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하루 우째쓰유?! 3 - 부부일상공감툰
욱시무스 지음 / 하늘세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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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명 더 있네요?!

👩🧑 네??

👩‍⚕️ 쌍둥이입니다.

👩🧑 네에???


아니, 쌍둥이라뇨?!😱 가족력도 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었기에 그저 저희 부부는 그 당시 어리둥절했었다죠.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쌍둥이를 임신하고 어느덧 출산을 하며 시작된 육아의 세계는 정말....🤦‍♀️(할말하앓)


특히 잠투정이 시작되면서 시작된 네버엔딩 둥이들 재우기가 가장 힘들었는데요. 혼자 둥이들을 봐야 했기에 잠투정이 시작되면서 한 명은 아기 띠로 뒤에, 한 명은 앞으로 안아 재우며 같이 울기도 많이 울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둘이 기어다니고 앉고 서고 점차 본인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이 늘어날수록 조금씩 수월해져 가는 육아로 기쁨도 두 배였답니다. 물론 하루에 수시로 미친 듯이 싸우는 둘을 말린다고 힘들었지만요. ㅋㅋ


​그래서 연애에서 결혼하는 과정을 담은 1권과 신혼부부의 일상을 담은 2권에 이어 쌍둥이 육아로 돌아온 <부부일상공감툰 오늘하루 우째쓰유?!>가 더 반가웠고, 공감하며 읽었는데요. 정말 절로 맞아 맞아! 소리가 나오는 웹툰단행본 책이랍니다.



​📚___

부부일상공감툰 오늘하루 우째쓰유 3권에는 ENFP형 남편 '우째'와 ISTJ형 아내 '쓰유'가 쌍둥이 '바닐라'와 '라떼'를 키우며 생긴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신혼부부의 소소한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각 에피소드마다 짧게 진행되어 부담 없이 술술 읽을 수 있어요.


​무엇보다 욱시무스 저자의 일상이 담긴 만큼 리얼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에 더해진 웃음 포인트가 제대로 빵 터지게 합니다.


​어느덧 술만 마시면 정치 얘기에 빠져버린 나이가 된 저자는 모임에서 서로의 빠를 이야기하던 친구들이 가만히 있는 그에게 어디 빠냐고 물어보자 '난 아빠다'라고 대답하며 본격적인 육아 세계가 시작됩니다. ㅋㅋㅋㅋ


쳇바퀴 돌듯 기저귀 갈고, 분유 먹이고, 트림 시키고, 눕히고 재우고 무한 반복되는 육아 세계란 저자의 말에 극한 공감을 하다가 '끝판왕' 에피소드에서 빵 터졌는데요.


​정말 고단한 삶 속에서 대학입시, 군 생활, 취업대란, 꼰대 상사를 차례대로 물리치며 더 이상의 미션과 고난이 없겠지 했는데...


​세상에 육아라는 끝판왕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에 먹이고 트름 시키고 적당히 운동시켜주면서 재우면 끝날 줄 알았던 육아가...

아이의 등에 센서가 달린 거 마냥 누이기만 하면 눈을 번쩍 뜨며 다시!!를 외치는 '육아의 고수' 에피소드는 정말!!!!!!!!!!(그저 웃지요. ㅎㅎㅎㅎ)




✍___​

이처럼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며 빵빵 터트려주는 육아 이야기뿐만 아니라 한편에 적혀있던 작가의 에세이로 마음을 울리기도 하는데요. 삶의 매 순간 우리가 선택하는 결정에 따라 달라지는 종착역에 대한 이야기가 유독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살아가다 보면 방향을 잃고 방황하기도 하고, 환승할 때를 놓치기도 하며 힘들어지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는데요. 저자는 지금 잘못된 곳에 내가 있더라도 다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아타면 된다고 이야기해요.


​방향만 잃지 않는다면 원하는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으니, 최대한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옳소옳소!!)


