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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스토리 여왕을 찾아라 1
미리스토리 지음 / 미리스토리 / 2008년 11월
평점 :
판매완료
해마다 방학이 되면 초등학생인 조카들이 놀러온다.
여름방학에는 근처에 있는 동강에서 래프팅을 즐기고 다슬기를 잡으며 놀다 지치면 평상에 누워 낮잠을 잔다.
겨울방학에는 집앞의 언덕에서 하루 종일 비료포대를 타고 미끄러지며 눈썰매를 탄다.
눈썰매가 싱거워지면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동강에 나가 얼을을 깨고 버들치를 잡기도 한다.
저녁상을 물린 시간에는 여름이면 가마솥에 찐 찰옥수수를,
겨울에는 참숯불에 구운 노릇노릇한 군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도심에서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진귀한(?) 경험이다.
산골체험이 즐거운 조카들은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다
산골에 오면 눈을 반기는 강아지처럼 강으로 산으로 들로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자연속에 묻힌다.
산골방문은 잠시나마 공부와 학원에서 해방되는 시간이고 조카들은 그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들이닥칠 조카들을 위해 나는 [미리스토리 영왕을 찾아라]를 선택했다.
겨울방학을 맞아 곧 우리 집에 쳐들어올 귀여운 여자 조카들에게 줄 선물이다.
조카들이 오기 전에 내가 먼저 읽어보았다. 읽으면서 계속 놀랐다.
내가 예전에 동네 만화가게에서 빌려보던 만화책하고 달라도 너무 달랐다.
고급스런 종이에 시원한 글씨와 컬러플한 그림, 이렇게 고급스러운 줄 몰랐다.
아이들 키우면서 만화책은 꺼려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저 가볍다는 이유로, 유익하지 않다는 이유로 꺼려헸는데 이제보니 기우였다.
내용면에서도 정형화된 공주의 틀을 과감히 깨는 독창성이 돋보이며
기존 동화의 단점을 정확하게 집어내어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신선했다.
미리는 11살의 공주님이다.
미리의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
미리는 수학 점수가 형편 없고 사과 한 상자를 게 눈 감추 듯 먹어치우는 먹보이며,
솔직 담백하고 단순한 성격의 발랄하고 모험심 강한 공주다.
우리가 알고 있던 공주의 모습과 사뭇 다르지만, 그래서 더 끌리고 매력이 팡팡 솟는다.
미리는 병든 아빠로부터 어릴 적 잃은 네 명의 언니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홀로 언니들을 찾아 나선다.
미리가 처음 도착한 사과나라는 백설공주가 살고 있는 나라로 외모가 전부인 나라다.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고 외모에 의해 신분을 판가름하는, 그야말로 외모지상주의다.
거기서 미리와 마녀는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임을 일깨워준다.
백설공주 외에도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인어공주, 신데렐라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11살 어린 공주 혼자서 잃어버린 언니들을 찾는데 과연 언니들을 모두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언니를 찾는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게 될 조카들의 반응을 미리 상상하는 것은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미리의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게 될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