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이정표 도난사건
이세벽 지음 / 굿북(GoodBook)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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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성서는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고 기록하고 있고, 키르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을 '절망'이라고 말했다.

꿈과 희망이 없는 사람들은 망망대해에서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배와 같다.

그러나 꿈과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가야할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다.

꿈이 있는 사람들은 꿈이 이끄는 대로 나아간다. 꿈이 인생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하철역 이정표 도난사건]은 꿈과 희망을 돈과 권력으로 맞바꾼 사람들을 경고하는 책이다.

어느 날 지하철역의 이정표가 모두 사라지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만약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우왕좌왕하는 사람들로 지하철역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초등학생 때 여러 갈래로 난 좁은 골목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다.

사방으로 뻗은 골목길을 몇 시간 동안 걸었으나  큰길로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계속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바람에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밝은 대낮 지상에서 길을 잃어도 두려운데 지하철역의 이정표가 모두 사라졌을 때의 혼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일 것이다.

이정표 없는 지하철역은 내려야 할 곳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과 목적지를 잃은 사람들로 극심한 혼란과 무질서가 예상된다.

 

이정표가 사라졌다는 것은 물질만능주의와 거대 권력으로 인해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우리사회를 대변한다.

무소불위의 권력가 황금쥐의 비이성적인 식탐으로 지하철역 이정표 도난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는 어린 철수다.

한 사람의 비이성적인 탐욕이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다수 국민이 겪어야 하는 불편과 그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지하세계 건설로 합리화하는

기업의 총수와 절대권력에 아부하는 세력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그러나 작가는 고맙게도 우체통을 등장시켜 독자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선사한다.

 

엄마를 잃어버린 철수는 동대문운동장역에서 7년째 엄마를 기다린다.

지하철역에서 노숙자로 살아가는 철수에게 엄마는 '희망'이다.

현실은 희망으로부터 철수를 점점 멀어지게 하지만 엄마를 찾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철수에게 있어서 꿈은 자신을 지켜주는 보호막이며 그가 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이정표와 같다.

어린 몸으로 노숙자생활을 견딘 것이나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의젓함,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시종일관 보여준 것은

'엄마'라는 희망의 끈을 끝까지 놓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철수와 부장판사 그리고 황금쥐를 통해 희망과 인간의 본성, 인생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하철역의 이정표가 모두 사라진 날

황금그룹의 스카웃 제의를 거절한 부장판사가 이정표 없는 지하철역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엄마를 잃은 철수와 만난다.

이정표 훔치는 장면을 목격한 철수가 붉은고양이들에게 쫓기다 길을 잃은 부장판사를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은 출구를 찾아 헤매다가 달의 문을 통과해 다른 차원으로 가게 된다.

그곳은 비록 가동을 멈추었지만 사람들에게 희망을 퍼뜨리는 꿈과 희망의 발전소가 있는 곳이다.

지하를 통해 차원 너머에 꿈과 희망의 발전소가 있다는 것은

희망은 우리 가까이에 있으며, 절망 바로 곁에 있으며, 깜깜하고 어두운 지하에도 존재하는 것이며,

찾아나서는 사람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암시해준다.

또한 꿈과 희망의 발전소로 가도록 알려주는 우체통을 만난 것은

아무리 막막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사회를 밝히는 등불 같은 존재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엄마를 찾아야 하는 철수와 가족을 만나야 하는 부장판사는 공통의 목적을 소유하게 되지만,

철수가 황금그룹 총수의 손자라는 것을 알고 부장판사의 태도가 돌변한다.

우리는 정의롭고 정직한 부장판사의 돌변한 태도에서 인간의 내재된 욕망과 속물 근성과 직면하게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심이며 자연스런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자아가 누르고 조절하며 다스리는 것이지 모든 사람들 마음 속엔 속물 근성과 욕망이 어느 정도는 있는 것이다.