​육아에 지치신 분 혹은 신혼부부 또는 재미있으면서도 일상 공감을 일으키고 인생 이야기까지 담은 웹툰단행본을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부부일상공감툰 오늘하루 우째쓰유를 추천합니다.^^


​육아하시는 분들 모두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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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김달님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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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게 좋았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내가 어떤 삶들과 함께 살아가는지 구체적으로 감각하게 되는 순간이. 내가 모르는 인생이 이토록 많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찾아오던 놀라움과 부끄러움. 그와 동시에 또렷하게 생겨난 삶에 대한 애정과 의지가. p.91



​오랜만에 마음 따뜻해지는 글이 가득한 신간 에세이 책을 만났다.


​김달님 저자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들은 이야기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내드리고 난 후 찾아온 슬픔과 애도의 시간을 보내는 과정들을 통해 나 또한 내가 모르는 인생이 이토록 많다는 사실에 놀람과 동시에 그들을 통해 마음 따뜻해짐과 응원을 받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조금씩 만남보다 이별의 순간이 더 다가오는 나이여서였을까?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계속 코끝이 찡해져 온 이야기, 정말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였다.



​📚___

김달님 신작 에세이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는 1부 마음이 자라는 방향과 2부 사랑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각 부에 짧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렇게 저자의 글쓰기 수업과 정구부를 맡게 된 친구분의 에피소드를 통해 기억하고 알려주고 싶은 사소하고 중요한 순간들의 비하인드 이야기를 만나기도 하고, 택시를 타고 가며 만난 기사분을 통해 100만 인구 중 두 번이나 우연히 만나는 일에 대한 일을 상상해 보기도, 글을 쓰느라 끙끙대는 시간을 보내는 저자님이 함께 글을 쓰는 동료와 농담으로 한 '"뭐 그리 대단한 걸 쓰겠다고 이러고 있나!"라는 말에 극한 공감을 하는 등


​저자를 통해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되는 이야기, 그 사람이 머문 자리에 대한 이야기, '배우고 싶은 만큼 배우고, 원하는 곳으로 얼마든지 갈 수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___

그중 뒤늦게 피아노를 배우려는 저자에게 친구분과 친구 아이가 한 말과 소중한 누군가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뭐냐는 저자의 질문에 남자 친구분이 답한 말이 유독 기억에 오래 남는다.


🏷 ​악보도 볼 줄 모르는 내가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을까?

당연히 처음엔 못하겠지. 그런데 생각해 봐.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몇 년 후에도 너는 아무것도 못 하겠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하면 마흔에는 원하는 곡을 연주하는 사람이 되는 거야. 미래의 네가 너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해. p.94


🏷 너는 피아노를 배울 때 어렵지 않았어?

처음엔 저도 어려워서 많이 틀렸어요.

틀리면 부끄럽지 않았어?

부끄럽지 않았어요.

왜?

왜냐하면 저는 배우는 중이니까요. 원래 배울 때는요, 어려운 거예요. p.97


🏷 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겠지. 그래도 마지막 한 마디만 할 수 있다면 이 말을 들려줄 것 같아.

무슨 말?

어디선가 우리 또 만나자는 말. p.132


✍___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할 때 '지금 너무 늦지 않았나?!'라는 고민보다는 배움을 통해 능숙해진 미래의 내가 나를 기다리고 있음을, 처음 살아가는 삶이니 틀리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배워 나가고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게 된다면 마지막에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지도 생각해 봐야겠지? 이렇게 나도 조금씩 자라가고 있는 거겠지. ꈍ◡ꈍ


​지친 마음을 달래줄 책을 찾는 분들께 좋을 따뜻한 에세이 책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로, 마지막은 저자님의 말로 대신하며 마무리해 본다.



🏷 다들 지금 그 자리에서 오래오래 '하던 거'하며 살아가기를. '거기 가면 볼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시시하지만 반갑게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느슨하고 애틋하게. 그들을 우정하는 마음으로. p.213


우리 오래오래 책 읽으며 살아가요!! 항상 그 자리에 가면 있길~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



🏷 "할아버지. 그럼 저는 어떤 계절 같아요?"

"너는 가을이다."

"제가 왜 가을 같나요?"

