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었다
치하야 아카네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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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참 잘 어울리는 책이다. 벚꽃을 소재로 한 7개의 단편. 예쁜 표지처럼 글은 고요하고 부드럽고 섬세하다. 마치 고운 기모노를 입은 작가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서투른 남녀의 사랑이야기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책 속에는 열렬하고 화려하고 격정적인 사랑은 없다. 뜨겁게 흐르는 눈물도 절절한 마음도 달음박질 치는 그 어떤 것도 없다. 봄날의 눈, 가볍게 흩날리는 꽃잎들처럼 빠른 움직임조차 고요한 마음들이 흐를 뿐이다. 그럼에도 숨을 고르며 소리를 죽이고, 귀 기울일 수 밖에 없는 힘이 있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총 3편의 작품밖에 읽지 못했지만 나는 이 작가의 글이 참 편하고 좋다. 다른 작품도 어서 출판되길.

작가가 처음 본 벚꽃이라는 종 모양의 ‘자카란다‘가 보고싶다.

[ 다들 불안한 것이다. 언니도. 어머니도. 나도. 불안하고 쓸쓸해 혼자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불길할지도 모른다. 아름다워지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니까, 누군가가 괜찮다고 해주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는 것이다. - (첫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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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더 2017-04-23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랑 취향이 비슷하시듯해요 제 장바구니안 책들을 먼저 읽으셨네요~
빨리 저도 읽고싶은데 밀린 책들이 많아ㅜㅜ

mysuvin 2017-04-23 13:55   좋아요 1 | URL
앗.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팬더님 읽은 책들 중에 저도 읽은것. 읽고 싶은것 많아요. 감상도 은근 공감가고요. 제가 자주 가서 엿보고 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