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의 염소들
김애현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과테말라와 염소?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길래??
신춘문예 삼관왕이라는 화려한 데뷔경력을 자랑하는 김애현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하니 그만큼 더 기대가 되는 건지 제목부터 심상치 않고 무슨 참신한 내용일지 호기심이 막 생기네요.
책을 읽다보면 처음에는 지리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는 과테말라와 한국이라는 거리적 차이뿐만 아니라 전혀 공통점이 없는 호세와 나의 이야기는 전혀 어울리지 않고 따로 겉도는 두 개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데 점점 흩어졌던 퍼즐의 조각들이 하나하나 맞쳐지면서 그동안 숨겨졌던 이야기들이 완성되어가는 이야기의 구조가 시종일관 흥미를 끄네요.
마치 퍼즐이 조금씩 완성되어가면 점점 속도가 붙는 것처럼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운명이 때로는 그 사람이 평생의 동반자가 될 수 있고 인생에 가장 소중한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과테말라에서 다섯 염소를 키우면서 그 젖을 팔면서 살아가는 호세의 이야기와 한국에 살고 있는 혈기왕성하고 인생의 황금기를 살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가 묘하게 겹쳐지는 듯한 느낌은 마치 도플갱어같네요.
엄마의 젖을 먹고 자라지 않아서 젖 먹던 힘이라는 것을 모른다는 이야기가 참 우스우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네요.
사실 엄마의 젖을 먹지 않았다고 해서 엄마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아이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아마도 그래서인지 시종일관 엄마와의 관계에서 묘한 기운이 흐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관계인 것을..
왜 우리는 소중한 것들은 꼭 잃게 되어야만 그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걸까요?
있을 때 잘 해~ 라는 유행가의 가사가 왜 이렇게 마음에 큰 파문을 일으키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동안 너무 가까운 사람이고 소중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내가 아무리 화를 내고 못되게 굴어도 언제나 내 곁에서 나의 투정을 받아줄 수 있을거라는 생각때문인지 상처를 주게 된 건지도 모르겠어요.
꼭 엄마와 딸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자식과 부모님의 관계, 그 사랑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퍼즐을 잘 못 맞추면 이야기가 잘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런데 왜 제목이 하필이면 과테말라의 염소들인지는 아직도 맞춰지지 않는 퍼즐처럼 남아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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