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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외삼촌 - 한국전쟁 속 재일교포 가족의 감동과 기적의 이야기
이주인 시즈카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전쟁과 가족. 삶과 죽음. 이념...
이 책의 배경이 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아픈 역사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해방과 전쟁...
때로는 우리들의 삶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닌 어떤 알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휩쓸려 버릴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혼돈 속에서 이념이나 전쟁의 대의명분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
그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전쟁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숙명.
사랑이라는 것은 어쩌면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일본과 한국. 전쟁.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일본에서 살아가는 재일교포.
일본에 의해서 강제로 조국을 떠나 낯선 타국에서 온갖 멸시와 천대를 받으면서 살아갔을 그들의 한을 어찌 다 알겠어요?
해방이 되어도 고국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그들의 아픔을 어떻게 알 수 있겠어요?
그들에게 현해탄은 결코 넘어갈 수 없는 바다일까요?
정작 그들에게는 한국이나 일본, 바다, 국경이라는 것이 그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지고 갈 수 없는 장벽이 생기고, 자신의 삶 조차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이끌려 갈 수 밖에 없는 시대의 아픔을 그 누가 알겠어요.
일본으로 건너가서 그 곳에서 살아가던 한 남자이자 아버지로서 한국전쟁이 일어나던 시기에 어떻게 자신의 생명조차 장담할 수 없는 치열한 전쟁터에 스스로 갈 수 있단 말인가요?
그것도 처남을 구하기 위해서 말이죠.
어쩌면 이해하지 못할 이런 상황을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재일교포 2세. 3세.
그들은 과연 자신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할까요?
일본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들의 뿌리는 한국인이라는 것을 말이죠.
한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의 뿌리와 함께 밝혀지는 가슴 아픈 역사.
사실 지금은 가족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버린 것 같아요.
예전에는 누구나 대가족이 함께 모여 살았지만 지금은 핵가족화 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한 남자로서 가정을 꾸리고 한 사람의 남편이자 누군가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
그것은 그만큼 많은 책임을 부여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것만큼 삶의 용기를 주는 것이 있을까요?
힘든 삶 속에서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 그것은 바로 가족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