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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정리 플래너 - 삶을 바꾸는 52주 프로젝트! 정리가 된다!
제니퍼 베리 지음, 안진이 옮김 / 나무발전소 / 2014년 3월
평점 :
넓은 집을 좁게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좁은 집을 넓게 쓰는 사람이 있다. 그 차이는 바로 '정리'에 있다. 정리하기 나름인 것이다. 정리하기에 따라 좁은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고, 넓은 공간도 좁게 쓴다. 하지만 정리란 것이 사소해보여도 지혜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수고로운 작업이다. 그래서 미루게 되고 미루다 보면 정리하기 전까지 어수선한 상태로 찜찜하게 생활하게 된다.
생활공간과 수납공간이 늘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으면 기분까지 상쾌하고 개운하다. 반대로 생활공간이 어지럽혀져 있고 수납공간이 정신 없으면 우울하고 심란하며 짜증난다. 퇴근 후 말끔하게 정리정돈된 집으로 들어서면 피로가 달아나고 괜시리 기분이 좋지만, 수북한 설거지와 마구 어지럽힌 집안을 보면 우울하고 짜증이 난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닐 터. 대부분의 직장맘들이 공감할 것이다. 문제는, 큰맘 먹고 정리를 해도 며칠 못간다는 것이다. 내겐 정리보다 정리 유지가 관건이다. 정리를 해도 이내 정신없는 상태로 돌아가는 건 정리 요령 부족인지, 가족들이 비협조적이어서 그런 건지, 절대 부족한 수납공간 때문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우리집 정리 플래너>는 현관, 거실, 아이 방, 침실, 주방, 욕실, 세탁실, 다락방, 창고, 정원 등의 생활공간 정리 노하우에서부터 냉장고, 이불장, 주방 수납장, 옷장, 책상 등의 수납공간 정리 요령을 소개한다. 이밖에도 책, 기념품, 자동차, 식료품, 가방, 사진, 장난감, 애완동물, 취미용품 등의 잡다한 물건 정리와 청구서, 영수증, 우편물, 전자우편 같은 서류 정리의 기술까지 공개한다.
정리의 기본은 '버리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자 역시 1년 내내 쓰지 않는 물건이나 필요하지 않는 물건은 버리거나 기부하라고 말한다. 아깝다고, 애착이 간다고, 나중에 필요할 때가 있겠지 하고 보관하면 수납공간만 낭비된다며, 망설여지면 버리라고 충고한다. 적게 소유하면서도 깔끔하고 아름다운 공간에서 생활하는 게 중요하니까.
이 책은 우리집 정리 플래너라는 제목을 톡톡히 한다. 책의 구성도 정리 습관을 바꿀 수 있도록 '이번주 할일', '무엇부터 할까', '정리 유지하기' 식으로 되어 있어 플래너 역할을 충실하게 해준다. 책에서 알려준대로 따라하면 집안이 어지럽고 정리가 안 되어 있어도 날을 잡아서 정리할 필요는 없을듯 싶다. 다만 매일 15분을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일주일에 하나씩 정리하기를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공간부터 시도하면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며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기술과 자신만의 정리시스템을 갖게 될 것이다.
내게 가장 유익했던 노하우는 한번 정리하고 나면 몇 달간, 몇 년간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는 요령, 식료품을 사올 때마다 냉장고 청소하기, 오래된 물건과 새로 산 물건의 수납방법, 침구 수납법, 요리할 때 80/20 법칙이다. 군데군데 나에게 적합하지 않은 방법도 더러 보였으나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될 일이다. 어디까지나 저자의 제안이니까.
정리하기 좋은 계절, 아니 정리가 필요한 계절이 왔다. 내가 사는 정선은 요즘 마을마다 봄맞이 대청소가 한창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생명의 계절 봄을 맞아 정리의 기술이 담긴 <우리집 정리 플래너>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