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찰스 부코스키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우체국.. 빨간우체통...
이제는 기억 속에,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과거의 유물이 되어 버린 것 같기도 해요.
사실 예전에는 조금만 걸어가도 쉽게 우체통을 발견할 수 있었잖아요.
그것도 빨간 색의 눈에 잘 띄는 색이라서 말이죠.
그런데 그것이 어느 순간부터 하나씩 사라져버려 이제는 눈을 씻고 봐도 도통 보이지 않게 되었더라구요.
그래서 가끔 지나가다 보게 되는 빨간 우체통을 보면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지는지 모르겠어요.
그것은 어떤 향수이겠죠.
시대가 발전하고 삶이 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어떨 때는 이렇게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지금은 우체통을 찾지 않아도 우체국에 가지 않아도 언제든지 집에서 키보드 몇 번 두드리면 누구나 쉽게, 전세계 어디든 순식간에 보낼 수 있잖아요.
그것도 무료로 말이죠.
이렇게 매력적인 전자메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편지지에 정성스럽게 쓰여진 편지를 받고 싶어질까요?
쓰다가 틀리면 고치고, 다시 쓰고, 우표를 사서 붙이고, 우체통에 넣는 수고와 함께 며칠씩 기다림을 감수해야지만 받을 수 있는 편지를 말이죠.
매일 편지가 오지나 않을까 우체부를 기다리던 것이 이제는 우체부가 오는 것이 싫어진 것은 그런 정다운 안부편지나 연애편지가 아니라 오는 것들이 죄다 요금 청구서나 스팸성 편지이기 때문이죠.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요?
이 책은 찰스 부코스키의 소설인데, 그는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에 미국으로 건너왔다고 해요.
삶도 노동자로 힘들게 살았지만 우체국에 취직하게 되고 열심히 시를 쓰면서 보내죠.
하지만 근무 태도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나봐요.
그런데 해고 직전에 출판사의 제의를 받게 되고 작가가 된 것은 정말 기적이 아닐 수 없는 것 같아요.
사실 누구나 살다보면 그런 행운이 올 때가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단지 그것은 잡을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차이일 뿐이죠.
그가 10여년간 일했던 직장이었던 우체국.
말 그래도 모든 삶의 애환이 녹아있는 그 곳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 같아요.
그가 우체국에서 일하면서 느껴던 생각과 감정들.
아무런 의미도 없는 노동.
꿈을 꿀 수 없는 그런 자신의 처지가 고스란히 우체국이라는 작품 속에 담겨 있는데, 그것은 어쩌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한 것 같아 씁쓸하더라구요.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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