제왕적 자본주의를 꿈꾸며 전국민을 시민노동자로 만들려는 황금쥐의 청사진 또한 인간의 지칠 줄 모르는 욕망을 잘 보여준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상대를 제치고 짓밟고 누를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라 하더라도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인생은 그리 향기롭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더디더라도, 설령 어리석다는 조롱을 받더라도 정도를 걷는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자명하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니 방향을 제대로 잡으면 속도에서도 그리 뒤쳐지지 않는다.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지하철역 이정표 도난사건]은

절망의 깊숙한 곳에 묻힌 희망을 건져내어 묵은 먼지를 탈탈 털어내고,

욕망의 노예가 되어 소중한 것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자신의 가고 있는 방향을 점검하여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면 과감하게 선회하기를

'이정표'를 빌어 이야기한다.

당신의 이정표는 안전한가? 그리고 신뢰할만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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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 현대 미술의 혁명 마로니에북스 Art Book 13
마틸데 바티스티니 지음, 박나래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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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창시절에 미술시간은 거의 공포의 시간이었다.

정물화나 데생, 가끔 야외에 나가서 그리는 풍경화나 스케치, 포스터 등 미술 실기 전체가 공포의 대상이었다.

친구들은 척 보고 쓱쓱 잘도 그리는데 나는 그렸다 지우고, 다시 그렸다 또 지우고,

결국 아무것도 그리지 못하거나 남 앞에 내밀기 부끄러운, 차마 그림이라고 말하기 낯 뜨거운 그림을 그리곤 했다.

이런 나를 위해 친한 친구는 재빨리 그림을 그려 건네주고 자기 그림을 그리곤 했다.

그림을 잘 그리던 친구는 당시 나의 우상이었다.

그 친구는 지금 어디서 살고 있는지.

이런 공포를 되물림하지 않기 위해 아이들에게 미술교육을 일찌감치 시켰다.

그 때문인지 작은아이는 초등학생 때부터 중3인 지금까지 미술상을 거르지 않고 해마다 타와 나를 흐믓하게 해준다.

 

그림엔 영 소질이 없지만 화가에겐 관심이 많아 마로니에북스의 아트북 시리즈를 다섯 권째 읽고 있다.

아트북 시리즈는 여러 화가들의 다양하고 자유분방한 삶과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예술사조를 엿볼 수 있어 흠미롭다.

이번에 만난 화가는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로 빈센트 반 고흐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화가다.

 

피카소는 미술사상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화가다.

"나는 찾지 않는다. 발견할 뿐이다."라는 자신의 말을 증명하듯

전통적인 기법과 혁신적인 새로운 기법을 동시에 사용하여 형태를 단순화 함으로 비범한 진화능력을 보여준다.

형태의 단순화는 입체주의를 창시하도록 이끌어 브라크와 공동작업으로 입체주의 미술 양식을 창안하게 한다.

<아비뇽의 처녀들>은 입체주의의 대표적 실험작으로 혁식적인 외형 묘사의 대담함과 차별화된 기법으로

20세기 초반의 장엄한 걸작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피카소는 회화적 전통을 깊이 분석, 대조하여 새로운 길로 나아가려는 혁신적인 예술가다.

현대 미술에서의 혁신, 입체주의에서 초현실주의 등 현대 추상미술 분야에서 피카소가 미친 영향은 크다.

 


피카소는 스페인 말라가에서 태어나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는 화가이자 미술학교의 소묘 교사였다.

비둘기를 즐겨 그렸던 피카소의 아버지는 어린 아들의 비둘기 그림을 보고 더 이상 붓을 들지 않았다고 한다.

피카소는 젊었을 때부터 숙련된 회화의 거장들보다도 자신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자각과 독립심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을 '모사가'가 아닌, 과거의 다양한 기법과 그것에 스며 있는 정신을 대변하는 천재라고 생각했다.

이런 자신감은,

아버지가 교사로 재직한 미술학교에 입학하여

1학년 때에는 마치 다른 학생을 지도하는 소묘 교사 같았고,

2학년 때에는 불손하지만 천부적인 비범함을 지닌 학생이었고,

12살에 라파엘로처럼 그림을 그렸고,

14살에는 한 달 걸리는 그림을 단 하루만에 그렸고,

16살에는 모든 미술 콩쿠르를 석권할 정도의 실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피카소도 초급학교에서는 읽기와 쓰기를 어려워해 졸업이 어려울 정도로 학습능력이 저조했고,

학교 생활과 규칙에 적응을 못해 바르셀로나의 미술학교와 마드리드의 왕립미술학교를 중도에 그만둔다.

