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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외 ㅣ 세계문학의 숲 5
다자이 오사무 지음, 양윤옥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실격이라는 말을 사람에게도 쓸 수 있을까요?
한 때 개그로 유행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지구를 떠나거라~
항상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어떤 기준이나 잣대에 평가를 당하고 있는 것 같아요.
표준이라는 미명하에 표준 이하라든지, 한 때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던 루저 발언도 어떻게 보면 인간 실격이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많이 우울하고 불안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소설이라는 것이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면 작가가 활동했던 시기가 1933년부터 1948년까지 15년이라고 하는데요.
이 시기가 일본으로서는 엄청난 변화의 시기이고 전쟁이라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뒤흔드는 일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자아정체성에 대한 문제라든지 살기 위해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면서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를 겪으면서 스스로를 실격자라고 느꼈을 것 같기도 해요.
메이지 유신으로 일본의 근대화가 시작되고 발전되어가면서 점점 서구처럼 제국주의화가 된 일본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대동아공영권을 꿈을 꾸는데요.
1937년에 중일전쟁, 1939년에 제2차세계대전, 1941년에 진주만 공습.
하지만 1942년의 미드웨이 해전에서 패하게 되고 전세가 역전되게 되죠.
그러다가 1945년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됨으로서 무조건적인 항복을 하게 되죠.
그 이후 새로운 헌법이 발표되어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당시를 살았던 작가는 굶주림과 광기에 가득찬 전쟁을 보면서 인간에 대해서 무엇을 느꼈을까요?
첫번째 수기, 두번째 수기 등 소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요조라는 사람의 인생에 대한 회한이라고나 할까요? 자서전과 같은 이야기인데, 많은 부분에서 요조와 작가가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요.
그 시대의 치열했던 삶을 경험하고 그 삶 속에서 살지 못하면 죽어야 하는 마치 약육강식과도 같은 모습을 보면서 지금 이 시대에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네요.
불안과 소외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사회보다는 희망과 꿈을 꿀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