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하철입니다
김효은 글.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마치 사진으로 옮겨 온 듯, 책의 한 장 한 장은 지하철의 풍경으로 가득하다.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로 급하게 개찰구를 뛰어가는 사람, 휴대폰을 보며 걸어가는 사람들, 에스컬레이터에 무심히 서 있는 사람들. 반투명하게 표현된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그림자인듯, 혹은 흔적인 듯 아련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더욱 지하철의 풍경같다면 설명이 될까?

  책 속에서 지하철에 오르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그렇듯 다양한 삶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바쁜 일상을 시작하기 위해 지하철에 뛰어오르는 남자와 주부가 되고 엄마가 되어 자신의 이름을 자꾸 잃어버릴 수 밖에 없는 여자, 멀리 사는 자식들을 보기 위해 지하철에 오른 할머니, 그리고 학교와 학원으로 이어지는 하루 속에서 지칠대로 지쳐버린 학생 등. 다양한 군상들이 그저 툭툭, 등장하고 사라진다. 가볍고 짧게 등장했다 사라지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래서 짧은 그림책이지만 한참을 붙잡고 있어야 했다.

 

  바쁘게 살고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화려한 색감이나 엄청난 상상력의 이야기가 아니어도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책이 될 수 있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