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 살아가는 동안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루프레히트 슈미트.되르테 쉬퍼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사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욕구들이 있지만 먹는 것에 대한 욕망도 무시하지 못하잖아요.
맛있는 음식에 대한 집착. 어쩌면 그것이 살이 될지라도 말이죠.
그러다가 또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역시나 먹는 것 앞에서는 인간의 의지는 무력하다는 것을 또 느끼게 되요.
하지만 무엇이 맛있는 음식이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그저 값비싼 음식이라고 다 맛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어쩌면 음식이라는 것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사람들의 추억이 담겨있기 마련인 것 같아요.
어릴 적에 먹었던 눈깔사탕이라든지 힘든 군대 시절에 먹었던 초코파이 하나에 이 세상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더 맛있었다는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식객이라는 영화를 보면 군대시절에 먹었던 라면 맛을 잊지 못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아무리 사회에서 라면을 맛있게 끓여도 그 시절의 그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하죠.
이처럼 음식은 단순히 우리들이 살기 위해서 먹어야 하는 영양분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맛 만큼이나 여러가지 추억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들은 축하해야 하는 잔치에서도 또는 죽음의 순간에까지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함께 하잖아요.
같은 밥을 먹는 것이 바로 식구고 가족아니겠어요?
이처럼 음식이 우리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런데 이런 일상 속에서뿐만 아니라 아주 특별한 날의 특별한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마주하게 되는 음식말이죠.
아마도 저마다 살아오면서 가장 그리운 음식,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테죠.
비록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음식일지라도 말이죠.
그런데 이런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내는 요리사의 입장에서 더구나 11년간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음식이 마지막 음식이 될 수 있는 호스피스에서의 삶이라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들에게는 삶의 마지막이라는 것, 죽음이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지만, 또한 언제나 그것을 피하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그것을 매일 마주해야한다면 그 마음이 얼마나 가슴 아플까요?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더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냈는지도 모르겠어요.
잠시나마 음식을 통해서 추억을 생각하고 또 추억을 만들고 죽음이 아닌 삶을 희열과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단순히 맛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말이죠.
비록 진수성찬이 아닐지라도 이 세상 그 어떤 음식보다도 더 맛있는 음식.
그런 음식을 생의 마지막에 먹을 수 있다면 아마도 행복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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