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증언
오정은 지음 / 디아망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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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도 없고 그래서 기대도 안했으나 의외로 재미있었던 작품. 저승 문턱에서 회귀한 사람들, 그 경계에서 있었던 사랑의 기억. 음, 개인적으로는 참 매력있는 키워드다. 내가 급하게 읽느라 좀 몰입하지 못해 사건의 흐름이 휘리릭 와 감기지 않았지만 몰입한다면 더 재미있을 듯. 시대를 배경으로 나름 굵직한 사건도 재미있으나 매력있는 인물들 하나하나에 취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그나저나 작가님이 뽀로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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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는
박정아 지음 / 청어람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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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고 예쁘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마음도 대사도 예쁘고 조곤조곤하다. 장르로설다운 신파적 사건이야 시놉에서 예상한 대로지만 뭐 또 그렇게 아침드라 정도의 묘사도 아니고,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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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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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한 사랑이야기를 기대했던 걸까, 책을 다 읽고 나서는 표지와 제목에 속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또한 의도였으리. 어쩌면 참 잘 어울리지 않는가 라고 생각했으니. <너무 한낮의 연애>는 사랑이라고 읽고 사랑이라고 쓰고 그렇게 말하지만 참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사랑과 같은 것인지 혼란스러운 사랑을 하는 연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점점 설 곳을 잃어버리고 매일 맥도날드까지 도망칠 수 밖에 없는 남자는 우연처럼 운명처럼 그의 과거에서 하루 하루를 사랑했던 연인과 재회한다. 지금은 사랑하지만 내일은 어쩔 지 모르겠다며 오늘은 사랑한다 말했던 그녀. 그러나 다시 만난 그들 사이에는 어떤 만남도 대화도 없다. 그저 남자의 깨달음(혹은 위로?)뿐.

 

 표제작인 한낮 이외에도 다른 단편들도 인상적이었다. 읽기가 불편할 정도로 나의 무의식을 서글프게 했던 조중균씨의 이야기와, 자신의 구덩이를 파던 세실리아의 이야기, 밤마다 고모의 심부름을 하러 나가는 남편을 둔 여자 등. 모두 어딘가 비틀어지고 그래서 불편하고 그럼에도 마치 엿보고 싶은 마음처럼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어딘가 무기력하고 어딘가 잘려있으며 그래서인지 참 쓸쓸하다. 아니, 씁쓸하다 해야 하는 걸까? 그리고 분명한 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숨을 고르기엔 분명 밝은 한낮은 어울리지 않을 듯 하다.

 

작가의 의도를 잘 읽어낸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는 쓸쓸함이 정확히 어디서 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단숨에 읽었다. 그리고 아직도 몇몇 장소와 장면들이 영화처럼 떠오른다. 지우고 지우고 나니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며 자조하는 필용이 어떤 것은 때로 아주 없음이 아니라 있지 않음의 상태가 되어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는 나도 모르게 밑줄을 그을 뻔 했다. ㅡ 아, 이런 감정들을 멋있게 설명하기란 참 어렵다. 리뷰쓰는 법부터 배워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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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하철입니다
김효은 글.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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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사진으로 옮겨 온 듯, 책의 한 장 한 장은 지하철의 풍경으로 가득하다.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로 급하게 개찰구를 뛰어가는 사람, 휴대폰을 보며 걸어가는 사람들, 에스컬레이터에 무심히 서 있는 사람들. 반투명하게 표현된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그림자인듯, 혹은 흔적인 듯 아련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더욱 지하철의 풍경같다면 설명이 될까?

  책 속에서 지하철에 오르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그렇듯 다양한 삶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바쁜 일상을 시작하기 위해 지하철에 뛰어오르는 남자와 주부가 되고 엄마가 되어 자신의 이름을 자꾸 잃어버릴 수 밖에 없는 여자, 멀리 사는 자식들을 보기 위해 지하철에 오른 할머니, 그리고 학교와 학원으로 이어지는 하루 속에서 지칠대로 지쳐버린 학생 등. 다양한 군상들이 그저 툭툭, 등장하고 사라진다. 가볍고 짧게 등장했다 사라지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래서 짧은 그림책이지만 한참을 붙잡고 있어야 했다.

 

  바쁘게 살고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화려한 색감이나 엄청난 상상력의 이야기가 아니어도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책이 될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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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치하야 아카네 지음, 박귀영 옮김 / 콤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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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참 부끄럽게도, 역시 표지에 이끌려 구매하게 된 책.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좋은 선택이었노라 스스로 칭찬하게 만들기도 한 책.

 

이 책은 소개글 그대로, 서로의 가슴에 그림자로 남는 여섯 남녀의 이야기가 짧은 단편들로 연결되어 있다. 5년이나 동거한 오래된 애인과의 결혼을 앞두고 혼란을 겪는 여자와, 뚜렷한 손자국만 남긴채 뛰어내린 남자. 일에 매여 아내와의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는 서툰 남자, 아내이고 엄마이지만 여자가 되고 싶은 또 다른 여자. 온 몸에 상처를 외로움처럼 달고 있는 여자와 자신의 사랑을 꺼내기가 두려운 남자. 한 남자에게 휴식같은 사랑을 주지만 정작 자신은 그 사랑을 소유할수 없는 여자. 각 이야기에서 모든 인물들이 관계를 맺고 있다. 불륜의 연인으로, 직장 상사로, 이웃으로, 잠시의 연인으로, 친구로. 그래서 분명 단편집을 읽었음에도 마치 긴 호흡의 중편 소설을 읽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야기는 각각 이들의 시점에서, 혹은 주변 인물의 시선을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외로움들을 참 서먹하게 풀어낸다. 각각의 인물들은 모두 우리처럼, 저마다의 사연을, 외로움을, 아픔을,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그리고 분명 각기 다른 이야기임에도 인물들의 감정은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결혼을 앞두고 모든 것이 불확실한 여자의 망설임과 두려움은 한 남자의 결핍된 삶과 묘하게 잘 어울렸고,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방황하는 여자의 상실감은 무의미한 섹스와 자해를 선택한 여자의 삶에도 비슷하게 흐르고 있었다. 정말 푹 빠져들어 단숨에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다 읽고 잊어버리기 전에 부랴부랴 수첩을 꺼내 몇 개의 문장을 옮겨 적었다. 담백하고 짧지만 삶의 이면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곱씹어 봤을 것만 같은 작가의 말들, 아니 글들. 나도 두고두고 생각해 보고 싶기에.

허무하고, 아련하고, 그러면서도 뭉클한 이야기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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