"너는 조용하면서도…… 꼭 끌어안고 있으니까."

"무엇을요?"

"살아 있는 것들을." p.271




+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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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문학동네 청소년 66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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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하는 거야?

👩 보면 몰라? 방금 내가 네 여름 먹었잖아.

🧑 뭐?

👩 네 가슴에서 자꾸만 널 괴롭히는 그 못되고 뜨거운 여름을 내가 콱 먹었다고. 이제 안 뜨거울 거야. 괴롭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을 거야. 두고 봐. 내가 그랬잖아. 지켜 주겠다고. 네 여름을 한 입 먹은 거, 그것부터 시작이야.

p.186

저자 이꽃님의 첫 번째 연애 소설이자 자신이 쓴 이야기 중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아이가 먼저 읽고 이어 내가 읽고 그리고 또 아이가 읽고 있는 청소년 문학 소설.

재미있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이꽃님 저자가 제대로 읽는 이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유찬과 지오 사이의 심쿵 포인트를 아주 제대로 살리시는데 와~ 내가 다 떨렸다. ㅋㅋㅋ 잠자고 있던 연애 세포가 살아난다.

여기에 청소년 문학답게 치유와 성장까지 더해지니, 웃었다가 울었다가 설레었다가 이런 난리 이런 난리도 없다. 하.. 그저 좋다. 역시 먼저 읽은 녀석이 재미있다고 한 이유가 있던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사심 가득 담아 추천 먼저 날린다.


그깟 마음 좀 들린다고 다 아는 것처럼 굴지 마. 마음? 네가 들린다는 마음이 얼마나 가벼운 줄 알아? 사람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어. 하루는 조금 괜찮았다가, 그래 내가 모르는 어떤 이유가 있었겠지 이해해 보려고 했다가, 또 하루는 미칠 것처럼 화가 나 죽겠다고.

p.57

어느 날부터 다른 사람의 마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면? 그건 축복일까? 불행의 시작일까?

예전엔 타인의 속마음이 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던 거 같다. 하지만 모르고 지나쳐 갈 일도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들리는 마음 소리로 인해 날카로운 상처가 쌓이고 쌓여 너덜 해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 타인의 속마음이 들리는 아이가 있다.

이꽃님 청소년 문학 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의 주인공 유찬으로, 부모를 빼앗아간 5년 전 화재 사건이 있었던 날부터 타인의 마음 소리를 듣게 된 아이다.

그런데 지오의 옆에만 서면 고요가 찾아온다. 그것도 지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속마음도 모두 들리지 않는 고요함이. 그렇게 속마음이 들리지 않는 지오로 인해 그녀가 말할 때면 표정, 몸짓, 억양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 하던 유찬이었고, 점차 그녀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이 아이가 멀어져서 다시 듣기 싫은 소리들이 쏟아지는 것이, 그렇게 다시 소음 속에 혼자가 되는 순간이 두렵다.

"멀어지지 마." p.64

나도 아파 죽겠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이 멍투성이인데 아무도 보질 못해. 아프다고, 힘들다고 소리를 지르는데 아무도 못 들어. 그러니까…… 내 걱정 좀 해 줘. p.104


너무나 당연했을 평범한 일상을 지오로 인해 다시 찾아가는 유찬과 유도도 전학도 오직 자신을 홀로 키워온 엄마를 위했던 지오가 서로에게 있어 치유의 존재가 되고 힘이 되어주며 성장해 나가던 과정이 때론 설렘으로, 때론 울컥함으로, 때론 감동으로 다가왔던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이다.

오 년 전 사건의 진실을 정면으로 보며 한 발짝 앞으로 내딛던 유찬을, 부정해왔던 아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유찬을 위해 거침없이 다가가던 지오를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

이꽃님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사람의 마음에 대해 그리고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평범한 일상 속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 값진 시간이었다.

