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림 그리는 간호사의 런던 스케치
문채연 지음 / 어문학사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사실 누구나 어느 날 문득 일어났는데 일상에서 벗어나서 어디론가 자유롭게 떠나고 싶다는 새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고, 그것은 바로 용기의 문제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했지만 막상 떠나지 못한 것은 아마도 나에게는 그런 용기가 없었나봐요.
그래서 이렇게나마 누군가의 용기와 자유와 감동을 느끼면서 대리만족을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나도 날개를 달고 세계로 훨훨 날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꿈을 항상 꾸게 되요.
그림 그리는 간호사라는 아주 특별한 이력을 가진 저자가 일하던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떠난 여행에 함께 동행할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아요.
간호사라고 하면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몸이 아픈 사람들을 돌봐주었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도와준 그녀.
아마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몸보다 마음이 더 상처 받고 살아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왜 그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리고, 알코올에 기대어 살 수 밖에 없고, 그것이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만큼의 상처가 되어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던 걸까요?
그렇게 평범하다면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 어느날 문득 런던이 그녀의 마음 속에 들어왔을까요?
그리고 서랍 속 깊숙한 곳에 있던 스케치북과 물감을 꺼내고 런던으로 떠날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을 하게 될 것 같아요. 누군가는 이미, 누군가는 앞으로...
사실 사진이라는 것이 너무나 편하게 사물을 있는 그대로 너무나 정직하게 찍어내지만 그림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매력도 있는 것 같아요.
비록 있는 그대로 똑같이 그릴 수는 없지만 그 그림에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마음이나 감정이 고스란히 담길 수 밖에 없잖아요.
그리고 이런 그림은 세상에 오직 하나. 나만이 간직한 소중한 추억이라는 걸 말이죠.
사진으로만 보던 여행책자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나는 것은 바로 이런 그림이 주는 특별한 때문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너무나 부러운 거 있죠.
하지만 꼭 특별한 그림 그리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마음만 있다면 이번 기회에 여행을 떠나서 사진기가 아닌 스케치북과 연필 하나 가지고 떠나보는 것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녀의 스케치북 속에 담긴 런던은 바로 그녀가 보고, 느꼈던 런던이겠죠.
이 책을 통해서 아마 모든 사람들이 런던과 또 하나의 인연을 만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