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영어 큐티 2 - 잠언편 매일 영어 큐티 2
박은영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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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부모들이라면, 내 자녀가 믿음도 좋고 실력도 출중하고 지혜롭기를 바랄 것이다. 그래서 ‘잠언’ 말씀으로 가정예배를 드리는 가정이 유독 많다. 나도 수개월간 아이들과 함께 날짜에 맞춰 매일 잠언을 한 장씩 읽으며 가정예배를 드린 적이 있고, 가까운 친구는 온가족이 7년째 잠언으로 매일 아침 큐티를 하고 있다. 그 친구는 잠언 말씀이 자신의 가정을 지탱해주는 힘이라고 고백한다.

 

생명의말씀사에서 발간한 [매일 영어 큐티 2-잠언편]은 영어로 된 성경말씀을 묵상하며 영어 실력을 기르는 동시에 잠언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믿음의 바탕 위에 세상의 지식과 하나님의 지혜를 함께 담은 책, 즉 영어 공부하며 묵상도 할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How much better to get wisdom than gold, to choose understanding rather than silver!(16:16)

지혜를 얻는 것이 금을 얻는 것보다 얼마나 나은고 명철을 얻는 것이 은을 얻는 것보다 더욱 나으니라

 

금과 은을 얻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긴 하나 이보다 훨씬 좋은 일은 지혜와 명철을 얻는 것이다. 금과 은은 분실할 수도 있고, 색이 변하기도 하고, 유행도 바뀌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명철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의 태도, 내 마음의 태도, 그리고 선택의 지혜 등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려주는, 금은보화로 살 수 없는 귀한 것이라고 이 책은 설명한다. 꽃보다 남자가 아닌 금보다 지혜!(wisdom than gold) 은보다 명철!(understanding than silver) 재물보다 하나님의 말씀(God's words than wealth) (p112)

 

이처럼 쉬운 영어로 구성된 간략한 본문과 친절하고 은혜로운 설명으로 말씀 묵상과 본문의 이해를 도와주어 초등학생부터 청소년, 대학생과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독자층이 다양하다 하겠다. 또한 각 장마다 단어와 해석을 실어 사전을 찾는 수고와 시간을 덜어준다. 본문을 중심으로 하는 질문과 예문도 어렵지 않고, 중간 중간에 넣은 찬송과 팝송 가사, 시 등은 외워두면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큰아이에게 주려고 한다. 부모와 처음으로 떨어져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되는 아이가 이 책을 통해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기를 바라며 입소할 짐꾸러미에 고이 넣었다. 나의 바람대로 아이가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아침 일찍 일어나 매일 한 장씩 [매일 영어 큐티 2-잠언편]을 읽으며 영어 실력도 쌓고 하나님의 말씀을 매일 묵상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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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 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 1
이숲 편집부 엮음 / 이숲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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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음악을 들으면 특정한 사람이 생각나듯 특정한 음식을 먹으면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만 생각나는 게 아니라 함께 갔던 음식점과 음식에 얽힌 에피소드도 동시에 떠오른다. 나는 감자탕만 보면 선배 언니가 생각난다. 지금은 멀리 떨어져 살아 1년에 한번 만나기도 어렵지만, 같은 아파트에 살 때에는 선배 단골집으로 감자탕을 자주 먹으러 다녔다.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 선배는 으례  "애들하고 남편 끓여줘." 하며 나 모르게 살짝 주문한 포장 감자탕을 내 손에 들려주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번번이 그랬다. 덕분에 감자탕은 기억에 남는 특별한 음식이 되었다. 맛난 감자탕을 먹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선배의 따스한 정을 느끼지 못해 요즘은 감자탕을 먹어도 이상하게 속이 허하다.