청소년 문학 소설을 찾는 분이라면 <여름을 한입 베어 물었더니>를 펼쳐보시라 권한다. 정말 후회 없는 알찬 독서 시간이 되리라고 믿는다.^^

놀라운 건 이런 거다. 내 온 마음을 다하는 순간부터 세상은 변하기 시작한다는 거. 그리고 나는 그걸 절대로 놓치지 않을 생각이다.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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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안보윤 외 지음, 이혜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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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경험해 보지 않는 한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이지 않을까?


문학은 그 노력의 하나의 방법으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가 된다. 그래서 이번 사회적 약자라는 테마의 여덟 편의 이야기가 실린 『공존하는 소설』이 더 뜻깊을지 모른다. 


​'사회적 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는 "여성,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성 소수자, 이주 노동자, 탈북민, 외국인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도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음을 『공존하는 소설』을 통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


📚___

이 세상은 공평해. 네가 선을 가지면 저쪽이 악을 가져. 네가 만만하고 짓밟기 좋은 선인이 되면 저쪽은 자기가 멋대로 굴어도 되는 줄 안다고. p.29



​청소년 도서 『공존하는 소설』에는 다양한 사회적 약자를 만날 수 있는 8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두 아이의 부모이자 부모를 둔 자식이라서 그런가?! 유독 여덟 편의 이야기 중 숨이 멎을 듯 아프게 다가왔던 두 이야기와 남일 같지 않았던 한 이야기가 있었다.


​교실 한가운데에서 대변을 보던 주승이가 바지뿐만 아니라 윗옷까지 벗으려고 할 때 이상함을 감지하고 확인한 유아 교사 '나'가 발견한 아동 학대의 흔적에선 숨이 멎는듯했다. 친엄마의 학대에 이어 할아버지의 학대까지 받아야 했던 주승이가 온몸으로 네가 필요해를 외치는 듯해서 더 기억에 남는 '밤은 내가 가질게'였고.


​말하기 힘들면 이마라도 포개라고 했던 해주의 말을 기억하고, 자기 이마를 해주의 이마에 포개고 숨을 고르던 43개월 민지의 모습이 강하게 남았던 '빙하는 우유맛'은 정상적인 아이가 되길 바라는 엄마가 계획한 여러 학습들에 지친 아이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해 더 마음 아팠던 이야기였다.


​그리고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 바로 옆으로 요양병원이 들어선다는 말에 반대하고 나서던 경화가 자신의 엄마가 치매 증상을 보이자 요양병원을 환영한다고 입장을 바꾸며 보이던 부끄러움에선 특수학교가 마을에 들어서길 반대하는 이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보이며 앞으로의 노인 복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백은학원엽합회 회장 경화'.


​이 외에도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취업을 준비하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지방러'인 '나'와 동생의 이야기 '에트르'


​카톨릭 수사가 된 종은에게 고등학교 때 친구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미주의 이야기로 동성애와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고백'


​아내에게 권위적인 모습을 보인 남편 또한 집 밖에선 경제적 약자로 그려지며, 아내가 죽은 뒤 홀로 남편이 죽어가는 과정을 그린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외모로 종종 남자로 오해받는 '수진'의 이야기를 통해 들여다보는 남성과 여성에 관한 '공원에서'


​대학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수'를 통해 불법 체류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들여다보는 '중국어 수업'을 만날 수 있다.




📚___

​사회적 약자가 살아가는 모습은 그 나라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됩니다.P.269


어느 것 하나 우리와 먼 이야기가 아닌, 주위에서 일어나고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 더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 『공존하는 소설』이다.


우리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보게 만들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위치를 살펴보고 반성하게 만들기도 하는 이 도서는 청소년 테마 소설에 속하지만 오히려 어른들이 읽어봐야 할 소설이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조금은 작은 존재들을 품어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모두 함께 공존하는 세상이 되길 소망해 본다.