피카소가 학업까지 우수했더라면 덜 인간적이었을텐데 그의 부진한 학습이 그림을 못그리는 내게 위안을 준다.

몇 번의 결혼과 거듭되는 동거 등 여성 편력이 심했던 것은

단체 생활의 엄격한 규칙을 못견뎌했던 자유로운 성격에서 기인한 것 같다.

천재와 예술가적 기질이 농후했던 피카소의 괴팍하고 거침없는 화가였으며,

자신의 삶과 작품을 통해 언제나 대중과 비평가의 예상을 깨뜨린 인물이다.

피카소의 용기와 실험정신, 도전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이런 과감함과 혁명적인 시도가 피카소를 피카소로 만든 것이고 거장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파리의 화려함 이면에 가려진 빈곤과 비참함,

절친한 친구 카사헤마스의 비극적인 자살에서 영향을 받아 ' 청색 시기'가 시작된다.

"청색은 애수와 비탄에 대한 표현을 넘어서서 에로틱하고 신성한 영역을 연결하는 상징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이후 몽마르트르에서 연애를 하면서 그림의 색조가 청색에서 장밋빛 시기로 바뀌면서 미학적인 방향으로 향한다.

장밋빛 시기의 그림은 밝은 색채와 서커스 주제, 다채로우면서도 애수있는 분위기를 풍긴다.

피카소 말년의 창작 시기 특징은 마지막을 불태우고자하는 맹렬한 창조력이다.

이 시기에 정치적인 열의가 증대되어 한국 전쟁을 반대하는 입장을 호소하기도 했던 피카소는 1973년 91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겉으로 보이는 사물의 형태에 얽매이지 않고 기형적 인물들을 묘사해 독특함과 유쾌함을 주는 파블로 피카소는

현대 미술의 혁신을 창조한 천재 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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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영향력 - 선한 영향력으로 자녀를 큰 사람 만든 아버지들의 이야기
보던 북스 지음, 김한성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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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들은대로 자라는 게 아니라 본대로 자란다는 말이 있다.

이는 부모의 삶보다 더 실제적인 자녀교육은 없으며,

자녀에게 미치는 부모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이르는 말이다.

내 모습 여기저기에 나의 부모님의 모습이 있고 내 아이들의 행동 속에 내가 담겨 있는 것을 보면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도 함부로 해서는 안될 일이다.

문제는 그것을 자주 잊는다는 것, 이 정도쯤이야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데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우리가 방심할 때에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 행동 하나도 은연중에 따라한다.

깊게 한숨 쉬는 아이에게 놀라 왜 한숨을 쉬냐고 물었더니 엄마한테 배웠다고 해서 그 뒤로 주의하고 있다.

한숨 쉬는 걸 가르친 적이 없는데 나한테 배웠다고 한다.

부모 노릇하기 어렵다.

 

[아버지의 영향력]은 자녀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 믿음의 아버지 40여 명을 모아놓은 책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아버지들은 삶으로 자녀들을 가르친 아버지들이다.

아버지의 영향력으로 자녀들은 세상을 변화시킨 각 분야의 지도자가 되어 다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아버지의 영향력]이 소개하는 아버지들은

세계적인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의 아버지,

종교계의 리더들을 키운 아버지,

비즈니스를 이끄는 경제계의 리더들로 키운 아버지,

세계를 변화시킨 학자들의 아버지,

스포츠계의 영향력 있는 리더로 키운 아버지,

문화를 이끄는 리더들의 아버지,

역사에 획을 그은 위대한 정치가로 키운 아버지들로 이 시대 아버지 역할의 롤 모델이 되어준다.

세계적인 리더의 아버지들은 결코 완벽한 아버지들이 아니다.