 

이렇듯 음식에는 다른 사람과 소중한 인연을 맺어주는 기능이 있다. 사람이 느끼는 즐거움 중에 가장 큰 즐거움이 '먹는' 즐거움이 라고, 사실 먹는 일은 굉장한 기쁨이다. 금식을 해보면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대번에 실감하게 된다. 금식 중엔 평소에 좋아하지도 않는 음식까지 눈 앞에 아른거리고, 음식 냄새만 맡아도 환장한다. 나중엔 금식 후 먹을 음식을 하나 하나 헤아리며 침을 삼킨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배가 고파서라기 보단 먹는 즐거움을 반납한 자가 누리는 최소한의 낙일 것이다. 남 이야기처럼 해대지만 실은 모두 내 경험담이다. 고로 나는 엄청 먹기를 즐기고,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은 제목부터 식욕이 돋는다. 얼마나 맛있는 음식이길래 사랑까지 할까. 책은 작가, 화가, 교수, 통역사,디자이너 등 24명 전문가들이 동, 서양 음식 34가지와 음식에 얽힌 사연을 들려준다. 이들 대부분이 소개하는 음식은 외국에서 체류하며 맛본 음식인데, 거기엔 하나 같이 아름다운 추억과 진한 감동이 배어 있다. 이 책을 요리책으로 오인한 독자라도 금세 책에 빠져들만큼 음식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롭고 읽을 거리, 볼거리가 풍부하다. 음식에 관한 에피소드는 물론 어디서도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의 기원과 역사, 문화와 정보를 제공하며  색다른 이국의 맛을 소개한다.

 

책은 동양 음식 15가지와 서양 음식 19가지를 소개하는데, 동양 음식 중 티베트의 '참파팍과 붸차'와 태국의 '쏨땀과 톰양꿍'은 이름도 생소하다. 참파는 '보릿가루'. 팍은 '반죽하다' 라는 뜻으로 일상적으로 '참파'라고 부르며 티베트 순례자가 순례길에 꼭 챙겨야 할 음식이라고 한다. 참파는 보릿가루에 버터차를 부어 꾸덕꾸덕하게 반죽해서 주먹으로 꾹 눌러 놓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참파 몇 개와 뜨거운 버터차 한 잔이면 한 끼 식사로 거뜬한 티베트 전통음식이다. 참파를 맛본 김정묘 작가는 씹을 것도 없을 만큼 부드럽고 차졌다, 고 말한다.  '붸차'는 티베트에서 만병통치약처럼 쓰이는 '버터차'다. 붸차는 "추위와 고산병을 막아주고, 입술에 바르면 립그로스가 되고, 뺨에 문지르면 영양크림이 되고, 추위에 튼 손에 바르면 바셀린 연고가 되지요."(p236) 붸는 티베트라는 뜻이라고 하니 붸차는 전통차인 셈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붸차를 하루에 스무 잔 이상 마신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잘 알려진 중국의 짜장면과 만두, 베트남의 쌀국수, 한국의 순대국밥과 이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한다. 서양 음식 중에는 물 마리니에르, 비취백채, 후무스, 타진, 트로이카 등이 낯선 음식이고, 햄버거, 브런처와 커피처럼 친근한 음식도 담고 있다. 책은 우리나라에서 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외국 음식점에 대한 친절한 정보와 음식 사진, 외국 풍경을 담아 볼거리가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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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게 안부를 묻지 마라 - 박해선 詩를 담은 에세이
박해선 지음 / 헤르메스미디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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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쓴 일기와 편지, 시와 단상을 모은 글이 책이 되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동안 그리움과 동거동락한 흔적이 진하게 배인 책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과 딸은 물론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유년의 추억과 담장 아래 피어 있는 이름 없는 꽃까지 모두 그리움의 대상이다. "아침은 아침대로 반갑고 저녁은 저녁대로 그립다. 눈 뜨고 감으면 스러지는 일상. 이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가슴에 그리움이 이는 것은 또한 얼마나 축복이냐. 아름답고 황홀하지 아니하냐."(p18) 그리움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축복이다. 그래서 그는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그리움을 없애주는 진통제를 먹지 않는다.