🏷 피는 더럽거나 위험한 것이 아니고 사고나 불운이 옮겨 가는 것도 아니다. 저는 그냥 조금 다쳤을 뿐입니다. 아픈 사람이라고요. 도움과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라고요! 경화는 억울하고 서러웠다. 그리고 그 마음이 염치없이 부끄러웠다.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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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의 일곱 개의 달
셰한 카루나틸라카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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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에게는 일곱 번의 달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마지막 달이 뜨기 전에 빛에 도달해야 합니다. p.32

🧑 선생님, 여기서 나가시지요. 이건 세뇌를 위한 관료체제입니다. 이 폭압적인 국가에 세워진 건물 둘 중 하나는 그렇잖습니까. 말리 선생님. 여기서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 절대 빛으로 가지 마시고. p.33

누군가로부터 살해당한 후 죽은 사람들이 머문다는 중간계에서 눈을 뜬 사진 작가 말리.

그런 그에게 일곱 번의 달이 뜨고 지기 전 다음 생을 위해 모든 것을 잊고 빛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중간계 안내자 라니 박사.

그 빛으로 절대 가지 말고 자신을 죽인 범인에게 복수하자는 유령 인민해방전선 위원장 세나.

조각난 기억으로 인해 누가, 왜, 어떻게 자신을 죽였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그는 이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확실한건 자신의 연인 딜런에게 사랑한다 말을 전해야하고, 이때까지 자신이 찍어 온 사진의 위치를 알려 그 사진을 세상에 공개해야 한다는 것.

그는 주어진 7일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 빛으로 갈 수 있을까? 아니면 세나의 편에 서서 살해당해 온 유령들과 함께 무덤없는 넋들의 복수에 동참하게 될까?

스리랑카의 비극적 내전을 바탕으로 말리의 의문 가득한 죽음이 만나 그의 선택부터 그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증을 유발하며 흥미진진하게 그려지는 저승 느아르 역사 소설 『말리의 일곱 개의 달』이다.


1983년은 야만의 시절이었어요. 가옥 8천 채와 상점 5천 개가 망가졌고, 15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공식 사망자조차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스리랑카 정부는 학살을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았어요. 당신의 사진이 이 상황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말해봐요, 꼴라, 당신은 어느 편이죠? p.165

난 스리랑카인들이 이런 식으로 죽어가는 것을 막고 싶은 이들의 편입니다. p.168

2022년 부커상 수상작이자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말리의 일곱 개의 달』은 실제 스리랑카 저널리스트이자 인권운동가였던 리처드 드 소이사의 살해 사건을 모티브로한 저승 느아르 역사 소설이다.

실제 불교 신자이자 다수민족으로 스리랑카를 지배한 싱할라족과 힌두계인이자 소수민족 타밀족의 갈등에 더해진 스리랑카 정부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일어난 스리랑카의 비극적 내전과 대학살을 타밀족 인권운동가와 정부의 개입 사실을 은폐하려는 유력 정치인의 틈바구니에서 사진을 담은 상자를 쫓는 말리의 이야기로 만날 수 있다.

2인칭 시점으로 건조하게 그려지는 추리 소설과 같은 스토리텔링에 나도 모르게 다음 장을 넘기며 읽은 『말리의 일곱 개의 달』. 그러다 마주한 진실과 반전에 잠깐 숨을 멈추게 했던 책.

스리랑카에 대한 배경지식 1도 없이 읽어도 읽는데 어려움이 없고,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스리랑카에 대해 알게되는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말리의 일곱 개의 달』을 읽는 동안 계속 조국의 전쟁과 분열을 다룬 이 소설을 서점의 판타지 코너에서 볼 날을 소망한다는 저자의 말이 귓가에서 맴돌았다. 그리고 학살을 인정하지도 사과하지 않고 그저 은폐하기 급급한 그들의 행태와 함께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민간인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박힌다.

정말 우리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것은 살아있는 자란 말인가?!

'할리우드나 사후세계가 만들어내는 그 어떤 광경도 인간이 저지르는 참상을 이길 수 없'고, 킹을 죽이기 위해 폰을 보내지만 나쁜 왕이 물러가면 더 나쁜 왕이 등극해 더 많은 폰을 희생한다는 말에 인간의 잔혹성과 책임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희망을 그린 결말처럼 스리랑카에도 좋은 날이 하루 빨리 찾아오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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