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편이라고 하면 마약이잖아요. 가끔 연예인들의 마약복용 사건으로 인해서 크게 이슈가 되곤 하는데, 이런 아편이 한 때는 모든 고통을 덜어주는 만병통치약처럼 사용되었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 하네요. 물론 지금도 적당한 양을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사용하곤 하지만 무절제한 남용은 자신의 몸과 정신은 물론이거니와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피해를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어느 영국인이라는 것은 아마도 작가인 것 같아요. 스스로가 자신의 결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이 이야기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아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참 교훈적이고 감동적인 것 같아요. 사실 아편중독자에 대해서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그저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고 이제는 헤어나올 수 없게 된 경우도 있을테고, 또는 그저 약으로만 알고 사용했다가 그 늪에 빠져버린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저자가 살았던 그 당시 영국에서는 아편을 공공연히 약제상에서 팔고 또한 사람들은 그것을 술과 같은 일종의 피로회복제? 내지는 힘든 일상을 잠시 잊게 해주는 고마운 것으로 인식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침식하고 의지를 약하게 만들어서 결국은 아편에 의지하게 만들어 버려서 끊을 수 없는 깊은 중독의 늪에 빠지게 한다는 것 아니겠어요. 그리고 끊으려는 노력을 하면 일어나는 금단증세. 작가가 직접 경험했던 아편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듣고 있으면 아편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네요. 저자가 어떻게 아편을 하게 되고 아편을 통해서 어떤 환상과 쾌락을 맛보게 되는지, 또한 그로 인해서 나타나는 무서운 고통과 끊기 위한 노력들이 정말이지 진솔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 같아요. 아편이 가지고 있는 양면의 모습. 특히나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당대의 문학가와 예술가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겠죠. 마치 이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점점 한 사나이의 고백에 빠져버리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곳에는 사람이 아닌 아편이 점점 나를 중독 시키는 건 아닌지 묘한 환상 속을 걷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