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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간다 - 시인 121명이 찾아간 아름다운 간이역
이건청 외 지음, 좋은세상 엮음 / 굿글로벌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간이역?
이제는 우리들의 기억 속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어릴 적 기차 여행을 하면 수많은 역들을 지나 간 것 같은데 말이죠.
세상을 살아가는 속도도 지금보다는 그리 빠르지 않고, 할머니의 느릿느릿한 걸음처럼 하지만 그 분의 정만큼이나 푸근한 간이역의 풍경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너무 빨라져 버린 것 같아요.
물론 서울과 부산을 오고 가는 시간이 거의 3시간 정도로 빨라지고 그만큼 살아가는 데는 편해졌지만 그 편안함과 빠른 속에서 점점 기억 속에 사라지고 역도 사라져가는 간이역을 지금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마치 어릴 적 사진을 꺼내보고 그 속에 담긴 추억을 생각하는 것처럼 그 옛날 내가 내렸을 아니 지나쳤을 그 간이역에 대한 기억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 옛날 추억 속에는 기차를 타고 떠났던 MT에 대한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기도 하네요.
극락강역, 청소역..
사실 간이역의 이름부터 정겹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죠.
지금은 많이 사라져버렸을 간이역들.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들.
어쩌면 점점 사라져가는 그 간이역들에 대한 기억들과 추억들이 121명의 시인들에 의해서 우리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사실 간이역에 대한 느낌이나 감정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낯설고 새로운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이 잊고 지냈던 그 느낌인 것 같아요.
물론 지금 어린 아이들에게는 어쩌면 그런 간이역에 대한 기억이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느 날 훌쩍 떠난 여행에서 아무런 목적지도 없이 떠나서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내린 간이역에서 사람들의 정을 느끼고 그동안 힘들고 지쳤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공간.
아마도 각자가 느끼는 간이역에 대한 느낌이 다를 거에요.
하지만 그 속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추억의 느낌은 같을 것 같아요.
너무나 아름다운 간이역들.
어쩌면 사라져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아마도 우리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존재할 것 같아요.
만약 된다면 간이역을 찾아 떠나고 싶은데요.
특히나 시인들의 손에서 간이역이 아름다운 시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보면서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는 간이역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들의 마음이 머물 수 있는 영원한 간이역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