기가 없다. 어린이들의 시끌벅적한 목소리가 가득하다. (5p)

 

  많은 사람들의 경우 청소년 시기에 부모님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집을 비우던 날, 친구들을 불러 밤새 놀았던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나또한 떡볶이나 라면을 만들어서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며, 밤새도록 만화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경험이 있다. 그때 친구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모아서 책으로 만든다면 몇 권의 책이 나올지 모른다. 어른이 된 지금도 그때 느꼈던 묘한 해방감은 잊을 수가 없다. 어른들이 부재한 작은 공간에서 느꼈던 자유는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는 우리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신비한 여행 같았다. 그래서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갔다.

 

  누구보다도 어린이들은 자기만의 꿈을 꾸고 그것을 마음껏 상상해 나갈 권리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언제부터인가 꿈을 저당 잡히고, 시간이라는 굴레 안에 갇혀 쳇바퀴 도는 일만 반복한다. 자기들만의 공간, 시간, 우정, 놀이까지 빼앗긴 어린이들에게 가난이 더해지면 그들은 책과 더욱 멀어진다. 요즘 얼마나 되는 어린이들이 오로지 순전한 재미를 느끼기 위해 책을 읽을지 의문이 든다. 슬프게도 많은 어린이들은 시험이나 숙제, 논술과 관련되지 않으면 책 읽을 권리마저 빼앗기고 만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이 평론집은 어른들, 특히 학부모나 선생님들에게 함께 일독할 것을 권하고 싶다.

 

  어린이들이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때 그들은 매일 밤 부모들에게 책을 읽어 달라고 조르고 떼를 썼다. 문자를 알기도 전 그들은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껏 상상하고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갔다. 자기만의 세계를 상상하며 잠자리에 들었던 아이들은 꿈속에서 분명 행복했을 것이다.(때론 늑대, 사자와 싸웠을지도 모르지만.)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마음껏 동화를 읽고 자신들의 세상을 말할 수 있도록 책 읽을 권리를 찾아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동화들이 많이 나와 있고, 지금도 창작되고 있다. 그 속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잠시 길을 잃었다면 이 책에 소개된 동화들을 길잡이 삼아 다시 읽기를 시작하면 될 것이다.

 

외톨이에 말더듬이인 주인공 두덕씨는 마을 사람들이 멍청이라고 놀리는데도 탐정의 길에 뛰어든다. ‘잘되리란 보장은 없지만 포기하는 것보다 백번 낫다는 게 그의 각오다.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은 행동에 날개를 달아준다. 자유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나는 하고 싶은 것을 벌써 하고 있고, 또 지금도 내가 참 재미있다는 마음이야말로 앞으로 더 재미있는 일에 뛰어들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명탐절 두덕씨, 67p>

 

  중학교 수학시간, 교과서 밑에 내가 좋아했던 소설책을 깔아놓고 몰래몰래 읽으며 즐거워했던 일이 생각난다. 선생님에게는 조금 죄송했지만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 짜릿한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고 경험하는 나와 같은 어린이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선생님께 들켜 혼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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