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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 개정증보판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이어령 교수님이라고 하면 논설위원으로 잘 알려져 있고 또한 제1대 문화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잖아요. 그리고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정말이지 이 시대의 지성인이라고 불리워지고 있는데, 수많은 책들 중에서 단 하나의 시집을 냈다고 하니 얼마나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을지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것 같아요.
많은 논문이나 책을 쓰면서 어쩌면 한 편의 시가 더 적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요.
그래서 평생에 단 하나의 시집을 낼 수 밖에 없었다고 말이죠.
많은 글을 써야 하는 소설이나 수필 등이 어떻게 보면 몇 줄 안되는 짧은 글로 이루어진 시보다 더 힘들 수 있다는 편견을 가지기 쉬운데 사실 창작이라는 것이 또는 생각 속에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 내서 조리있게 구성하고 만들어간다는 것이 어떤 것이 쉽고 어떤 것이 어렵다고 할 수는 없겠죠?
오히려 짧은 글 속에 수많은 이야기를 담아야하는 시가 더 힘들 수 있을지도 모르죠.
이번에 나온 이 책은 이미 출판 되어진 책의 개정증보판이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예전에 나온 시집에 새로운 시들이 많이 첨가되어 오히려 과거와 현재를 함께 느낄 수 있게 되어 좋은 것 같아요.
최근에 이어령 교수님의 책이 나왔는데,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책과 "어머니를 위한 여섯가지 은유" 이 두 책을 읽으면서 사실 지금까지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 책의 제목처럼 어느 무신론자의 이야기에서 이제는 하나님에게 순종하는 진실한 그리스도인으로의 지성이라고 해야할까요?
사실 누구나 인생에서 힘든 고비를 겪게 되면 신을 찾게 되잖아요.
아무리 평소에 무신론자라고 해도 말이죠.
살다보면 이처럼 인간의 힘으로 되지 않는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무신론자가 기도를 한다? 누구에게??
어쩌면 어느 무신론가가 바로 저자 자신일 수도 있고, 바로 우리들의 모습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시 한 편에 우리들의 인생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 같아요.
한 편의 시에 담긴 진솔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때로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마치 나의 이야기인양 공감이 되기도 하면서 인생을 돌아볼 수 있게 되네요.
사실 무신론자라고 하지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신을 그리워하고 사모하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해요.
지금 우리는 누구를 그리워하고 무엇을 소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책을 덮으면서 나도 기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