다만 아버지의 사명을 한시도 잊지 않고 청지기적인 자녀 교육을 실천하며

자녀를 격려하고 지지하고 사랑하며 아버지의 자리를 지킨 아버지들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들도 우리처럼 부족한 아버지였기에 우리도 자녀들에게 좋은 영향역을 끼치는 아버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모두 좋은 아버지가 되기를 희망하고,

자녀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아버지가 되고 싶고,

자녀에게 존경받는 아버지가 되기를 원하고,

자녀가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리더가 되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이 시대의 아버지는 권위와 권리는 옅어지고 의무와 책임만 무겁게 짐지워진 형세다.

게다가 대부분 가정의 자녀교육이 어머니 몫이되어 아버지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리지도 않는다.

 

예전 우리 조상들의 자녀교육은 전적으로 아버지 몫이었다.

아버지에게 직접 예절을 배우고, 시문을 배우고, 충효를 익히고, 아버지가 정해주는 순서에 따라 책을 읽고,

아버지가 붙여준 스승의 문하생이 되어야 했다.

아버지가 자녀를 직접 가르칠 때 아버지의 권위와 위상은 대단했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두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시집간 딸에게는 아내의 치마폭에다 시와 그림을 그려 편지를 써보냈다.

다산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무슨 공부를 해야 하며, 

생계를 꾸리는 법과 친구를 사귀는 방법 등을 편지로 자상하게 일러주는 따스한 아버지였다.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인물의 아버지들이 자녀에게 가르친 것은 일상적이고 사소한 것들이다.

자녀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극대화시켜주거나,

작은 재능을 발견하고 칭찬과 독려로 키워주거나,

방황하는 자녀를 끝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주거나,

자녀를 위해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하거나,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법과 검소와 근면을 가르쳤다.

이들은 강요없이 삶으로 가르치는 모범을 보였다.

그랬기에 한결같이 자녀들의 존경을 받았고, 자녀들을 여러 분야의 비범한 인물로 키워냈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어간 사람들을 탄생하게 했다.

 

나는 어떤 아버지인가?

내 자녀는 나에게 어떤 영향력을 받고 있는가?

나는 과연 자녀들에게 존경받고 있는가?

이 물음을 외면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만나
자녀들이 본대로 자란다는 진실을, 삶으로 가르친 것만 남는다는 진리를 확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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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리고 꽃들의 자살 - 동심으로의 초대 어른을 위한 동화
이세벽 지음, 홍원표 그림 / 굿북(GoodBook)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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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하고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던 지난 주말 아침에 [사랑 그리고 꽃들의 자살]의 서평을 쓰려다 실패했다.

토요일 아침은 검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어 아침부터 어두컴컴한 음울한 날씨를 보였다.

하늘은 먹구름으로 뒤덮여 금방이라도 빗방울을 흩뿌릴 것 같았다.

하늘과 마음이 온통 음울한 날 서평을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도저히 쓸 수 없어 포기하고 말았다.

 

[사랑 그리고 곷들의 자살]은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저자 이세벽은 오랜 세월 서로를 의지하며 하늘로 자라서 등꽃을 피우고 끝내는 몸이 붙어서 하나가 된 등나무를 보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혼자서는 하늘을 향해 일어 설 수 없고 혼자서는 꽃을 피울 수 없는 등나무는

예로부터 소원해진 연인과 부부관계를 회복하는데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아주 작고 여린 풀잎이 자라서 등나무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사랑과 인생의 참 의미를 되새겨보는 책이다.

저자의 바람대로 부디 이 글로 인해 사랑을 회복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사랑으로 충만한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아무도 돌봐주는 이 없는 작고 여린 풀잎은 주변의 억센 풀들 사이에서 햇볕을 쪼이기 위해 풀들과 싸워야 한다.

하지만 여린 새싹은 억센 풀들과 싸우기에는 너무나 허약한 존재이다.

여린 풀잎은 햇볕을 쬐면 타서 죽을 것만 같은 두려움과 혼자라는 외로움에 시달린다.

