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잃은 날부터
최인석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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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한 여자와 세상을 경멸하는 한 남자.
누가 옳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둘 다 세상이 그렇게 만들었음을..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전혀 상반되는 인생관을 가졌음에도 서로 사랑하게 된다는 거죠?
잔인한 운명의 장난이라고나 할까요?
한 사람은 끊임없이 세상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또 한 사람은 끊임없이 세상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고, 어쩌면 처음부터 이들은 어울리지 않았을지도 그런데도 참 얄미운 것이 운명이고 알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인 것처럼 어쩌다 이들이 사랑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이런 우연들이 있기에 어쩌면 인생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언제 어떤 위험이 인생에 닥쳐올지 모르는 불안한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것이 모든 인간들의 숙명이 아닐까요?
지금 세상은 물질이면 다 되는 물질만능주의.
TV화면에서는 끊임없이 소비를 촉구하고 멋진 몸매의 연예인들이 스스로 하나의 상품이 되고 아름답고 멋진 것들이 마치 삶의 의미인양 왜곡하고 모든 사람들이 사회가 만들어낸 허상을 진실로 믿고 그것을 잡으려고 하지만 결국에는 모든 허상은 그저 사라질 뿐이잖아요.
도시의 화려한 모습 뒤에 숨겨진 하루하루 살아가는 생존의 현장들.
우리는 어쩌면 현실을 부정하고 허상을 믿음으로서 잔인한 운명을 잊으려고 하는 건 아닐까요?
준성은 그저 세상에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고 또한 자신도 사회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진이는 TV 속에서도 각종 상품을 홍보하고 사람들이 소비를 하도록 만드는 쇼핑 호스트이자 자기 또한 그 속에서 중독이 되어버린 그리고 배우라는 화려한 비상을 꿈꾸면서 현실 속에서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여주죠.
하지만 욕망은 또 다른 욕망을 낳고 점점 더 우리들을 그 욕망의 늪에 빠져서 결코 헤어나올 수 없도록 만들죠.
책에서는 이런 운명이나 욕망을 마술이라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사실 마술이라는 것이 눈속임이고 정말 진실 같은 거짓이잖아요.
마치 매트리스에서 빨간 약을 먹어야 될지, 파란 약을 먹어야 될지 고민하게 되요.
만약 아무것도 모른다면 그저 도시가 주는 향락에 빠져서 진이처럼 그렇게 지내면 될 것이고, 만약에 세상의 추악한 모습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노력은 정말 계란으로 바위치기? 그러다보면 준성처럼 존재의 이유조차 찾지 못하게 될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이나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이라는 것에 대해서 결코 우리들은 그들에게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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