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환자 - 허원주 수필집
김호남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환자라고 하면 왠지 마음이 짠~해지는데요.
가상환자라니...
도대체 왜 스스로 환자가 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병원이 싫은 이유는 주사 바늘이 무섭기도 하지만 아픈 사람들을 보는 것이 너무나 마음 아프기 때문이죠.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힘든 병마와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는 삶의 용기를 얻는다고도 하지만 사실 너무나 무섭죠.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가끔은 환자가 좋을 때도 있죠.
특히나 가상환자라면, 일하기 싫을 때 아프다는 핑계로 놀러도 갈 수 있고, 학창시절에 꾀병을 부려서 학교를 안 가곤 했는데 말이죠.
그렇게 본다면 가상환자라는 제목을 붙인 허원주 작가야 말로 어떻게 보면 하루를 정말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행복하고 즐겁게 일상에서 벗어나서 의미있게 보내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그런 자유로운 마음과 정신으로 한 줄 한 줄 써내려간 이야기 속에서 우리들은 바람을 보고 별을 보고 해를 보는 건 아닐까 싶네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했을 이야기들.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이기에 더욱 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것은 아닐까요?
가족에 대한 추억과 일상적인 이야기들.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과 이런 저런 추억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것 같아요.
아름답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친근하고 포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글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수필이라는 장르가 가질 수 있는 매력을 물씬 담고 있는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유롭게 붓가는데로 쓰는 글.
하지만 그 글 속에서 우리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이웃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죠.
그러면서 나와 우리들의 이야기.
함께 웃고 울고 즐거워했던 추억들과 슬펐던 추억들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때로는 가상환자가 되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들을 모아서 함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상상도 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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