풀도 아니고 나무도 아닌 그저 새싹에 불과한 여린 풀잎은 주변의 풀이나 나무와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다.

위로 자라지 못하고 옆으로만 자라는 자신의 모습에 수치스러움을 느낀다.

그때 어디선가 고요히 들려오는 음성을 듣고 자신이 태어난 의미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사색적인 사람이 되게 해준다. 여행을 통해 훌쩍 철들었던 경험이 한 두번쯤 있을 것이다.

특히 홀로 떠나는 여행이 그렇다.

홀로 떠나는 여행은 인생에 대해 숙고하고 자신의 삶을 객관화 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모두 다르게 태어나 다른 방식으로 다른 것들을 추구하며 다르게 살아간다.

저마다 다른 이상을 가지고 다른 꿈을 꾸며, 다른 시련을 겪으며, 다른 슬픔을 맛보며, 다른 이별을 경험하며,

각자 생의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산다.

 

[사랑 그리고 꽃들의 자살]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여행 중이던 등나무는 자신과 똑같은 등나무를 만나 사랑을 나눈다.

사랑은 요술장이다.

사랑은 순식간에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내가 숨쉬며 살아 있다는 사실이 고맙고,

내 생을 의미있게 해주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샘솟게 한다.

두 등나무는 서로를 껴안고 하나가 되자 마침내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기 시작한다.

서로를 껴안은 채 굵고 튼튼해진 등나무는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등꽃을 주렁주렁 피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을 얽매이게 한 상대를 불평하고 둘 사이에 금이 가고 마침내 이별까지 생각한다.

두 등나무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잊은 것이다.

 

우리도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잊을 때가 있다.

생의 의미를 수시로 되새기지 않으면 그것이 희미해지거나 빛바랠 수 있다.

대다수 국민이 슬픔에 잠긴 이때 각자 삶의 의미를 선명하게 덧칠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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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불확실하나 하나님은 확실합니다
김진수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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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성경에 보면 달란트 비유가 나온다.

한 달란트 받은자와 두 달란트 받은 자, 그리고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이 등장하는 이야기다.

이 중 한 달란트 받은 자를 제외한 두 사람은 성실히 일해서 배에 달하는 이익을 남겨 주인의 칭찬을 듣는다.

주인은 두 사람에게 훗날 더 큰일을 맡기겠다고 약속 한다.

작은 일에 충실했을 때 큰 일을 맡게 된다는 이 이야기는 맡겨진 일에 대한 성실한 자세와 주인에 대한 순종을 교훈한다.

 

[인생은 불확실하나 하나님은 확실합니다]의 저자 김진수 장로님은 맡겨진 모든 일을 성실과 열심으로 일관하고

삶속에서 말씀을 실천하는 진정한 크리스천이다.

김진수 장로님은 미국 뉴저지에서 홀로 ‘이미지솔루션’(Image Solutions Inc., ISI)을 창업해

현재 450명이 넘는 직원과 200여 명이 근무하는 중국지사를 둔 성공 신화의 주인공으로

미국 스미스소니언 협회로부터 ‘기술혁신상’을 수상하고,

비전, 리더십, 성취도 및 도전정신 등을 고려하여 창업정신이 강한 기업인을 선정하여 주는

‘언스트앤영(Ernst & Young)상’을 수상한 기업인이다.

지금 그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 나오는 레벨 5의 리더를 꿈꾸며,

미국의 이민 2세들에게 비즈니스 분야의 롤 모델이 되는 꿈을 꾸고 있으나 내가 보기엔 이미 절반은 이룬 것 같다.

이민 2세들뿐 아니라 이민 1세들에게 비지니스 분야의 롤 모델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선한 영향력은 머나먼 고국의 독자들에게도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의 화려한 수상경력이나 도미 유학등의 이력, 그리고 사업  성공을 보면 좋은 환경과 부유한 가정을 떠올릴 법도 하다.

그러나 저자는 부유한 가정이나 좋은 환경과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는 한미디로 개척자이다.

자신의 환경을 뛰어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하나하나 개척해 나간 인물이다.