 

영화감독이 꿈이었으나 어찌어찌해서 차선책으로 방송국 PD가 된 [그리움에게 안부를 묻지 마라]의 저자 박해선은 시인이기도 하다. PD와 시인, 왠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다. 그가 연출한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난 뒤엔 기막힌 조합이구나, 했지만. 책날개는 "그의 순수한 감성은 PD가 된 후 빼어난 감각으로 발휘되었다." 라고 저자를 소개한다.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소라의 프로포즈>, <이문세 쇼>, <열린음악회>,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등의 프로그램이 소개글을 뒷받침해준다. 내가 즐겨보던 프로그램이라 시인답다고 생각했다.

 

그가 시인이 된 데에는 고향 마을이 영향을 미친 듯하다.  어린 시절 그가 자란 여주의 밤하늘에는 주먹보다 큰 별들이 마당으로 쏟아질 듯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고 한다. 통나무다리를 건너서 다닌 학교, 누나의 손을 꼭 잡고 간 읍내 영화관, 역무원 몰래 기차에 무임승차 한 역, 자전거 안장에 앉지도 못하는 키로 10리를 내달렸던 시골길, 가정방문 오시는 담임 선생님과 걸었던 강변길, 소꼴을 먹이던 대룡산 꼭대기. 이런 풍경들이 감성과 시상을 풍요롭게 채워주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시골 아이들은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 비해 추억도 많고, 감성도 풍부하고, 무용담도 많다. 요즘 시인이 없다고 하는 이유도 시골에 젊은 사람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시인 문정희는 "그의 시편들은 문학적인 기교나 수사적 장치 없이도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다." 라고 추천사에서 밝힌다.
 

소박한 듯 차분한 필치에 아름다움과 따스함이 스며 있어 이 계절에 어울리는 책,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그가 그려낸 그리움은 아프지 않고 아름다워 누군가를 그리게 만든다. 시련을 행복의 변주로 읽는 시선이 인상적이다. 그의 행복관을 따라 나도 욕심과 불만을 조금 덜어내야겠다.  한 장 한 장, 한 편 한 편이 모두 좋았지만, 고즈넉한 시골 풍경이 연상되는 4장  스토리 "갈 수 없는 날들"은 고향의 서정을 느끼게 해주어 특히 좋았다. 많은 시편 중 책의  제목을 따온 시 '안부'를 몇 번 읽었더니 어느새 외우고 말았다. 좀처럼 외워지지 않는데 이상하게 이 시는 금세 외웠다.

 

-안부-

 

돌아보지 마라

눈물 난다

세상 그리움에게 더 이상 안부를 묻지 마라

네 뒷모습 보고 있을 그대에게

네 눈빛 다시 보이지 마라

이제 그리움들은 다 잘 있다

너 없이 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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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훈련소 - 간단하고 쉽게 글 잘 쓰는 전략
임정섭 지음 / 경향미디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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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에 올린 서평에 덧글이 달리고 블로그 방문자가 늘어날수록 글쓰기가 점점 부담스럽다.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쓴 글을 올리게 되면 발가벗은 몸을 보여주는 기분이다. 반대로 마음에 드는 글을 올리는 날은, 그런 경우가 극히 드물지만 내심 뿌듯하다. 일기가 아닌 이상 모든 글에는 독자가 있다. 더구나  공개를 전제로 하는 서평을 주로 쓰고 있어 읽는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뿐더러 그에 따른 부담이 상당하다. 그래도 이 노릇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쓰면 쓸수록 문장력이 는다는 믿음과 책이 좋아서다. 또 부담감을 '문장력 향상을 위한 도구'라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해석해서다.

