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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누구야? - 미국에서 내 아이 당당한 한국인으로 키우기
한윤정.신동혁 지음 / 푸른향기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한국에서 해외영업부장으로 근무하다 미국 본부장으로 발령을 받은 남편을 따라
고만고만한 아이 셋을 데리고 4년 전에 미국 시카고로 이민 간 친구가 있다.
이민갈 당시 큰 아이가 6학년, 둘째가 4학년, 막내는 1학년이었다.
친구 가족의 급작스런 미국행에 남은 친구들은 우려의 눈길을 보냈다.
갑자기 변한 환경과 낯선 문화에 아이들이 잘 적응할지, 굳어진 혀로 의사소통은 제대로 할지 걱정되었다.
하지만 친구의 가족은 우리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편지를 이따금 보내왔고
4년이 지난 최근에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친구의 표현에 의하면 세 아이 모두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뿐만 아니라
7학년인 둘째 딸아이는 미국 친구들에게 한글을 가르친다고 한다.
고등학생이 된 큰아이는 청소년심포니에서 활동하고 있고,
학교에서 Marching Band 활동을 하며,
풋볼 시즌에는 주 3회 방과후에 연습하고,
학교 행사 때에는 두 아들이 맡아놓고 태권도 격파 시범을 보인다며 자랑이다.
연주 연습과 운동 연습 등의 과외활동을 하느라 세 아이 모두 11시가 넘어서 집에 오는데,
학교 공부와 학원 수업 때문에 밤 늦게 집에 오는 우리 아이들과 대조를 보인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친구 가족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엄마, 난 누구야?]를 꼭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서 친구에게 메일로 이 책을 소개했다.
책에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부부가 아이를 낳아 키운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미국학교 생활과 교육현장, 아이의 따뜻한 마음과 가족이야기,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이민생활의 외로움 등은 친구에게 받은 편지의 내용과 너무나 흡사했다.
친구의 편지에서도 종종 느끼지만, 미국의 저력은 참교육현장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저들의 자유로운 교육현장, 책임감과 통찰, 논리적 사고를 길러주는 교육방법은 탐이 난다.
동혁이가 훌륭하게 자란데에는 미국식의 창의적인 교육과 어머니 한윤정씨의 노력이 잘 어우러진 결과 같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바쁘면 엄마도 덩달아 바쁘다고 한다.
아이들의 스케즐에 따라 엄마도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동혁이의 엄마는 집에서 살림만하는 엄마가 아니다.
그녀는 버지니아 주의 노폭주립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했고,
복지단체에서 위탁가정, 위탁아동을 위한 일을 했고,
시 교육청의 학생복지원으로 초중고생들의 사회복지와 안전을 보호하는 일을 했으며,
버지니아 주 뉴폿뉴스 시의 페닌슐라하나로 한국학교에서 교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런 바쁜 와중에 동혁이에게 고국의 말과 글, 예절과 음식을 가르치고,
아이의 꿈을 함께 키워주며 꿈이 영글도록 도와준 것이다.
한윤정씨는 자식을 하버드에 보낸 똑똑한 엄마가 아니라고 자신을 소개하지만,
내가 볼 때 그녀는 자식을 하버드에 보낸 엄마보다 더 지헤로우며 똑똑한 어머니가 틀림없다.
그녀의 이름은,
참 교육이 무엇인지 알며 이를 실천하는 교육자,
아이와 가족과 이웃의 마음을 읽을 줄 알며 사랑으로 대하는 엄마,
삶의 현장에서 소리없이 애국하는 애국자이다.
자녀를 동반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이다.
하지만 굳이 미국 유학이나 이민이 아니더라도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서평을 쓰는 동안 동혁이와 동혁이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행복하고 고마운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