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함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 - 1950년, 받지 못한 편지들
이흥환 엮음 / 삼인 / 2012년 4월

전쟁이라는 것은 결코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지 않겠어요?
더구나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눈다는 것. 서로가 형제이고 자매인..
우리나라는 지금도 휴전선을 두고 남북이 아직 완전한 정전이 아닌 휴전상태에 놓여있죠.
죽고 죽이는 그 치열한 전쟁 속에서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전쟁문서가 아닌 개인의 편지.
정말이지 지극히 개인적이고 전쟁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격려와 위안을 주던 그런 편지들.
한국전쟁 때 그렇게 우리들이 단순히 병사로 보왔던 사람들이 우리의 아버지가 되고, 형제가 되고, 또 아들이 되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니겠어요?
대부분의 편지가 바로 1950년대에 쓰여진 거에요.
여러가지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편지들이 이 책을 통해서 공개되었지만 정작 그 편지들은 실제 전해져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착하지 못한 편지들이 아니겠어요?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이 편지들을 읽고 우리들이 마음이 아픈 것은 그것이 바로 진솔한 마음이 담긴 편지이기 때문이죠.
미군에 의해서 노획된 문서들. 그 중에서 두 개의 문서 상자.
그 문서 상자에 담긴 것은 단순히 편지와 엽서를 넘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억이 담긴 인생 이야기가 아니겠어요?
그다지 비밀이 아닐 것 같은데 그동안 비밀문서로 분류되어 일반에게 공개되지 못하다가 공개된지 30년.
평양중앙우체국의 소인들.
그 때 그 사람들은 과연 편지를 통해서 무엇을 전하고 싶었을까요?
자신의 안부와 편지를 받는 사람들의 안부.
생사를 알 수 없는 순간에도 그렇게 편지를 쓰고 또 받으려고 했던 이유는 뭘까요?
바로 그것은 사랑이겠죠. 그리움이겠죠.
어쩌면 그 어떤 역사적인 기록들보다도 이런 개인적인 편지를 통해서 우리들은 그 시대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비록 맞춤법이 틀리고 내용이 지극히 사적인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시대를 살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들은 많은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요.
비록 편지를 쓰고 받을 사람은 사라지고 없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지금 현재의 우리들이 그 수취인 불명의 편지를 읽고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과도 같은 일이겠어요?
지금은 이런 종이 편지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죠.
하나의 편지를 쓰고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런 정겨움이 그리워지는 것 뭘까요?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