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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씨 마을의 꿈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왠지 허삼관 매혈기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 같아요.
일단 피를 팔아서 생계를 유지한다는 게 비슷한 것 같구요.
하지만 다른 점은 딩씨 마을에서는 그 피로 인해서 마을 사람들이 21세기에 들어서 인류가 겪고 있는 가장 무서운 질병인 에이즈에 감염이 된다는 게 다르구요.
어떻게 피를 팔아서 생계를 유지할 정도로 가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더구나 더 안타까운 것은 정작 이렇게 자신들을 사지로 내몰았던 사람들은 더 잘 산다는 것이겠죠.
최근에 사스가 전 세계를 휩쓸었을 때 중국이 자국의 사스 감염을 의도적이었던지 아니던 지연시키는 바람에 문제가 더 확산되었던 것을 볼 때 어느 정도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개인이 희생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이 출간 되고 나서 판금되었다는 것이 어느 정도 소설을 통해서 사회적인 문제를 꼬집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에이즈라는 것이 문란한 성생활로 감염이 된다고 알려줘서 왠지 감염된 사람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고 특히나 전염이 지금은 피나 상처 등으로 된다고 알고 있지만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는 중세의 패스트처럼 모든 사람들이 침이나 접촉만으로도 무시무시한 에이즈에 감염되어 치료도 안되고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공포로 패닉에 사로잡혔을 때가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가정주부나 아이들까지 에이즈 환자로 보고 되고 있는데 그 전염된 과정을 살펴보면 잘못된 수혈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지금도 수술에 많은 피가 요구되기 때문에 헌혈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피를 수입하고 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참 안타까운 현실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소설에서도 보듯이 잘못된 위생상태로 인해서 에이즈가 감염되어지는 것을 보면 솔직히 꺼려지게 되는 게 사실이에요.
물론 주사기를 재사용하지는 않겠지만 만에 하나 이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킬 수 있는 경우는 역사적으로 수없이 많이 봐온 게 사실이잖아요.
이것은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요?
정부의 대대적인 매혈 운동, 그 피를 사고 팔아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
자신의 피라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고 꿈을 살려고 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누구에게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해야 할까요?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함에도 힘없는 마을 사람이기에 모든 것을 스스로 감당할 수 밖에 없는 사회를 보면서 물질만능주의로 팽배한 이 사회에서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배려나 존엄성, 생명에 대한 고귀함이 있는지 의문이 드네요.
작가가 어둠을 쓴 것과 동시에 빛을 쓴 것이라고 했듯이 절망 속에서 희망이 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는 걸 믿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