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보다 치열했던 삶의 역경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인이 그토록 불렀던 당신이 누구였는지.. 살아가면서 느끼는 모든 감정들이 고스란히 시인의 마음과 입과 손을 통해서 글이 되어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그리움.. 시인 스스로 삶 속에서 많은 상처를 받았기에 어쩌면 더 상처받은 사람들을 어루만질 수 있게 된 건지도 모르겠어요. 아픔을 겪어 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같이 이해할 수 있고 또한 치유할 수 있을테니 말이죠. 시체를 마주하고 느꼈던 죽음의 모습과 고향이 아닌 먼 타국에서의 낯선 삶이 가져다주는 외로움과 두려움, 먼저 간 동생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 등. 그의 인생에서 느껴지는 아픔들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는 너무나 아름다운 것 같아요. 오히려 너무 순수해서 눈물이 난다고 해야 될까요? 요즘은 너무나 감정이 메말라서 좀처럼 눈물이 나지 않는 것 같아요. 어쩌면 컴퓨터를 오래봐서 안구건조증이 온 것 일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현대인의 질병인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이 함께 어울리면서 여러가지 감정을 교류해야 되는데 뭐가 그리 바쁜지 온 종일 뛰어다니는 사람들과 사람과 사람을 가로막는 수많은 빌딩과 자동차들. 문득 시를 보면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본 것 같아요.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위안이 되는 시 한 편이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어쩌면 가장 순수하고 마음에 와 닿는 것이 바로 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 사람의 삶이 그대로 녹아든 시. 그 시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게 될까요? 당신은 누군가에게는 사랑일 수도 있겠죠. 당신이 부르는 것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