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만 실종된 최순자
김은정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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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니 왠지 기분이 우울해지고 단풍이 들어도 그저 시무룩해지네요.
다른 친구나 지인들은 결혼을 한다고 하루가 멀다하고 청첩장만 주니 기운이 더 다운되는 것 같아요.
뭐 그렇다고 결혼이 인생의 모든 것이 될 수는 없겠죠.
그까짓 것 그냥 한 잔의 술이나 달콤한 케익 한 조각으로 잊을 수도 있을테지만 역시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제 2010년도 채 석 달이 남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 스트레스가 아닐까 싶어요.
매년 새해가 되면 아마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멋진 연인과 함께 남들 보라는 듯이 연애를 할 거라는 소원을 빌고 기대를 하지만 올해도 역시 혼자 쓸쓸히 그리고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는지 모르겠어요.
이번에 서점에 가니 19, 29, 39 라는 책이 있던데 그저 나이 한 살이 더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별 문제없이 쿨하게 지나갈 수 있지만 아홉이라는 숫자가 주는 강박감을 마치 인생을 다 산 것 같은 막중한 무게감이 아닐까 싶어요.
이제 10대를 벗어나 20대가 된다는 것은 그래도 좋아.
그런데 20대에서 30대로 넘어선다는 것은,
이제 인생의 아름다운 청춘이 지나간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처럼 한 자리 수가 아닌 두 자리 수가 변한다는 것은 크나큰 의미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막상 또 지나보면 그 때는 그렇게 죽을 것만 같았는데 생각해보면 막상 아무것도 아니게 되더라구요.
사실 서른이라는 나이에 대해서 어쩌면 나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자꾸 주위에서 특히나 혼자 있는 경우 결혼을 왜 안하느냐 서른이면 좋은 시절은 다 지나간 거 아니냐, 물론 결혼을 했어도 이제는 아이가 생기고 자신보다는 가족이 먼저이고 정체성을 잃어가기에 정작 타인에 의해서 서른이라는 사회적인 나이가 정해져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른을 앞둔 마지막 이십대를 보내는 스물 아홉이나 묘한 경계에 서 버린 서른이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버린 것 같은 서른 하나이거나 모두 저마다 마음 속에 불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답답하고 막막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쾌하게 서른이라는 벽을 자연스럽게 넘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음직한 솔직하고 진솔한 마음 속 이야기에 너무나도 공감이 가기에 혹시라도 마음 속에 두려움이나 불안감이 있었다면 속시원하게 치유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어떻게 서른만 살짝 넘어가버릴 순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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