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라는 시대적 배경과 국제질서라는 광범위한 정세가 이 책이 결코 쉽게 이해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있어 근대는 아마도 갑오개혁 이후라고 보는 게 맞겠죠? 그 시기 이후 우리나라에도 서양의 문물들이 유입되고 서양의 각종 사상들이 들어오게 되는데 그만큼 격동적인 시기였고 혼란스러운 시기였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그럴때일수록 한 나라가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가 올바르게 되고 국가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정확한 방향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되는데 그것이 잘못되면 서구 열강들 및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패권을 꿈꾸는 나라들에게 자칫 나라의 존망도 위험에 빠질 수 있지 않겠어요. 이것은 바로 우리의 역사가 말해주고 있는 거잖아요. 이런 중요한 시기에 우리나라가 자주적인 개혁이나 개방을 하지 못하고 외세의 간섭을 받고 있을 때 과연 일본에서는 어떻게 이런 혼란한 시기에 나라를 운영하고 외국과 교류하였는지 궁금해지네요. 어쩌면 지금까지 일본인의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국민성이 바로 이 때 형성되었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일제강점기를 통해서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일본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일본을 정확하게 평가해야하지 않을까요? 일본의 근대라면 아마도 메이지유신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세계 열강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일본의 저력은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요? 그 배경에는 몇몇 특출한 정치가들의 사상도 한 몫을 했음을 배제할 수 없겠죠. 그들이 그 당시에 만연했던 제국주의 사상을 받아들여서 우리나라와 중국을 침공하고 아시아의 패권을 가지려고 했던 것은 잘못된 생각이지만 그들이 지금까지의 관습을 벗어나서 새로운 생각과 사상을 가졌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일본이라는 한 나라와 국제관계의 복잡한 이야기를 근대 일본의 사상과 함께 묶어서 풀어 이야기하는게 독특하면서 근대의 일본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은데 그만큼 어떻게 보면 전문적이고 때로는 난해한 점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도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그만큼 큰 위치를 차지하고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근대에는 서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일수밖에 없고 개혁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그만큼 국제정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실로 대단한 것 같아요. 근대를 통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열쇠가 되지 않겠어요? 지금도 각 나라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국제사회 속에서 공존하려면 무엇보다 국제질서를 통찰할 수 있어야겠죠.