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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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나니 알겠다. 나는 센서티브 하지 않은 사람이구나. ㅎㅎㅎ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비슷한 종류의 정신분석, 심리상담, 치유관련 책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부드럽게 읽을 수 있었던 듯 하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단정지어 ‘넌 이러이러하지? 그건 이러이러 한거야‘ - 강요하듯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아, 늘 심술궂은 반발심이 들었었다. 그럼에도 가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또 책을 펼쳐든다. 많은 이들에게 선택받은 이유, 많은 이들이 힘들어 하는, 고민하는 문제들이 궁금하다.

사실 책의 초입은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센서티브 한 사람들의 예들이 나와는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을 뿐더러 센서티브 한 사람이야말로 대단한 능력자인듯 설명한다. 난 정말 센서티브 하지 않은가...ㅎㅎ 그렇게 위로의 초반부가 지나면 후반부에서는 센서티브한 사람이 스스로를 극복하는 방법들을 설명한다.
흠... 좋은 말들이다. 명상과 운동, 예술창작 등... 모르지 않는다는게 함정이랄까....;;;;;

그냥 쓱쓱 재미있게 읽었다. 외국 작가라 정서가 조금 다른 것도 감안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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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조리 열어 보는 우주 - 플랩북 요리조리 열어 보는 시리즈
베네데타 죠프레.엔리카 루시나 그림, 롭 로이드 존스 글 / 어스본코리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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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책. 이렇게나 많은 플랩을 요기조가 숨기고 있다니. ㅎㅎ 재미있다. 그러나 많은 정보들이 정리가 안되는건 어쩔 수 없는 듯. 그래서 지식적인 부분에서는 서브책이 필요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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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레시피 -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서 꺼낸 위로의 요리들
차유진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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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겠지만 이 책은 하루키의 팬이 아니라면 불친절한 책이다. 기회가 닿아 읽기는 했지만 나 스스로 골라 읽었을 지는 잘 모르겠다.

작가는 하루키의 굉장한 팬이며 그의 소설이 자신의 세계를 지탱해 주었다고 고백한다. 그 절절한 마음으로 작가는 하루키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들을 여행하고 그 음식들을 만들어 먹으며 하루키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들을 묘사한다.

방황하던 청춘의 시기, 성장을 위한 노력, 말할 필요도 없이 소중하고 아름다울 여행의 기록 등 한 사람이 인생이 녹아든 책이기도 하므로 그것만으로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기승전하루키‘니까 아무래도 하루키를 그녀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감동은 덜하겠지?

나도 분명 2000년대 초반을 하루키의 소설들을과 함께 보냈었다. 잠시지만 동호회에서 활동한 적도 있었고 내가 제일 의지하는 베프는 함께 하루키를 읽고, 오래된 레코드 샵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재즈동호회에서 연인을 만나고 밤새 맥주를 마시며 나와 함께 소설과 시를 이야기 했었다.

그런데 왜....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인지. 책 속에 등장하는 하루키 소설들과, 음식들, 인물들이 너무 낯설어 당황했다. 그 낯설음에 허탈함까지 느끼면서도 어쨌든 나는 ‘하루키 레시피‘를 끝까지 읽었다.

저자는 하루키의 소설에서 상세히 묘사되는 요리 장면, 우연히 방문하게 되는 바(bar)나 레스토랑의 실제 이름들이 인들의 뒤틀린 일상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로 들여온다고 설명한다.
참 공감되는 설명이다. 종종 소설들을 읽을 때마다 진짜 누군가의 이야기를 작가가 다듬은 건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그때마다 그 곳에는 내가 가보았던, 혹은 들어 보았던 실제 장소가, 내가 먹어봤을 또는 앞으로 먹어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음식들이 등장한다. 소설이 삶이 될 수는 없지만 삶이 소설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종종 엿보이는 작가의 다채로운 삶도 흥미로웠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뜨겁게 사랑하고 꿈꾸고 이루기 위해 가차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그녀의 열정이 부러웠으며 서글퍼졌다. 오래 머물러 있어 내 엉덩이 모양대로 푹 꺼져버렸을 내 자리가 그려졌기에.

하루키를 좋아했던가? 그랬던 것 같은데.
내가 무언가를 그렇게 열정적으로 좋아하고, 그 에너지를 나에게 쏟아 내것으로 재생산 해 낸 적이 있었던가? 그랬던 것... 도.. 같은데...

하루키의 팬들에겐 즐거운 선물과 따뜻한 위로가 될 것 같은 책.
나처럼 자꾸 잊어가는 사람들에게는...글쎄.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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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17-04-08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을 한권도 읽어보질 않았네요.
그렇게 하루키가 대단한 분인가여?

mysuvin 2017-04-08 16:02   좋아요 1 | URL
저도 한창 감성돋던 시절에 읽었던지라 가물가물한데요. 결국 역시 개인의 취향이 정답이 아닐까요. 뭐 이웃나라의 문학계를 들뜨게 만드는 분이니 대단하긴 하겠지만 제 주변에는 그의 소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제법 있어서~
 

오, 은근 설레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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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아닌
황정은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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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서늘하게 와 닿는 시선은 오랜만이었다. 왜 황정은의 팬들이 그녀의 소설을 추천하며 입가를 늘였는지 알 것 같았다.

그렇게 이 책을 읽다보니 그 동안 그냥 읽어버리고 만 책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은 단편 하나씩 하나씩 곱씹어 읽었다. 다 읽어가는게 아쉽다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다면 지나칠까...

흩날리는 꽃잎의 아름다움과 부서지는 햇빛의 따스함을 그저 건너다 볼 뿐인 여자. 그녀의 직장은 반지하 서점이었고 그곳을 떠나서도 실종된 소녀의 이름을 신문에서 뒤적거린다. (양의 미래). 맹금류 서식지의 하류, 그 물가에서 힘들게 들고온 도시락을 먹는 가족들의 모습은 서글프기 그지 없다. (상류엔 맹금류). 소름돋은 팔을 쓸어내리며 봤던 단편 (누가).
슬픔의 무게가 짐작조차 되지 않았던 부부의 이야기- 남편과 아내는 다시 만났을까? 그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을까... (누구도 가 본 적 없는).

책의 제목이 된 단편 [명실]에서는- 원작은 ‘아무도 아닌, 명실‘ 이라고 한다- 주인공이 어두운 밤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고깃배의 집어등만이 반짝이는 밤바다.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세상을 가르는 유일한 수평선.
그녀의 시선을 섬세하고 고요하게 묘사한 그 장면에서, 삶에도 어둠을 가르는 빛과 같은 지표, 아름다운 그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이는 문장에 나는 왜 그렇게 눈을 뗄 수가 없었던지.

가라앉아 있던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마치 부유물처럼 떠오른다.
참 묵직한 힘이 있는 책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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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더 2017-04-03 2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놓고 아껴보려구했는데 얼른 읽어야겠어요~

mysuvin 2017-04-03 23:12   좋아요 0 | URL
전 정말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백의 그림자 보다도 더 좋네요! ㅎㅎ

팬더 2017-04-03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백의 그림자 팬이라 ㅜㅜ

mysuvin 2017-04-03 23:18   좋아요 1 | URL
저도 백의 그림자 좋아해요!!! 여행가서 읽다가 여행지에 사는 친구 선물하고는 다시 샀는데... 아, 그냥 황정은 소설은 다 좋은걸로! ㅎ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