 

[글쓰기 훈련소]는 제목 그대로 글쓰기를 훈련하는 내용으로  글쓰기 기초부터 유려하고 세련된 글쓰기까지 차근차근 단계별로 지도해준다. 글쓰기는 대다수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조건이자, 높은 경쟁력이다. 30대 중반까지 변변한 직장도 없이 책을 벗삼아 지내다 독보적인 이력서 한 장으로 기업에 입사한 사람의 이야기가 좋은 예다. 어디 직장인 뿐인가. 학생들도 논술이다, 입시사정관이다 해서 어릴 적부터 글쓰기를 배운다. 배우기 싫어도 배워야 하고 갖추기 싫어도 갖춰야 하는 소양 중 하나가 글쓰기이다 보니 관련 학원도 많고 관련 서적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무슨 고집인지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배워야겠다거나 글쓰기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을 이제껏 기웃거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글을 잘 쓰는 편도 아니다. 글쓰기가 쉬워서도 아니다. 우습지만, 나만의 색깔을 갖고 싶었다고나 할까. 다독과 다작을 통해 점진적으로 나아지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임정섭 님은 첫장부터 이러한 생각을 바로잡아주며 일침을 가한다. "글쓰기가 어려운 것은 글을 잘 쓰려 하고, 멋진 표현이나 아름다운 문장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글이 아름답고 고상하며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p19) 속마음을 들킨 기분이다. 고상하고 고급스러운 문장이 소위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고 되지도 않으면서 그런 글을 추구했으니 말이다.

 

저자는 어렵고 멋진 글보다 쉽고 이해할 수 있는 글, 감상 대신 줄거리, 거창한 것 대신 일상, 장문 대신 단문을 쓰라고 말하며 '포인트 라이팅'을 제시한다. 포인트 라이팅이란 쓰려는 대상에서 P-포인트를 찾고,  O-아웃라인을 짜고,  I-배경정보를 넣고,  N-뉴스를 넣고, T-생각, 느낌, 의견을 넣는 기법이다. 여기에 인트로와 엔팅을 앞뒤로 넣으면, 즉 인트로/포인트/아웃라인/인포메이션/뉴스/쏘우트/엔딩의 7단계 기법은 글의 구조가 더 완벽해진다.  저자는 우주와 지구의 역사를 쉽게 풀이한 책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가지고 7단계 포인트 라인팅을 설명하며, 다양한 장르의 책과 많은 사례를 제시하며 쉽고, 빠르고, 재미있는 글쓰기 팁을 공개하는데 그의 다독에 입이 안 다물어진다. 게다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하고 방대한 독서와 책을 꿰뚫는 통찰과 날카로운 시선에 압도당했다.

 

기자 경력과 시민기자 양성 경험을 바탕으로 전하는 저자의 글쓰기 노하우는 매우 유용하고 실용적이다.  특히 '글쓰기의 법칙'을 다룬 파트와 실전 글쓰기를 다룬 파트 5가 유익했다. '것'자와 '도'. '등'을 자주 쓰지 말라는 충고를 귀담아 들었다. 안 그래도 '것'과 '도'를 남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겐 적절한 지적이라 반갑다. '것'대신 대체단어를 사용하고 '도'라는 조사 대신 '역시', '또한' '~과 함께'를 사용하도록 권한다. 주어와 문장의 중복, 과잉 수식과 수사, 필요 없는 비교를 피하면 세련되고 산뜻한 문장이 된다고 한다. 서평 잘 쓰는 8가지 방법은 두고두고 읽어봐야 할 내용이다.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 그런지 서평 쓰는 데 유난히 신경이 쓰인다. 서평 쓰기에 관한 비법이 실려 있어서 더 그렇다. 책에서 서평 잘 쓰는 비결을 알려줬는데 엉뚱하게 쓰고 있진 않은지, 그래서 저자를 맥빠지게 만드는 건 아닌지 살짝 긴장된다. 체계적인 글쓰기를 배우고 싶거나 글을 잘 쓰고 싶거나 자신의 글을 점검하기 원한다면 [글쓰기 훈련소]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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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 - 그의 삶, 그의 세계 세계 영성의 거장 시리즈 3
더글라스 길버트 & 클라이드 S. 킬비 엮음, 정성묵 옮김 / 가치창조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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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지성 C. S. 루이스는 하나님에 대해, 그리고 기독교 교리에 대해 논리적으로 변증하고 지성적인 필치로 풀어내는 신학자이다. 그래서 C. S. 루이스는 기독교 변증론자로 불리고, 그의 저서는 변증서로 유명하다. 그의 지성적이며 논리적인 말과 글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수많은 기독교 서적과 설교에서 여전히 인용되고 있다. 내가 루이스의 이름을 처음 만난 것도 어느 책에서였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뒤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그의 이름을 자주 대했다. 차츰 그에게  관심이 생겨 이 시대 최고의 변증서라는 [순전한 기독교]를  펼쳤으나 3페이지도 읽지 못하고 책을 덮었다. 너무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20년도 넘은 일이지만 아직도 그책을 시도할 용기가 나지 않아 그저 [나니아 연대기]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로 만족하고 있다.

