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정말 그들은 봉기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인색한 주인이 나눠준 먹이가 아닌 그들이 자신을 위해 스스로 생산한 진정한 자기 음식을 먹게 된 그들은 즐겁기 그지없었다. 정말 동물농장은 일곱 계명 아래 그들이 원했던 평등한 지상낙원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물 중 가장 지식이 월등했던 돼지가 일은 하지 않고 다른 동물들을 감독하며 지시를 내리기 시작하더니 자연스럽게 지도자의 자리를 차지한다.
급기야 스노볼과 나폴레옹의 권력 다툼이 심화되다가 나폴레옹이 부모로부터 떼어낸 개들을 몰래 길들여 자신의 사병으로 만들어 풍차 건설을 주장한 이상주의자 스노볼을 내쫓는다. 또 다른 독재 정치가 시작된 것이다.
항의하거나 불평하는 동물은 첩자로 몰아 숙청당하거나 식량 배급이 줄어들기도 한다. 일곱 계명이 단 하나의 계명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에서,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던 구호가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욱 좋다”로 둔갑되어 가는 과정에서 동물들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그들의 무지와 맹목적인 믿음이 그들을 그 세상에 머물게 만든다.
그래서 존스 시대보다 더 호의호식하던 지배계급 그들이 위스키에 취하고 존스 부부 집에서 지내며 두발로 걸으며 채찍을 들고 다른 동물들을 부려먹기까지 너무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을지도 모르겠다. 대립하던 인간들과도 손을 잡던 그들, 온데간데없어진 동물주의 정신, 끝엔 누가 돼지이고 사람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된 상황, 핍박당하고 속임을 당해도 무엇이 잘못된지도 모른 채 위협과 명분에 이용당하던 그들이 그저 안타까웠다.
끝으로 그들을 보며 맹목과 광신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고 노력하며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추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