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이 모두가 다른 것처럼 사람들의 인생도 저마다 다르잖아요. 우리가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그들만의 문제가 있고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지 않겠어요? 책 속에 나온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서 조금은 나의 인생에 대한 문제를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것 같은데요. 마치 내가 가장 힘든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좌절의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도 이별이나 상실의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 인간 관계에서 이런저런 많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결코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할 수 없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그 아픔을 사람을 통해서만이 치유하고 위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들은 항상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숙명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무엇가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 그것은 바로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이기도 하고 또한 세상을 움직이는 하나의 크나큰 힘이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통해서 우리들이 가지는 부재에 대한 공허함은 언제나 우리들을 견디기 힘든 것이기도 하고, 그것이 때로는 바로 인간을 망가지게 하는 것 같기도 해요. 항상 동전의 양면처럼 그것이 좋다, 나쁘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른 마음의 문제로 볼 수 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의 이유라든지,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부족한 것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얻으려고 하기도 하고, 부족한 것을 끊임없이 찾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의 인생여정이 마치 나의 인생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하고, 단순한 글자나 단어에서 인생의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는 감각을 가진 작가라고 볼 수 있는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삼관왕의 타이틀을 가진 김애현 작가의 첫 소설집이라고 하니 사뭇 기대가 되기도 해요. 오후의 문장에서 주인공들은 무엇가 세상이 정해진 기준에서 조금은 부족한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막상 그 기준이라는 것 자체가 과연 기준이 될 수 있을지, 사람들 중에서 누가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다고 결정할 수 있을까요? 오케스트라에서도 모든 악기가 저마다의 소리를 내어야 아름다운 화음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하나의 악기가 없어지면 그것이 진정한 아름다운 음악이 될 수 없지 않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닐까 싶네요. 무관심보다 관심을... 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