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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총각 고짱의 간단요리 레시피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본요리
아이다 고지 지음, 이현경.김정은 옮김 / 지상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지난 주말 외출해서 돌아와보니 두 녀석이 머리를 맞대고 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두 녀석은 내가 집에 온 것도 모르고
"야 맛있겠다."
"이것도 맛있겠다"
"난 이거 먹고 싶어"
"나도"
재들이 도대체 무슨 책을 보며 저러나 싶어 아이들 곁으로 가보니 요리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그거 무슨 책이야? 어디서 난 거야?" 하고 물었더니 엄마한테 온 택배라고 한다.
그제서야 아~~ 그 책이 왔구나 싶어서 아이들 손에서 얼른 낚아채서 일단 후루룩 넘겨보았다.
먹음직스럽고 보기도 예쁜 요리들이 가득차 있는 책을 보는 내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건 당연한 일.
'요리'는 정말 자신 없는 것 중의 하나다.
결혼 20년이 넘도록 김치부터 밑반찬, 하다못해 다진마늘까지 모두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고 있다.
친정과 가까이 살 때는 그렇다 쳐도 이제는 스스로 해결할 때도 되었건만 음식을 만들라치면 겁부터 난다.
그 덕에 아이들과 남편은 늘 그럭저럭하거나 초라한 밥상을 받기 일쑤다.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과 격무에 시달리는 남편에게 나도 솜씨를 한껏 뽐내어 영양 높고, 맛있고, 예쁜 음식을 주고 싶다.
하지만 그건 마음 뿐이고 실제는 그렇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이 책은 이런 나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간단한 재료를 가지고 쉽고 빠르고,
그러면서도 맛있고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다른 요리책들은 어려운 재료, 복잡한 조리법, 아리송한 중량으로 요리를 아예 포기하도록 만들었는데 이 책은 다르다.
요리의 재료는 냉장고에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만드는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주말 저녁에 시범삼아 아이들이 먹고 싶다는 스팸치즈돈가스를 해보았다.
스팸과 체다치즈, 밀가루, 빵가루, 후추, 계란이 재료의 전부였다.
물론 집에 다 있었다.
아이들은 내가 실패라도 할까봐 주방 근처를 서성이며 어설픈 감독을 자처했고,
남편은 괜히 냉방고문을 열었다 닫았다하며 은근히 감시의 눈초리를 보냈다.
즐거운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완성,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친정 어머니의 손맛을 물려 받아서일까?
주일 점심의 새우파스타와 저녁의 데리야키풍 대구살전도 대성공이었다.
요리책 한 권이 준 선물치고는 매우 큰 컸다.
[일본총각 고짱의 간단요리 레시피]는 맛있는 식탁과 요리하는 기쁨, 즐거운식사시간을 우리 가정에 선물했다.
게다가 내게 요리에 대한 자신감도 안겨주었다.
큰 녀석은 저녁 도시락으로 스팸오믈렛을 주문하고,
아침을 꼭 챙겨먹는 작은 아이는 아침 식사로 돈가스버거를 주문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만들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어림도 없었겠지만, 이제는 자신있게 아이들의 주문을 접수했다.
[일본총각 고짱의 간단요리 레시피]의 가장 큰 장점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소개하는 점과
재료들 사이의 궁합을 고려한 조합과 모양에 포인트를 주어 시각적인 면에도 뛰어나다.
이 책은 요리를 두려워하고 자신 없어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익하다.
또한 독신 남녀, 초보 주부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