 

'가치창조'에서 세계 영성의 거장 시리즈를 발행하고 있는데 세번째 주인공이 C .S. 루이스 이다. 헨리 나우웬과 디트리히 본훼퍼에 이은  [C. S. 루이스: 그의 삶 그의 세계]는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인물'에 관심이 많은 내가 이 책을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책의 서문은 C. S. 루이스 라는 인물과 그가 살았던 환경을 묘사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밝힌다. 즉 루이스의 일생을 세밀하게 다루기 보다는 그와 연관된 장소와 친구, 동료를 중심으로 그의 대략적인 인생을 스케치한 책이다. 루이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컸는데 예상 외의 구성이라 약간 기운이 빠졌다. 하지만 그에 대해 전무하다시피 했기에 만족스럽게 읽었다.

 

루이스는 변호사와 성직자의 딸 사이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글쓰기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책으로 가득한 집에서 루이스와 형 워렌은 끝없이 책을 읽었다. 아일랜드의 날씨 탓에 자주 집에 갇혀 있게 된 덕분에 오히려 창조적인 상상의 습관을 기를 수 있었다고 한다. 루이스는 열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영국을 떠나 형과 함께 기숙학교로 보내진다. 그는 이 학교에서 기독교에 관해 처음으로 듣는다. 15세에는 스스로 무신론자라고 칭하면서 하나님을 강하게 반대하고 공격하는 글들을 썼다.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악마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스도는 신화적인 존재일 뿐이고 나중에 대중의 상상력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만들었다, 고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 쓰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옥스퍼드 동료 교수인 돌킨과 성서와 신화를 주제로 장시간 대화하다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믿음에 이르게 된다. 그때 루이스는 서른 살이었다. 루이스는 자기 방에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은 하나님이시다" 라고 고백한다. 확고한 무신론자에서 그리스도인으로 돌아선 것이다. 그때부터 루이스는 자신이 한때 사랑했던 많은 것들을 미워하고 자신이 미워했던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마치 사도 바울을 보는 듯하다. 회심 전에는 하나님을 강하게 반대하고 공격하던 사람이 회심 후 교회밖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알리고 기독교의 진리를 설명하는 게 사도 바울과 닮아있다. 어쩌면 무신론자 시절에 하나님을 강하게 반박했기 때문에 회심 후 촘촘하고 논리적으로  하나님에 대해 변증하는 게 아닐까 싶다.

 

C. S. 루이스에 대해 깊이 있게 알지는 못했지만 그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준  가족과 어린 시절, 그의 친구들에 대해 알게 되어 뿌듯하다.  세계 영성의 거장 시리즈 네번째 인물이 누구일지 벌써부터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루이스의 이름은 친근하지만 그에 대해 별반 아는 게 없다면 입문서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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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0-12-24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사랑방 2010-12-24 19:19   좋아요 0 | URL
낭만인생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