강원도 삼척에서 가난한 농부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중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그의 아버지는 땅을 팔아야 했고

일반고등학교보다 등록금이 적은 삼척공업고등전문학교의 전기과에 진학할 정도로 가정은 어려웠다.

학창시절에는 평균보다 낮은 지능지수의 학생이었으며 보바대학 총장으로 불릴만큼 내성적이고 소심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가난이나 한계, 소심한 성격 같은 것들은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그것을 발판 삼아 때로는 스승 삼아, 때로는 이유 삼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더 간절히 엎드렸다. 

 

[인생은 불확실하나 하나님은 확실합니다]가 내게 준 교훈과 도전은 너무 많다.

우선,

저자는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꿈을 잉태하여 그 꿈의 실현을 위해 전심전력한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뜻을 어겨가며 일반대학의 편입을 원한 것,

한국전력 입사에 만족하지 않고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로 결심한 것,

대학 졸업 후 대학교수의 꿈을 안고 독서실에서 대학원 진학준비에 전력한 것,

해외기술 연수를 통한 미국 유학의 꿈을 키운 것,

미국의 첫직장에서 창업의 꿈을 가진 것까지 그의 꿈은 단계를 높여가며 나날이 진화했다.

이정도면 됐다, 하고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열정적으로 노력하고 모습은

포기를 밥먹듯이 하여 마냥 제자리 걸음인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또 하나는,

부를 축적하기 위한 성공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돈을 목표로한 성공이었다면 정직한 납세와 이윤의 10% 기부원칙을 실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밖으로 사회환원을 하고  안으로는 참경영인다운 경영마인드를 소유한 저자는 모든 경영인들의 모범이며

모든 직장인들의 선망의 대상이 아닐까 한다.

직원들과의 일대일 면담과 직원을 위한 중보기도는 직원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사장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직원, 직원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사장, 그들이 멋지고 부럽다.

또한 직원의 불평도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겸손함에서,

고객방문을 통해 진정한 파트너십을 형성해가는 것을 보면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 임금을 40% 삭감하는 희생을 보면서,
"NO!" 라는 말 대신에 "Yes, but"으로 의견을 발표하는 토론 문화에서

그는 이미 '위대한 기업으로' 진입한 리더라는 확인을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작은 실수 하나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그 실수에서 교훈을 찾는 모습이 참으로 귀하다.

동료를 믿지못해 신발창 밑에 돈을 숨겼다가 실수로 몽땅 잃어버렸을 때나

사표를 늦게 제출해 퇴직금을 낮게 수령했을 때나,

교통위반의 벌점을 줄이려다 오히려 벌점과 벌금을 더 많이 물게 되었을 때

그는 실수에서 귀중한 교훈을 찾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그의 실수 대부분은 본인의 과실보다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실수가 많다.

그런 상황이라면 하나님을 원망할 수도 있는데 그의 글 어디에도 원망이나 불평은 보이지 않는다.

내 불찰로 빚은 실수에도 곧잘 섭섭한 마음을 쏟아내는 나와 너무 비교된다.

맡겨진 작은 일에도 성실할 뿐더러 작은 실수 하나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 모습을 보며 나는 또 한번 부끄러웠다.

 

그는 신앙과 삶이 일치하는 진정한 크리스천이며 성장과 성숙을 함께 괘한 그리스도인이다.

어느 자리에 있든 근면과 최선을 잃지 않았고 작은 일에도 성실했기에 환경을 뛰어넘을 수 있었고,

매사 하나님의 도움을 전적으로 의지하며 꿈을 키웠기에 성공한 리더가 된 것이다.

이제 성공한 기업인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과 우리나라의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불확실한 인생을 확실하게 만드는 방법을,

인생과 영혼의 축복을 동시에 누리는 방법을,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개척자정신을 들려주기 원한다.

그의 뒤를 이어 조국을 빛내고 하늘나라를 빛내는 자랑스런 젊은이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

 

 

** 오타 신고**

123쪽 밑에서 세번째 줄

'오픈도어 정책(를) 채택함으로' 를 ---'오픈도어 정책(을) 채택함으로'로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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